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
나는 엄청나게 가식적인 인간이다.
안 맞는 인간 어느 정도 맞춰주려고 가식이라는 윤활유를 들이붓고 느끼한 인간이 된다.
그렇게 해야 관계라는 톱니바퀴가 잘 굴러간다.
나 자신이 사회적으로 안정을 누리고, 괜찮은 인간이 아니지만
나 그 자체로도 허용되지 않는 관계를 위해서 윤활유를 들이부었다.
근데 그럴 때마다 내 삶이 혐오스러웠다.
그런 행동이 나라는 인간을 망쳐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선 더욱 그렇게 느낀다.
가식적인 관계의 시작과 끝은 아무것도 없다.
남는 게 없는 관계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써봐야 소용이 없다.
그들을 대할 때, 내 자아가 사라지고 빈 깡통만 남을 뿐이다. 처음도 마지막도.
내가 가식을 뒤집어쓰고 상대가 나를 가식으로 대할 땐
그 관계에선 진정성을 찾을 수 없다. 당신에게도 상대에게도
진정성이 없고, 자아가 없는 인간 앞에선 나 또한 가식적이게 된다.
인정받기 위해 거짓된 자아를 쓴 인간 앞에서 나 또한 분위기에 휩쓸리기 때문이다.
__매너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