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1-LTV 120%의 광기: 일본 부동산 버블 실체

"10억이 156억이 되는 마법" - 일본 부동산 버블의 실체

by 마나월드ManaWorld
Google_AI_Studio_2025-08-22T15_31_43.879Z.png "10억이 156억이 되는 마법" - 일본 부동산 버블의 실체


1989년 12월 29일, 도쿄 긴자

닛케이 지수가 38,915엔으로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


같은 날, 미쓰비시 지소(地所)가 뉴욕 록펠러센터를 2,200억 엔(약 14억 달러)에 매입했다.


"일본이 미국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 언론이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

도쿄 황궁의 부지 가격이 캘리포니아 주 전체와 맞먹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미쳤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믿었다. "토지 신화"를.


"일본 땅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18개월 후, 이 신화는 산산조각 났다.


EP3. 부동산 버블1 - LTV 120%의 광기: 일본 부동산 버블의 실체 (10억이 156억이 되는 마법)


1.토지 신화의 탄생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호텔.

G5 재무장관들이 모였다. 의제는 하나.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자."

일본이 동의했다.


플라자 합의 결과:

엔화 가치: 1년 만에 50% 상승

1달러 = 240엔 → 120엔 (1986~7년 150엔, 1988년 120엔)


일본 수출: 직격탄

경제가 휘청거렸다.

일본은행의 선택은?

금리 인하.


일본은행 기준금리:

1985년: 5.0%

1987년: 2.5%

역사상 최저 금리.


돈이 넘쳐났다.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

부동산.


2. LTV 120%의 충격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1988년, 도쿄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 다나카(가명, 45세).


그가 눈독 들인 땅. 시부야 인근 100평.


다나카의 계산:

토지 가격: 10억 엔 (100억원)

자기 자본: 1억 엔 (10억원, 10%)

필요 자금: 9억 엔 (90억원)


은행에 갔다.

"100억원 땅인데 대출 좀..."


은행 직원이 웃었다.

"120억원까지 가능합니다."

뭐?


LTV 120%의 구조:

토지 담보 평가: 100억원

대출 가능액: 120억원

토지 구입: 100억원

남는 현금: 20억원


20억원이 손에 들어왔다.

이 돈으로 뭘 할까?


설계비, 인허가, 초기 공사비...

건물은? 그것도 대출. PF(Project Financing).


3.PF 시뮬레이션 - 숫자로 보는 마법

다나카의 프로젝트를 따라가보자.


[기본 가정 - 이후는 이해를 위해 원화로 표시]

토지: 10억 엔 (LTV 120% = 120억원 대출)

건축비: 10억 엔 (공사비 PF 대출)

자기자본: 1억 엔

초기 현금: 3억 엔 (자기자본 10억원 + 토지대출 잉여 20억원)

금리: 2.5% (변동금리)

사업 기간: 32개월


[32개월 타임라인]

Phase 1: 인허가 (1~12개월)

매월 현금 흐름:

토지대출 이자: 2억5천만원 (2.5억원)

토지대출 원금: 4천만원 (0.4억원, 20년 상환)


월 지출: 2억9천만원 (2.9억원)

1개월차: 현금 30억원 → 27.1억

6개월차: 현금 27.1억원 → 12.4억원

12개월차: 현금 12.4억원 → 잔액 3억원


"아직 괜찮아. PF 들어오면 된다."


Phase 2: 착공 (13~24개월)

PF 실행. 기성 공정률에 따라 대출. (공사 완성 진행율)

(실제 PF대출시에는 실제 공정율보다 적은 비율로 지급된다.

예를 들어 50% 공정율이면 45% 지급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계산을 쉽게 하기위해서 단순화했음)


골조 공사 (13~24개월): 12개월 / 공정율 50% 가정

매월 PF 집행: 4.17억원 (50억원 / 12개월)

누적 PF: 50억원 (전체의 50%)


13개월차: 건축공사 1개월차.

PF 잔액: 4.17억원 (4억1700백만운)

PF 이자: 0.009억 (90만원)

토지 원리금: 2.9억원 (2억9천만원)

13개월차 월 지출: 2.909억 (2억9천9십만원)


18개월차: 건축공사 6개월차

PF 잔액: 25억원 (6개월 누적)

PF 이자: 0.052억 (5백2십만원. 6개월 누적)

토지 원리금: 2.9억

18개월 월 지출: 2.952억 (2억9천5백2십만원)


24개월차: 건축공사 12개월차 / 골조공사 완료. 공정율 50%

PF 잔액: 50억원 (12개월차 누적)

PF 이자: 0.104억 (1천4십만원, 12개월차 누적)

토지 원리금: 2.9억

24개월차 월 지출: 3.004억 (3억4십만원)


현금이 바닥나기 시작한다.


