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국은행 유동성 대작전 2부

같은 백스톱, 다른 목적: Fed는 시스템, 한국은행은 기업. 투자자관점

by 마나월드ManaWorld
BOKS2.png 2026년, 한국은행 유동성 대작전 2부 : 같은 백스톱, 다른 목적: Fed는 시스템, 한국은행은 기업. 그리고 투자자 관점


EP2. 금리인하가 막힌 나라의 우회로:

2부 미국 SRF는 시스템을 지키고, 한국은 기업을 살린다: 같은 백스톱, 다른 목적 그리고 투자자 관점


-목차-

1. 미국 SRF는 왜 만들어졌나: 2019년의 교훈

1.1. 레포시장 발작 사건

1.2. 정책금리 통제의 문제

1.3. SRF의 설계: 룰 기반 상설 창구


2. 낙인효과(Stigma): 창구가 있어도 못 쓰는 이유

2.1. Discount Window의 오래된 문제

2.2. SRF는 낙인을 어떻게 풀었나

2.3. 한국은행도 낙인을 안다

2.4. 한국도 같은 철학을 공유한다


3. 한국은 왜 '룰 기반'이 아니라 '재량'을 택했나

3.1. 담보의 성격이 다르다

3.2. 시그널 비용이 크다

3.3. 그래서 '재량 + 사전준비'


4. 미국 SRF vs 한국 대출채권 담보: 비교표


5. 금통위 의사록에도 SRF가 등장한다

5.1. 한국에서 '뱅크런'보다 '신용경색'이 더 현실적인 이유


6. 이 제도가 작동하면 누가 혜택을 보는가

6.1. 직접 수혜자: 은행

6.2. 간접 수혜자: 기업 (특히 우량 기업)

6.3. 혜택을 못 받는 쪽: 비우량 기업, 가계


7. 리스크: 도덕적 해이와 대마불사

7.1. 고전적 비판: 백스톱이 리스크를 키운다

7.2. 한국은행의 안전장치

7.3. 규율 체인: '돈만 주는 창구'가 아니다

7.4. 남는 질문: 대마불사(Too Big to Fail)


8. 2026년 금리인하는 없다는 뜻인가?

8.1. "금리 외 수단 강화"의 의미

8.2. 더 정확한 해석


9. 관찰 지표: 이 제도의 실제 효과를 어떻게 확인하나

9.1. 신용시장 지표

9.2. 은행 행동 지표

9.3. 정책 커뮤니케이션

9.4. 투자자 관점: 한은의 '우회로'가 말해주는 것

9.5. 투자자가 체크해야 할 포인트

9.6. 시나리오별 투자자 시사점


10. 결론: 뱅크런은 속도의 문제, 그래서 금리 대신 배관을 깔았다

10.1. 핵심 정리

10.2. 결론 한 문장: “금리 대신 배관”

10.3. 남는 질문

10.4. 새로운 프레임: 금리에서 배관으로

10.5. 마지막 질문


참고자료

여러분에게 남기는 말


들어가며: 같은 철학, 다른 설계

1부에서 우리는 한국은행의 '대출채권 담보 긴급여신'이 뱅크런 대비라는 명분 뒤에

기업 신용경색 방지라는 실질 목적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2부에서는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왜 한국은 미국처럼 '룰 기반 상설 창구'로 만들지 않았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미국 연준의 Standing Repo Facility(SRF)가

왜,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그리고 '낙인효과(stigma)'라는 개념이 중앙은행 백스톱 설계에서 왜 핵심인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과 한국은 같은 문제(유동성 쇼크)를 풀려 하지만,

담보의 성격과 시그널 비용이 달라서 설계가 갈라졌습니다.


1. 미국 SRF는 왜 만들어졌나: 2019년의 교훈

1.1. 레포시장 발작 사건

2019년 9월, 미국 단기자금시장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버나이트 레포금리가 갑자기 급등했습니다.

