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저작권 윤리
저조한 저작권 윤리
포털사이트 메인 화면에 게재된 블로그나, 기사의 메인 이미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시각적인 요소에 이끌림을 느낄 때 내용이 궁금해진다. 본문을 클릭하면 이미지와 비슷한 맥락의 글이 방문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종류의 플랫폼이든 대부분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사진은 글의 핵심 요소이다. 좋은 이미지를 통한 시각적 요소는 많은 방문자들을 끌어들인다. 필자 또한 작가로서 활동을 공고히 하기 위해 브런치에 글을 자주 올리는 편이데, 글뿐만 아니라 제목에 맞는 사진과 본문에 첨부할 사진을 올리곤 한다. 그래서 글을 올리기 전 이미지 찾기에 바쁘다. 때로는 기분에 따라 제목과 관련된 이미지나 본문에 맞는 이미지와 함께 글을 올리기도 한다.
주로 사용하는 무료 이미지 사이트는 Unsplash이다. 모든 이미지는 무료가 아니지만 좋은 퀄리티의 무료 이미지가 많아 자주 이용한다. 좋은 질의 이미지를 사용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하고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이미지가 글이 표현하려는 감정을 극대화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해 비용을 지불하여 더 좋은 이미지를 첨부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 주로 무료 이미지만을 사용한다. 때때로, 글이 주는 감정에 알맞은 사진을 쓰고 싶지만 그에 맞는 이미지가 유료일 땐, 비싼 비용으로 카메라를 구매하고 직접 찍어볼까도 고민도 했다. 무료 이미지라고 해서 전부 저품질은 아니다. 그러나 본문과 일치하는 느낌과 세밀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이미지는 드물었다. 카메라 구매와 사진 공부부터 시작하지만 결국 스스로 찍어보려는 계획은 무산되었다. 원하는 느낌의 사진을 찍기 위해선 글을 쓸 시간도 없이 사진작가로서의 본업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조명과 사진의 각도, 소품, 이미지의 스토리 등 많은 것을 기획해야 한다는 점이 글을 메인으로 쓰는 나에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었다.
그 생각으로부터 사진작가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직접 돈을 지불하지 않고 스스로 제작하려니 Unsplash에 올라온 사진들이 단순히 찰칵대기만 해선 나오는 사진이 아니라는 점을 말이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와 소품, 각도, 색감의 합작은 창작물임이 명백했다. 내가 쓰는 글 또한 창작물이기에 같은 창작자로서의 사진작가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났고, 저작물에 대한 표시를 분명히 해야겠다 다짐한 계기가 되었다.
Unsplash에선 이미지를 다운로드할 경우 ‘감사 표현하기!’라는 팝업창이 뜬다. 팝업창 맨 아래에는 저작자의 이름과 SNS를 띄운다. 이는 감사함을 표현하거나 게시할 글에 저작자를 표시하라는 제안이기도 하다. 이 방식을 통해 무료로 배포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다. 유일하게 그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법은 글 하단에 이 사진은 저작자가 있음을 표시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겐 부족하지만 ‘이 글에 사용된 사진은 당신의 것입니다. 이 사진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은 인사말 내지는 작은 보답인 셈이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저작권 의식에 둔하다. 타인이 만든 창작물 안에 어떤 정신이 깃들었는지, 어떤 희생의 과정이 있었는지 관심은 없고 단지 자신의 욕구와 목적만 충족시킬 뿐이다. 컴퓨터가 도입된 이후, 창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하고 배포하는 일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창작물의 종류는 영상, 이미지, 음악, 소프트웨어, 글 등 종류와 상관없이 무자비하게 복제되고 남용한다.
이렇게 무단 배포된 창작물을 보호하는 것은 창작물에 대한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어도 쉽지 않다. 침해된 권리를 지키려는 시도는 법적 소송밖에 대책이 없지만 아쉬운 점은 자신의 저작권에 대한 소송제기는 되려 손해이다. 소송에 대한 비용과 저작물이 누군가에 의해 최초로 무단 배포되었는지 특정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법적 비용, 정신적 비용은 저작물을 통해 번 비용보다 더 많이 드는 점에서 소송은 오히려 저작권 침해를 당한 당사자에게 불리하다.
20년 전에는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전무했다. 무려 200년 전에 생겨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법적 책임을 가지지 않았다. 현대에 들어서 법률 자문이 쉬워지고, 사람들 또한 권리 행사에 대한 지식이 늘어남으로써 최근에는 저작권 소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의미는 창작물에 대한 권리 행사는 개인이 만든 창작물을 사유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러한 저작권 소송 판결문을 첨부하여 사이트에 게재한다. 이런 많은 판례를 통해 쏟아지는 창작물을 지키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음을 알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올라온 판례 중 하나는 음원이 게임 제작에 무단 사용되는 일이 있었다. 판결문의 내용은 고등법원이 음원 무단 사용으로 인한 이득에 대해 배상할 수 없다는 판결에 대법원이 파기 환송했다. 이유는 2006년에 만든 게임 배경음악을 해당 음원을 허락받지 않고 2016년까지 무단 사용하였고, 이에 대한 부당이득을 배상하기 위한 기간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고등법원에선 패소를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음악이 사용된 시점부터 삭제된 시점까지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판단하여 파기 환송했다.
미술계 거장 앤디 워홀 조차 저작권 침해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팝스타 '프린스'를 찍은 사진으로 만든 예술품이 초상권에 위배되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해당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가 앤디 워홀 재단에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대법원은 앤디 워홀의 저작권 침해로 오랜 시간 끝에 판결했다. 이처럼 저작권 법적 소송은 예상치 못한 방식에서 일어나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법률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타인 창작물에 대한 존중심을 가져야 한다.
chatGPT로 자신의 사진을 지브리 캐릭터 느낌으로 이미지화하는 기능이 생겨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전에도 AI를 통한 애니메이션 생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한 바 있는데 거기에 더해 자신의 그림체가 AI에 의해 무단 생성되고 있다는 사실에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하다. open AI CEO, 샘 올트먼은 이러한 기능이 저작권 침해에 유의를 기울이기보단 사람들이 지브리 사진 생성에 몰려 이미지 생성 GPU(그래픽 드라이버)가 녹아내릴까 봐 걱정된다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은 수십 년간 지브리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만들어왔으며 수많은 작품에 그간의 노고가 묻어나 있다. 저작권은 창작물에 대한 사유화와 독점적 사용을 인정하기 위한 법적 수단이다. 이는 엄연히 저작권 침해이며 해당 기업은 이러한 AI를 앞세워 저작권 의식을 더욱 저해한다.
앞으로 AI는 셀 수 없는 작업물을 양산할 것이고, 이에 인간은 결국 인간이 만든 창작물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이유는 인간이 만든 창작물만이 드러낼 수 있는 느낌은 인공지능이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작권 의식은 나날이 발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창작하는 일이 남의 일이 아닌 당신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며, 저작권이라는 것으로 당신이 가진 독특하고 창의적인 어떠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날이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