Phase 3: 마감 (25~30개월)

외장/마감 (25~30개월): 6개월 / 공정율 100%

매월 PF 집행: 8.33억원 (50억원 / 6개월)

누적 PF: 100억원 (30개월차에)


25개월차: 건축공사 13개월차

PF 잔액: 58.33억 (13개월차 누적)

PF 이자: 0.121억

토지 원리금: 2.9억

25개월차 월 총 지출: 3.021억


30개월차: 건축공사 18개월차

PF 잔액: 100억 (18개월차 누적)

PF 이자: 0.208억

토지 원리금: 2.9억

30개월차 월 총 지출: 3.108억


현금 잔액: 7.5억원

버텼다. 이제 완공이다.


4. 마법의 순간 - 대환대출

Phase 4: 완공 후 대환대출 혹은 전환대출 (32개월)

건물이 완성됐다.


감정평가를 받는다.

감정평가 결과:

원가: 200억원 (토지 100억원 + 건물 100억원)

거래사례비교법: 원가의 2.75배 (분양 가정시)

원가법: 원가의 1.4배 (가정)

평균 멀티플: 2.075배 (거래사례비교법+원가법 평균)

감정가: 415억원

하지만 토지는 이미 담보다. 건물만 보자.


건물 감정가:

건물 원가: 100억원

멀티플 적용: 100 × 2.075 = 207.5억원


LTV 120% 적용:

대출 가능액: 207.5 × 1.2 = 249억원

PF 상환:

PF 원금: 100억원 (건물 공사비)

상환 후 잔액: 149억원


최종 정산:

대환 현금: 149억원

남은 현금: 7.5억원 (토지 120% 대출. 자기자본 10억+대출후 잔금 20억원)


총 현금: 156.5억원

투자 수익률: 1565%


10억이 156억이 됐다.

"10억이 156억이 되는 마법" 이 일어났다.

이게 가능했다.


5. 모두가 미쳤다

다나카만 이런 게 아니었다.


1989년 일본:

도쿄 상업용 부동산: 연 30% 상승

주택 가격: 연 20% 상승

은행 대출: GDP의 100% 돌파

모두가 다나카가 되고 싶었다.

회사원도, 주부도, 심지어 야쿠자도.


당시 유행어:

"돈이 돈을 번다" (카네가 카네오 우무)

"24시간 일할 수 있습니까?" (24지칸 타타카에마스카)

"재테크" (자이테쿠)


NHK 앵커의 증언:

"매일 부동산 투자 성공담이 나왔습니다.

평범한 주부가 아파트 3채를 사서 억만장자가 됐다는 식이죠.

모두가 믿었어요. 이게 영원할 거라고."


6. 방아쇠 - 1989년 5월 31일

일본은행 총재 미에노 야스시(三重野康).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버블을 잡겠습니다."


금리 인상 시작: (BOJ, 1985~1990)

1989년 5월: 2.5% → 3.25% (+0.75%p) - 자이언트 스텝

1989년 10월: 3.25% → 3.75% (+0.5%p) - 빅 스텝

1989년 12월: 3.75% → 4.25% (+0.5%p) - 빅 스텝

1990년 3월: 4.25% → 5.25% (+1.0%p) - 슈퍼 자이언트 스텝

1990년 8월: 5.25% → 6.0% (+0.75%p) - 자이언트 스텝


15개월 만에 2.5배.


시장은 처음엔 무시했다.

"일시적일 거야."


7. 시뮬레이션 2 - 금리 인상 시나리오

다나카와 똑같은 조건. 단, 16개월차부터 금리 상승.


[금리 변화]

1~15개월: 2.5%

16개월: 3.25%

20개월: 4.25%

24개월: 5.25%

28개월: 6.0%


변화된 현금 흐름:

16개월차 (금리 3.25%):

PF 이자: 0.045억 → 0.058억

토지 이자: 2.5억 → 3.25억

월 지출: 2.95억 → 3.71억


24개월차 (금리 5.25%):

PF 이자: 0.104억 → 0.219억

토지 이자: 2.5억 → 5.25억

월 지출: 3.0억 → 5.47억


30개월차 (금리 6.0%):

PF 이자: 0.208억 → 0.5억

토지 이자: 2.5억 → 6.0억

월 지출: 3.1억 → 6.5억


현금 잔액: -15억원

마이너스다.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은행에 갔다.