일부 거래에서는 10%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연준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원인은 복합적이었습니다.

법인세 납부일과 국채 결제가 겹치면서 은행 시스템의 지급준비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빠져나갔습니다.

돈은 시스템 어딘가에 있었지만, 필요한 곳에 필요한 순간 없었습니다.


연준은 급히 임시 레포 오퍼레이션을 때려 넣어 불을 껐습니다.

하지만 교훈은 명확했습니다.


"준비금이 충분해 보여도, 예상치 못한 수급 충격이 오면 단기금리가 발작한다."


1.2. 정책금리 통제의 문제

연준 입장에서 이건 단순한 시장 해프닝이 아니었습니다.

정책금리 통제력의 문제였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는 2.00~2.25%"라고 선언했는데,

시장금리가 10%로 튀면 통화정책 전달 자체가 깨집니다.

중앙은행의 신뢰가 흔들립니다.


그래서 연준은 2021년 7월, Standing Repo Facility(SRF)를 만듭니다.


1.3. SRF의 설계: 룰 기반 상설 창구

SRF의 핵심은 '상시로 열려 있는 소화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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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은은 SRF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머니마켓 금리의 상방 압력을 제한하고,

통화정책의 효과적 구현과 시장기능의 원활함을 지원하는 백스톱"


핵심은 'ceiling(천장)'입니다.

단기금리가 튀려고 하면, SRF가 자동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서 금리를 눌러버립니다.

연준이 "그때그때 판단해서 줄까 말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룰대로 자동 작동합니다.


2. 낙인효과(Stigma): 창구가 있어도 못 쓰는 이유

2.1. Discount Window의 오래된 문제

미국에는 SRF 이전에도 Discount Window(재할인창구)가 있었습니다.

은행이 담보를 맡기고 연준에서 돈을 빌리는 전통적인 최종대부자 창구입니다.


문제는 낙인(stigma)이었습니다.

은행이 Discount Window를 쓰면 시장이 이렇게 읽었습니다.

"저 은행, 시장에서 돈을 못 구하나 보다. 뭔가 문제가 있나?"


그래서 은행들은 정말 급해도 Discount Window 쓰기를 꺼렸습니다.

쓰는 순간 "약한 은행"이라는 신호가 되니까요.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이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연준이 창구를 열어놨는데, 은행들이 낙인 때문에 안 썼습니다.


그래서 연준은 TAF(Term Auction Facility)라는 별도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매 형식으로 다 같이 참여"하게 해서 낙인을 우회했습니다.


2.2. SRF는 낙인을 어떻게 풀었나

SRF는 이 낙인 문제를 설계로 완화하려 했습니다.


첫째, '상설(standing)'이라는 성격입니다.

특별히 위기 때만 여는 게 아니라 항상 열려 있습니다.

"쓴다고 특별한 게 아니야"라는 메시지입니다.


둘째, 정기적 테스트 거래입니다.

뉴욕연은은 SRF 참여기관들이 평소에도 테스트 거래를 하도록 기대한다고 명시합니다.

"평소에도 쓰는 창구"로 만들어서 "위기 때만 쓰는 낙인"을 지우려는 겁니다.


셋째, 담보가 고품질입니다.

국채, 기관채, MBS는 시장에서 매일 가격이 형성되는 자산입니다.

"이상한 담보를 맡기는 게 아니라 최고 품질 담보를 쓴다"는 신호입니다.


뉴욕연은 SOMA 매니저(Perli)는 2024년 연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SRF 사용에 낙인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저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패널티 금리가 아니고, 고품질 담보이며,

2019~2020년 대규모 레포 오퍼레이션과 유사한 성격입니다."


2.3. 한국은행도 낙인을 안다

금통위 의사록(24차)에서 한 위원이 정확히 이 개념을 언급합니다.

"과거 금융경제 위기시에는 동 수단이 외환당국의 마지막 정책수단으로 인식되거나

외부에 심각한 상황임을 자인하는 낙인효과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어 도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다른 위원이 말합니다.

