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Dyspnea

오늘의 감정은 기록하고 싶지 않아

Dyspnea#17

by ManAh



0812

그러고 보면 참 우리 가족은 잔병치레가 없어서 참 다행이다. 나도 1년에 딱 한 번 정도만 감기로 끙끙 앓고 훌훌 털어내는 타입이기도 하고.



1110

출근길에 또 누군가가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웃음밖에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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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출근하며 읽던 책이 눈에 안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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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내 차례이지 않을까. 나와 뜻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이니- 그들은 관리자의 입장이었고, 그 의견들을 관철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으니 그만두는 것일 테니. 그다음은 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2211

오늘은 할 이야기가 많지만 더 적고 싶지 않다. 이걸 보고 나중에 나는 어떻게 기억할까. 지금 내가 이 글을 적으며 원하는 것처럼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할까. 아니면 이 글을 보고 다시 생생하게 무슨 일과 이야기들이 있었는지 기억할까.



2308

오늘의 감정은 기록하고 싶지 않아.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는 망각의 힘을 믿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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