메타인지가 높으면 연봉도 높은가?

by 마찌

Chapter2: Self Mas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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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가 높으면 성과가 좋다.

EBS에서도 진행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과

보통 성적의 학생들에게

무작위 단어들을 들려주고

기억력을 테스트했다.

핵심은 테스트 전에

'본인이 몇 개나 기억할 수 있을지'를

먼저 예측하게 한 점이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실제 기억해 낸 단어의 개수 자체는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다.

결정적인 차이는

'내가 예측한 개수'와 '실제 기억한 개수'의 일치 여부였다.

최상위 그룹은 그 오차가 압도적으로 적었다.

즉, 그들은 자신의 현재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메타인지'가 발달해 있었다.

메타인지.jpg <차이가 확연히 적다. 최상위 그룹이 뛰어난건 기억력이 아니라 메타인지다>


이를 비유하자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경주와 같다.

많은 사람이 1등의 조건으로

스포츠카의 빠른 속도(지능, 암기력)를 꼽겠지만,

실제 1등은 성능 좋은 차가 아니라

정확도 높은 GPS를 장착한 차가 차지한다.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진입하고 빠져야 하는지를 모른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헤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가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 하기보다,

내 에너지를 어디에 쏟아야 할지 전략적으로 판단한다.


사실 비즈니스,

특히 영업의 세계에서는

인간의 이러한 에너지 한계를

'의사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라는 전략으로

교묘하게 이용한다.


예를 들어보자.

웨딩 상담을 받으러 가면,

노련한 플래너는 냅킨 색깔이나

사진 질감 같은 사소한 결정을 먼저 하게 만든다.

신랑 신부가 작은 선택들에

에너지를 다 쏟고 지쳐갈 때쯤,

플래너는 대관료나 서비스 비용 같은

'진짜 큰 금액'의 계약서를 내민다.

이미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상태가 된 커플은

"알아서 해주세요"라며

큰 비용을 쉽게 승인해 버린다.


자동차 딜러도 마찬가지다.

고작 몇만 원짜리 발 매트 서비스로

20분을 실랑이하며 고객에게

'이겼다'는 착각을 심어준 뒤,

정작 중요한

할부 이자율이나

보증 연장 같은 큰 항목은 슬쩍 넘겨버린다.

사소한 것에 집중하다가

정작 중요한(Impact) 것을 놓치게 만드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메타인지가 높은 하이퍼포머(High-performer)는

바로 이 순간을 감지한다.


그들은 회의나 협상이

사소한 디테일로 흘러가며

에너지가 분산될 때,

과감하게 흐름을 끊고 이렇게 말한다.


"잠시만요.

지금 리스트 중에 임팩트(Impact)가 가장 큰 건 뭐죠?

그것부터 먼저 논의하실까요?"


이 한 마디가 성과를 가르는 핵심이다.

좋은 반면교사가 될 만한 사례가 있다.

최근 배터리 셀 가격 협상을 위해

협력사와 '1-Day 코스트 워크샵'을 진행한 적이 있다.

양측의 가격 차이가 컸고,

분석 결과 그 갭의

핵심 원인(Main Driver)은 '장비 투자비'였다.

그렇다면 당연히 장비 투자비를

최우선으로 논의해야 했다.

하지만 워크샵을 주관한

우리 측 시니어 바이어는

임팩트 순서가 아니라,

관행적인 표준 포맷(Standard Format)대로

양극재, 음극재 순으로 아젠다를 잡았다.

이는 마치 전시 상황 보고에서

가장 급박한 전투 상황이 아니라,

1사단 행정보고부터

차례대로 듣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사소한 재료비를 논의하느라

에너지를 다 쓴 양측 담당자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장비 투자비'를 논의해야 할 오후가 되자

녹초가 되어버렸다.


아마 협력사 영업 담당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껄끄러운 장비 투자비 문제를

우리 측이 스스로 지쳐서

흐지부지 넘어가 주었으니,

앞서 말한 웨딩 플래너의 전략에

바이어가 제 발로 걸어 들어간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상 업무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에러 디버깅에 몇시간을 쓸 것인가?

회의 중 나온 흥미롭지만 중요하지 않은 가십에 20분을 쓸 것인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것'이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

습관적으로 하던 대로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면

잠깐 멈추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지금 나는 임팩트가 큰 것에 집중하고 있는가?"

이 작은 질문이

당신을 헤매는 스포츠카가 아닌,

목적지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1등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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