"금번 조치가 최후의 수단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세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낙인'은 설계의 핵심 변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4. 한국도 같은 철학을 공유한다

1부에서 본 것처럼, 한은은 "IT시스템 테스트"와 "모의훈련"을 명시했습니다.

이건 미국 SRF가 참여기관에게 정기적 테스트 거래를 기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평소에도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위기 때만 쓰는 낙인'이 붙지 않습니다.

운영 인프라(테스트·훈련·상시 데이터 교환)는 낙인 완화의 실무적 구현입니다.


3. 한국은 왜 '룰 기반'이 아니라 '재량'을 택했나

3.1. 담보의 성격이 다르다

미국 SRF와 한국 '대출채권 담보 긴급여신'의 가장 큰 차이는 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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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보도자료도 이 점을 인정합니다.

"대출채권은 시장성증권과 달리 담보 활용을 위한

정보 수취, 적격성 심사, 담보인정비율 산정 등의 절차가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동 절차를 사전에 상당 부분 완료하는 것이 중요"


국채는 "오늘 가격이 얼마"가 바로 나옵니다.

기업대출은 "이 대출이 얼마짜리인지" 평가가 필요합니다.

기업 신용등급, 담보 조건, 부도확률까지 봐야 합니다.


이런 담보로 "룰 기반 자동 창구"를 만들면 문제가 생깁니다.

한은이 신용리스크를 떠안는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3.2. 시그널 비용이 크다

한국은 작은 개방경제입니다. 환율과 자본흐름에 민감합니다.

만약 한국은행이 "기업대출 담보 창구를 상설로 열겠다"고 선언하면:


• 시장 해석 1: "기업 신용에 뭔가 문제가 있나?"

• 시장 해석 2: "부동산PF 구제 신호인가?"

• 시장 해석 3: "준재정/구제금융을 상설화하는 건가?"


이런 해석은 환율/대외신뢰로 번질 수 있습니다.


금통위 의사록(24차)에서 위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최근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증권사 간담회 등의 조치에 이어

금번 외화지준 부리 도입까지 일련의 안정화 조치가 산발적인 대책처럼 비추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각 제도와 기관간 공조체계(coordination)가 잘 확립되어야

정책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내었음."


"산발적 대책"으로 보이는 것 자체가 리스크입니다.


3.3. 그래서 '재량 + 사전준비'

한국은행이 택한 해법은 절충입니다.


사전수취(Pre-positioning):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이 주기적으로 제공한 대출채권 정보에 대해 적격요건 심사,

담보인정가액 산정 등을 통해 담보활용 절차를 사전에 상당 부분 완료"


재량적 발동: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의결을 통해 대출채권을 담보로 긴급여신을 지원"


이 조합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평시: "창구가 열려 있다"는 시그널을 주지 않는다

위기시: 담보 평가가 끝나 있으니 즉시 집행할 수 있다

책임: 금통위가 의결하니 정치적 책임소재가 명확하다


4. 미국 SRF vs 한국 대출채권 담보: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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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금통위 의사록에도 SRF가 등장한다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금통위 의사록(22차)에서 미국 SRF가 직접 언급됩니다.

한 위원이 미국 단기자금시장 불안 가능성을 묻자,


관련 부서가 이렇게 답합니다.

"단기금융시장 불안정 시 스탠딩레포(standing repo facility) 활용 등 연준의 충분한 대응능력이 있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답변하였음."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SRF = 단기자금시장 백스톱이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한국의 대응 방향을 논의합니다.

"높아진 관세와 환율이 경제주체들에게 상이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어려움이 가중된 부문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시장금리 발작 방지'가 핵심이고,

한국은 '취약부문 자금공급'이 핵심입니다.

같은 백스톱 철학이지만, 타깃이 다릅니다.


