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는 하늘이 내리는가? 아니면 후천적 개발도 되나?

오너쉽

by 마찌

남들보다 뛰어난 타고난 지능이나 재능이 없어도,

당장 내일부터 장착할 수 있는

'특수 능력'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책임감(Ownership)입니다.


우리가 흔히 '책임감'이라고 하면,

영화 속 델타포스 대원들이 서로 등을 맞대고

적에게 대응 사격하며 목숨을 의지하는 비장한 모습이나,

축구 국가대표 박지성 선수가

폐가 터질 듯한 체력으로 운동장을 가로질러

기어이 공을 다시 뺏어오는

월드클래스의 퍼포먼스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직장인은

델타포스처럼 강인하지도,

박지성 선수처럼 천재적이지도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직장인의 오너십은

거창한 영웅 서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자 앞의 자라'에 가깝습니다.

사자 앞에서 자라는 하찮은 존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자라에게는 무시무시한 본능이 있습니다.

"목이 잘릴지언정, 한번 문 것은 절대 놓지 않는다."

직장인에게 오너십이란 바로 이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비록 사자 앞의 자라 꼴처럼

작고 하찮아 보일지라도,

'이것은 내 일이다'라고 생각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Grit)입니다.

똑똑한 사람들은 계산하다가 포기할 때,

오너십을 가진 사람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상사에게 "이 친구는 믿을 수 있다"라는

신뢰를 주는 오너십의 요체를

다음의 세 가지 구체적인 행동 양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행동 예측 가능성 (The Power of Predictability)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직원은

리더에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삼국지>의 '여포'를 보십시오.

그는 당대 최고의 무력을 가졌지만,

그 어떤 군주도

그를 진정한 2인자로 대우하거나

핵심 병력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언제 배신할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장기적인 파트너가 아니라,

일회성 용병(일기토용)으로 쓰이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혹시 회사에서 중요한 본질적 업무보다는,

단발성 프로젝트나

땜질식 처방에만 투입되고 있다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나는 상사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인가?"

저에게 있어

상사에게 예측 가능성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부처님 손바닥' 전략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받으면

조용히 숨어서 진행하다가,

마지막에 "짜잔!" 하고 깜짝 성과를 보여주려 합니다.

하지만 이는

리더를 불안하게 만드는 하책(下策)입니다.

진정한 고수는

실행하기 전에 계획(Plan) 단계부터

상사와 주파수를 맞춥니다.

상사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꿰뚫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이런 사소한 것까지 보고해?"라는

핀잔이 걱정되신다면,

두괄식 보고가 답입니다

(상사가 보기에 너무 상세한

디테일에 관한 내용으로 넘어가면

알아서 대화가 잘리기 마련입니다.).

종합하여

예를 들어 보면

상파울루 고객사 미팅을 위해

급하게 항공편을 구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나쁜 보고의 예]

"부장님, 직항 표가 없어서요... 미국 경유는 비싸고...

멕시코 경유가 싸긴 한데 시간이 좀 걸리고... 어쩌죠?"

(상사에게 판단을 떠넘김)


[오너십이 있는 보고의 예]

"부장님, 상파울루행 항공편 건입니다.

결론적으로 1,000불 더 들더라도 미국 경유편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멕시코 경유가 저렴하지만 하루가 더 소요되어

고객사 요청 기한(목요일)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예산 이슈가 있지만 이번 건은

납기 준수가 최우선이라 판단했습니다. 괜찮으실까요?"


[상사의 반응]

"요즘 예산 민감하긴 한데,

목요일 납기가 더 중요하지. 그렇게 진행해."

이렇게 사전에 맥락(Context)을 합의하면,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도 달라집니다.

만약 현지 도착 후 예기치 못한 지연이 발생했을 때,

단순한 보고자는

"택시비가 200불인데 규정 위반이라 대중교통을 타겠습니다"라고

보고하여 납기를 놓칩니다.

하지만 오너십이 있는 사람은


"규정보다 100불 초과되지만,

납기 준수를 위해 택시로 이동하겠습니다.

사후 결재 부탁드립니다"라고 판단하고 보고합니다.


이것이 바로 일의 경중을 파악하는 능력이며,

상사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2. 문제 해결의 완결성 (Completed Staff Work)

업무가 물 흐르듯 순리대로만 흘러가는 일은 드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하수와 고수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하수: "부장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떡할까요?" (문제를 배달함)


고수: "부장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대안은 A와 B가 있는데,

저는 A를 추천합니다."(해결책을 배달함)


상사에게 문제를 가져갈 때는

반드시 '복수의 대안'과 '나의 추천'을 함께 가져가야 합니다.

보통 시간, 비용, 리소스 등을 고려하여

두 가지 정도의 현실적인 안을 요약표로 만들어

10분 내로 짧게 보고합니다.

이렇게 하면 상사는 복잡한 고민을 할 필요 없이,

당신의 제안에 대해 ’컨펌'만 내리면 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찐' 고수는 시스템적 재발 방지책까지 챙깁니다.

"이번 문제는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체크리스트를 보완했고,

유관 부서인 구매팀에도 공유하여 프로세스를 개선했습니다."

이 정도 보고를 받으면 리더는 생각합니다. "

이 문제가 터진 건 아프지만, 담당자가 이 친구라 천만다행이다."


3. 회색지대(Grey Zone)를 장악하라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회색지대 업무'가 발생합니다.

분명 우리 팀 일은 아닌데,

그렇다고 남의 팀 일도 아닌 애매한 업무들.

보통 이런 일 때문에

리더가 타 부서나 임원에게 깨지고 돌아옵니다.

"김 대리, 저번에 그 데이터 취합 왜 안 했어?"

"그거 저희 팀 업무 아닌데요. 인사팀 업무 아닙니까?"

김 대리의 말이 논리적으로는 맞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팀장은 이미 깨지고 왔고,

팀 분위기는 싸늘해집니다.

회색지대 업무를 대하는 태도에서

진짜 오너십이 드러납니다.

저는 두 가지 대처법을 추천합니다.


첫째, 총대를 메되 세련되게 생색을 냅니다.

업무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소모적인 논쟁을 하느니,

내가 처리하고 그 공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단, 그냥 묵묵히 하는 게 아니라

상사에게 명확히 인지시킵니다.

"팀장님, 이거 엄밀히 따지면 저희 일 아니지만,

이번엔 제가 맡아서 처리 하겠습니다.

지난번에도 팀장님 곤란하셨었잖아요. "


“김대리한테 항상 미안해”

“대신 내년엔 업무 나눌 후임 좀 받을수있게 좀부탁드립니다. ”

“응, 인원충원이 혹시 안되도 고과는 충분히 반영할게”

이는 팀장을 빚지게 만드는 고도의 전략이며,

조직 내에서 나의 영향력을 넓히는 기회입니다.


둘째, 논리적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합니다.

도저히 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못해요"라고 거절하는 대신

'우선순위의 재조정'을 요청하십시오.

특히 즉각 거절은 금물입니다.

“한번플랜짜보겠습니다” 한 뒤

하기와 같이 논의합니다.


"팀장님, 저도 돕고 싶지만

현재 A프로젝트 마감이 임박해 있습니다.

만약 이 업무를 맡게 되면

A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둘지

결정해 주시면 따르겠습니다."


이것은 감정적인 거부가 아닙니다.

나의 리소스 현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메타인지),

리더와 함께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협업의 과정입니다.


결국 오너십이란,

회사의 주인이 되라는 거창한 구호가 아닙니다.

내 이름이 걸린 일에 대해서는 핑계 대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완수하겠다는

'자라의 턱'과 같은 집요한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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