"추가 대출이 필요합니다."

"죄송합니다. 더 이상은..."


8. 도미노의 시작

다나카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1990년 1월 4일

닛케이 지수 첫 거래.

전일 대비 -202엔.

"조정이겠지."


1990년 3월

대장성(재무부) 발표: "부동산 관련 대출 총량 규제"

은행들이 대출을 멈췄다.


1990년 10월

닛케이 20,000엔 붕괴. (-48%)

1년도 안 돼 반토막.


1991년

도쿄 상업용 부동산: -20% 주택 가격: -15%

다나카의 건물도 마찬가지.


재평가:

기존 감정가: 415억원

1년 후: 332억원 (-20%)

대출 잔액: 220억원

LTV: 66% → 83%

아직은 버틸만하다?


1992년

추가 하락 -30%.

감정가: 232억 엔 대출 잔액: 220억 엔 LTV: 95%

위험 수위.


1993년

감정가: 180억 엔 대출 잔액: 220억 엔 LTV: 122%

끝났다.


9. 잃어버린 30년의 시작

다나카는 파산했다.

그만이 아니었다.


부실 규모(추정치):(1990년대 후반 IMF·OECD 기준)

부동산 대출: 100조 엔

부실 채권: 40조 엔

GDP 대비: 10%


은행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요 은행 파산:

1997년 11월: 홋카이도 타쿠쇼쿠 은행 (파산) (자산규모 전국 10위권)

1998년 10월: 일본장기신용은행 (국유화)

1999년 12월: 일본채권신용은행 (국유화)

금융 시스템이 마비됐다.


기업이 돈을 못 빌린다. 투자가 멈춘다. 고용이 줄어든다. 소비가 죽는다.


디플레이션 시작: (IMF WEO Database 2023)

1995년: -0.1%

1998년: -0.3%

1999년: -0.3%

2000년: -0.7%

2001년: -0.7%


물가가 떨어진다. 빚의 실질 가치는 올라간다. 더 갚기 어려워진다.

악순환.

이게 30년 계속됐다. 이게 잃어버린 30년의 시작과 실체다.


10. 교훈 - 구조가 문제다

일본 버블의 핵심은 뭐였나?


1. LTV 120%

자기 돈 없이 사업이 가능했다. 감정가 이상 LTV 120%, 대출이 빈번했다.

리스크? 그런 거 없다. 모두가 투기꾼이 됐다.


2. 금융감독 부재

LTV 규제? 없었다. DTI? 몰랐다. 리스크 관리? 그게 뭔데?

-1998년 6월: 금융감독청(금감청, Financial Supervisory Agency) 신설.

-2000년 7월: 금융감독청이 확대·개편되어 현재의 금융청(FSA, Financial Services Agency) 출범.


3. 변동금리 + 일시상환

금리 오르면? 이자 폭증. 원금 상환? 나중에. 나중은 언제? 모른다.


4. 획일적 대응

버블 잡는다고 금리만 올렸다. 수술이 필요한데 폭탄을 터뜨렸다. 결과? 30년 혼수상태.


11. 한국과 다른 점

"한국도 일본처럼 된다?"

아니다. 구조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한국의 현실:

LTV: 최대 70% (투기지역 40%)

DTI: 소득 대비 상환액 제한

DSR: 모든 빚 합산 관리

고정금리 비중: 증가 추세


결정적 차이:

일본: 자기 돈 0원 → 200억 사업

한국: 자기 돈 30% 이상 필수


일본: 이자만 내면 OK (일부)

한국: 원리금 균등상환 의무


일본: 금융감독 없음 (일본 버블당시)

한국: 금감원이 숨통 조절


구조가 다르다.

따라서 결과도 다르다.


12. 결론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

한국에도 구멍이 있다.


한국의 취약점:

전세 레버리지

갭투자

PF 대출 부실화

가계부채 GDP 대비 105%


일본과 다른 방식의 위험이다.


버블은 반복되지만, 형태는 항상 다르다.


다음 편에서는 미국 서브프라임을 해부한다.

그리고 한국만의 독특한 리스크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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