5.1. 한국에서 '뱅크런'보다 '신용경색'이 더 현실적인 이유

한국 금융시장의 구조를 보면, 전통적 뱅크런보다 신용경색 전염이 더 현실적인 리스크입니다.


첫째, 대주단(신디케이션) 구조입니다.

대형 기업대출은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합니다.

A은행이 특정 기업 때문에 흔들리면, 같은 익스포저를 가진 B·C은행도 의심받습니다.

"A은행만의 문제"로 끝나기 어렵습니다.


둘째, 자금 이동의 한계입니다.

한국 1금융권은 소수 대형은행 중심입니다.

A은행에서 B은행으로 예금이 이동해도, 금융시스템 전체의 유동성 총량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진짜 문제는 특정 은행의 '당일 현금 부족'이고,

그 부족을 메우려고 대출을 회수하면 기업 쪽으로 충격이 전이됩니다.


셋째, 예금보험 확대입니다.

2025년 9월부터 예금보호 한도가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랐습니다.

소매 예금자의 패닉 유인이 줄었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건 보험 한도 밖의 기관·법인 자금이고,

이 자금이 빠지면 은행은 기업대출로 현금을 만들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중앙은행이 막아야 할 건 '예금자 줄서기'보다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서 기업으로 번지는 신용경색'입니다.


이 제도의 담보가 '기업대출채권'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6. 이 제도가 작동하면 누가 혜택을 보는가

6.1. 직접 수혜자: 은행

제도의 직접 대상은 은행(금융기관)입니다. 한은법 제65조에 따른 "금융기관에 대한 긴급여신"이니까요.


은행 입장에서 이 제도의 가치는:

• 위기 때 현금 확보 수단 추가: 증권 투매 없이 대출채권을 담보로 유동성 조달

•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개선: 대출채권 담보 대출은 시장성증권 담보보다 LCR에 유리


한국은행 보도자료도 이 점을 명시합니다.

"대출실행시 시장성증권 담보의 경우 금융기관의 LCR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대출채권 담보의 경우 LCR이 개선됨"


6.2. 간접 수혜자: 기업 (특히 우량 기업)

담보 범위를 다시 봅시다.

"법인기업의 부동산담보대출(주택담보 제외) 및 신용대출로서

차주의 신용등급이 양호(BBB-등급 이상이거나 예상부도확률 1.0% 이내)한 대출채권"


이 말은 곧:

• 위기 때 은행이 우량 기업대출을 급히 회수할 유인이 줄어든다

• 왜냐면 그 대출을 담보로 한은에서 현금을 당길 수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우량 기업의 롤오버(대출 만기 연장)가 보호됩니다.


6.3. 혜택을 못 받는 쪽: 비우량 기업, 가계

반대로 이 제도가 직접 보호하지 않는 영역도 있습니다.

• BBB- 미만 기업: 담보 적격 기준에서 제외

• 주택담보대출: 명시적으로 제외

• 금융회사·특수관계자 대출: 제외


금통위 의사록(22차)에서 위원들이 우려한 "중소기업 자금사정 악화"는

이 제도만으로 완전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담보 기준이 우량 쪽으로 제한돼 있으니까요.


7. 리스크: 도덕적 해이와 대마불사

7.1. 고전적 비판: 백스톱이 리스크를 키운다

모든 중앙은행 백스톱에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우려가 따라붙습니다.

"어차피 위기 때 한은이 받쳐주니까, 은행이 더 위험한 대출을 늘리지 않을까?"


금통위 의사록(23차)에서 위원들도 이 점을 의식합니다.

"대출채권 담보 취득 및 관리 과정에서 한국은행의 손실위험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담보인정비율 산정 등 위험관리방안을 충실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7.2. 한국은행의 안전장치

한국은행은 여러 장치를 걸어뒀습니다.

담보 제한:

• BBB- 이상 / PD 1% 이내

• 선순위 대출만

• 금융회사·특수관계자 제외


감독/제재권:

"한국은행은 이 규정의 시행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긴급여신과 관련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해당 금융기관의 업무와 재산상황을 조사·확인할 수 있음"

"관련 규정 위반 시 긴급여신 제한, 거절 등의 제재조치 권한을 명시"


7.3. 규율 체인: '돈만 주는 창구'가 아니다

이 안전장치들은 단편적이 아니라 체인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한국은행 보도자료가 명시한 흐름을 정리하면:

• 정기 정보 제출: 금융기관은 대출채권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출

• 적격성 심사: 한은이 담보 요건 충족 여부를 사전 평가

• 조사·확인권: 필요시 해당 금융기관의 업무와 재산상황을 조사

• 제재권: 규정 위반 시 긴급여신 제한·거절

• 금통위 보고: 운영 현황을 금통위에 보고

• 공동검사: 필요시 감독당국과 공동으로 검사 실시


이건 '돈만 주는 창구'가 아니라 '규율이 결합된 거래'입니다.

백스톱을 받으려면 평소부터 데이터를 내고, 심사를 받고, 감독을 수용해야 합니다.


"대마불사"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한은은 이 규율 체인으로 도덕적 해이를 제어하려는 설계 의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7.4. 남는 질문: 대마불사(Too Big to Fail)

그래도 질문은 남습니다.


"금통위가 재량으로 결정한다"는 건,

결국 위기 때 "누구를 살릴 것인가"를 정치적으로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대형 은행이 흔들리면 시스템 리스크를 이유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소형 금융기관은 어떨까요?


금통위 의사록(25차)에서 이런 언급이 나옵니다.

"유사시에 대비하여 비은행 금융기관 등에 대한 시장안정화 조치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비은행까지 확대하려면 한은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총재 신년사에서도 이 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


"대상을 비은행예금취급기관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법 개정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검토"가 아니라 "협의 중"입니다. 실제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8. 2026년 금리인하는 없다는 뜻인가?

8.1. "금리 외 수단 강화"의 의미

1부에서 본 것처럼, 총재는 신년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준금리 외 통화신용정책 수단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이 문장을 "2026년 금리인하 없음"으로 읽으면 과잉 해석입니다.

금통위 의사록(22차)에서 위원들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다."


8.2. 더 정확한 해석

이 제도의 의미는 이렇게 읽는 게 맞습니다.


"금리 인하가 불가능하다"가 아니라,

"금리 인하가 막히는 시나리오에서도 버틸 도구를 별도로 깔아둔다."


금리 인하 가능 조건:

• 미국이 금리를 내려서 금리차가 줄거나

• 원화 약세 요인이 완화돼 환율이 안정되거나

• 국내 물가가 목표 아래로 확실히 내려오거나


금리 인하 어려운 조건 (현재):

• 미·한 금리차가 여전히 크고

• 거주자 해외투자로 달러 수요가 계속되고

• 환율 변동성이 높은 상태


한국은행은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작동하는 도구함을 갖추려는 겁니다.

이번 제도는 그 도구함의 새 칸입니다.


9. 관찰 지표: 이 제도의 실제 효과를 어떻게 확인하나

이 제도가 "기업 신용경색 방지"라는 실질 목적에 맞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려면,

앞으로 이런 지표를 봐야 합니다.


9.1. 신용시장 지표

• 회사채 스프레드 (특히 A~BBB 구간): 확대되면 신용경색 신호

• CP/단기사채 발행: 롤오버 실패가 늘면 경색 신호

• 은행 기업대출 증가율: 급감하면 대출회수 압력


9.2. 은행 행동 지표

• 은행채 발행 확대: 예금 유출 대응

• LCR/유동성 비율 변화: 규제 압박 정도

• 대출태도지수: 은행이 대출을 조이는지


9.3. 정책 커뮤니케이션

• "최후의 수단" 관련 언급 빈도: 낙인 관리 정도

• 비은행 확대 법 개정 진척: 제도 확장 방향

• 금통위 의사록의 "중소기업 자금사정" 언급: 실제 우려 수준


9.4. 투자자 관점: 한은의 '우회로'가 말해주는 것

이 제도가 투자자에게 던지는 시그널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대신 '대출채권 담보 백스톱'이라는 우회로를 깔았다는 건,

투자자 입장에서 몇 가지 중요한 함의를 갖습니다.


첫째, 한은은 2026년 금리인하가 쉽지 않다고 본다는 뜻입니다.

금리인하로 광범위하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면,

굳이 이렇게 복잡한 제도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금리 외 수단 강화'를 공식 선언하고, 리소스를 들여 사전수취 시스템까지 구축한 건

"금리 카드가 막힌 시나리오"를 베이스라인으로 깔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둘째, 한은은 기업 신용경색을 현실적 위험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금통위 의사록에서 반복되는 건 '뱅크런'이 아니라

'중소기업 자금사정', '유동성 타이트', '대출행태'입니다.

한은이 막으려는 건 예금자 패닉이 아니라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서 기업으로 전염되는 신용경색입니다.


셋째, 금리인하 없이도 특정 부문(기업)에는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제도가 작동하면 은행은 기업대출을 담보로 한은에서 현금을 당길 수 있습니다.

금리가 안 내려가도 우량 기업의 대출 롤오버는 보호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9.5. 투자자가 체크해야 할 포인트

이런 환경에서 투자자는 다음을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금리 방향보다 '금리차'와 '환율'을 먼저 봐라

한은의 금리결정은 국내 경기보다 미·한 금리차와 원/달러 환율에 더 민감해졌습니다.

• 미국이 금리를 내려 금리차가 줄면 → 한은 인하 여지 확대

• 환율이 1,400원대 후반에서 안정되지 않으면 → 한은 인하 제약 지속


체크 지표:

• 연준 정책금리 경로 (FOMC 점도표, FedWatch)

• 원/달러 환율 레벨 및 변동성

•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규모 (달러 수요 요인)


둘째, 기업 신용시장의 '균열'을 먼저 감지하라

한은이 이 제도를 만든 건 기업 신용경색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신용경색이 오면 주식·채권·부동산 모두 영향을 받습니다.


체크 지표:

• 회사채 스프레드 (특히 A~BBB 구간): 확대되면 위험 신호

• CP/단기사채 롤오버: 만기 연장 실패가 늘면 경색 시작

• 은행 대출태도지수: "대출 조인다"는 응답이 늘면 선행 신호

• 기업 부도율/워크아웃 신청: 실제 부실화 지표


셋째, '우량'과 '비우량'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이 제도의 담보 기준은 BBB- 이상, 선순위, 법인기업입니다.

우량 기업: 대출 롤오버 보호 가능성 높음

비우량 기업(BBB- 미만): 담보 적격에서 제외, 신용경색 시 직접 타격

가계/주택담보: 이 제도의 보호 범위 밖


투자자 관점:

• 우량 회사채(A등급 이상)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음

• BBB 이하 하이일드 구간은 스프레드 확대 위험

• 부동산PF, 중소기업 익스포저가 큰 금융주는 별도 점검 필요


넷째, '제도 발동' 자체가 시장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이 제도는 평시엔 작동하지 않습니다.

금통위가 "추가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의결해야 발동됩니다.


만약 실제로 발동된다면:

• 긍정적 해석: "한은이 개입했으니 최악은 막는다"

• 부정적 해석: "상황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


발동 뉴스가 나오면 시장은 양면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발동 전에 신용시장 지표로 미리 감지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비은행 확대 여부를 추적하라

총재 신년사에서 "비은행예금취급기관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법 개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법 개정이 통과되면 → 증권사,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도 백스톱 대상

• 이는 비은행 금융 리스크를 한은이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의 신호


체크 포인트:

• 한은법 개정안 국회 진행 상황

• 금통위 의사록의 "비은행" 관련 언급 빈도


9.6. 시나리오별 투자자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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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메시지

한국은행이 '금리 외 수단'으로 우회한다는 건,

전통적인 '금리인하 = 유동성 공급 = 자산가격 상승' 공식이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뜻입니다.


투자자는 이제 금리 방향만 보는 게 아니라:

• 환율/금리차 (한은의 손발을 묶는 제약)

• 신용시장 균열 (회사채/CP 스프레드, 롤오버)

• 우량 vs 비우량 격차 (담보 적격 여부)

• 제도 발동 신호 (금통위 의사록, 정책 커뮤니케이션)


이 네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금리가 내려서 돈이 풀린다"가 아니라,

"배관이 어디로 연결되는지"를 봐야 하는 시대입니다.


10. 결론: 뱅크런은 속도의 문제, 그래서 금리 대신 배관을 깔았다

10.1. 핵심 정리

1부에서 확인한 것:

• 금리 인하는 환율/금융안정 때문에 막혀 있다

• 재정도 국채발행 비용(크라우딩 아웃)이 크다

• 한국은행은 '금리 외 수단 강화'를 공식 선언했다

• 이 제도의 담보는 '기업대출'이고, 실제 우려는 '중소기업 자금사정'이다

• 한은은 2026년을 "작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으로 전망한다


2부에서 확인한 것:

• 미국 SRF는 '단기금리 발작 방지'가 목적이고, 룰 기반 상설이다

• 한국은 담보가 '대출채권'이라 시그널 비용이 커서 재량형으로 갔다

• 낙인효과는 중앙은행 백스톱 설계의 핵심 변수다

• 한은은 '규율 체인'으로 도덕적 해이를 제어하려 한다

• 투자자는 금리보다 '환율/신용시장/제도 발동 신호'를 봐야 한다


10.2. 결론 한 문장: “금리 대신 배관”

한국은행이 말하는 '뱅크런'은 사건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예금이 빠지는 속도,

불안이 퍼지는 속도,

은행이 대출을 조이는 속도.

이 속도가 전염(contagion)을 만듭니다.


금리 인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유동성 쇼크는 하루 이틀에 터집니다. SVB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금리(가격) 대신 배관(담보·창구)을 깔았습니다.


"QE는 자산을 샀고, 한국형 백스톱은 대출을 멈추지 않게 만든다.

둘은 수단이 다를 뿐, '붕괴를 막는 유동성의 철학'은 닮아 있다."


10.3. 남는 질문

이 제도가 실제로 발동되는 날이 올까요?

어쩌면 영원히 안 쓰이는 게 가장 좋은 결과일 수 있습니다.

보험은 쓰지 않을 때 가장 값어치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존재 자체가 신호입니다.

한국은행이 이 제도를 2025년 말에 만들었다는 건,

'금리로만 가는 시대가 끝났다'는 인식이 정책 내부에 자리 잡았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봐야 할 건 금리가 오르내리는 숫자만이 아닙니다.

배관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누가 그 배관을 쓸 수 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그게 2026년 한국 통화정책을 읽는 새로운 프레임입니다.


10.4. 새로운 프레임: 금리에서 배관으로

정책 읽기의 전환

2026년 한국 통화정책을 읽는 방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랬습니다:

• 경기 나쁘면 → 금리 인하 → 유동성 공급 → 자산가격 상승

• 경기 좋으면 → 금리 인상 → 유동성 회수 → 자산가격 조정


이제는 이렇게 봐야 합니다:

• 금리 카드가 막혀 있는가? (환율, 금리차, 금융안정)

• 막혀 있다면, 어떤 우회로를 쓰는가? (담보 창구, 정책금융, 거시건전성)

• 그 우회로는 누구에게 연결되는가? (은행, 우량 기업, 비은행)


한국은행이 '대출채권 담보 긴급여신'을 만든 건, 이 새로운 프레임의 첫 번째 사례입니다.


이 제도가 '성공'한다면

• 신용경색 조짐이 와도 은행이 대출을 급격히 조이지 않습니다

• 우량 기업의 롤오버가 보호되고, 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습니다

• 제도는 "발동되지 않고도" 기대만으로 안정 효과를 냅니다

• 시장은 "한은이 뒤에 있다"는 신뢰를 유지합니다


이 제도가 '실패'한다면

• 담보 기준(BBB- 이상)이 너무 좁아서 실제 경색 구간을 못 막습니다

• 비우량 기업·비은행 쪽에서 위기가 터지는데 손이 안 닿습니다

• 발동 자체가 "상황이 심각하다"는 신호가 되어 오히려 불안을 키웁니다

• "대마불사" 논란이 정치화되어 제도 운용이 꼬입니다


지켜봐야 할 분기점

앞으로 6~12개월, 이 제도의 성패를 가를 분기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분기(1~3월):

• 제도 시행 초기, IT시스템/모의훈련 정상 작동 여부

• 은행들의 사전수취 참여율과 담보 등록 규모


2분기(4~6월):

• 미 연준 금리 경로 확정 (인하 시점·폭)

• 원/달러 환율의 안정 여부 (1,400원대 이탈 가능성)


하반기:

• 회사채 만기 도래 물량과 롤오버 성공률

• 부동산PF 구조조정 진척과 금융권 손실 인식


이 분기점들에서 신용시장 지표(스프레드, 롤오버, 부도율)와

정책 커뮤니케이션(금통위 의사록, 총재 발언)을 교차 확인하면,

제도의 실제 효과와 한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10.5. 마지막 질문

이 칼럼을 시작하며 세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Q1. 왜 지금 '뱅크런'이라는 단어가 나왔는가?

→ 금리인하가 막힌 환경에서,

'위기 대비'라는 명분으로 시그널 비용을 줄이며 백스톱을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Q2. 이 제도는 정말 뱅크런만 막으려는 것인가?

→ 아닙니다. 담보가 '기업대출'이고, 실제 우려는 '기업 신용경색'입니다.

뱅크런은 프레임이고, 실질은 신용경색 방지입니다.


Q3. 왜 미국처럼 '룰 기반'이 아니라 '재량'인가?

→ 담보가 시장성증권이 아니라 대출채권이라 평가가 복잡하고,

상설 선언의 시그널 비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대신 사전수취로 실무 병목을 줄이고, 발동은 금통위 재량으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 칼럼을 마치며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집니다.

"당신은 앞으로 금리만 볼 것인가, 배관도 같이 볼 것인가?"

2026년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을 이해하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2부 끝-

2026년, 한국은행 유동성 대작전: 금리인하가 막힌 나라의 우회로 시리즈 끝.




마나월드 코멘트: (여러분에게 남기는 말)

이번 주제에서 각자 하나씩은 꼭 가져가셨으면 합니다.


중앙은행이 이런 제도까지 설계했다는 건,

앞으로 유동성이 예전처럼 풍부하게 돌아다니기 어렵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제 질문은 하나입니다.

내가 보는 섹터에서 ‘유동성’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리고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이 글이 그 고민에 작은 기준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레버리지에 민감한 섹터(부동산 등)에서는 첫 단추가 금리입니다.

인하가 지연되면 기준금리보다 먼저 조달금리(대출금리·스프레드)가

올라갈 수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유동성은 결국, 가격을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니까요.


-참고자료- (한국은행)

1.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긴급여신 지원체계 구축 (2025.12.14)

2.2025년도 제22차 금통위 의사록 (2025.11.27)

3.2025년도 제23차 금통위 의사록 (2025.12.11)

4.2025년도 제24차 금통위 의사록 (2025.12.19)

5.2025년도 제25차 금통위 의사록 (2025.12.23)

6.경제상황 평가(2026.1월) (2026.01.15)

7.2025년 1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2026.01.04)

8.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6년 신년사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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