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있다.
추억 속 작은 그림자로라도 네 안에 남아 있기를.
그리고 다시 한 번, 너와 사랑하고 싶다.
사랑은 먼 이야기 같았다. 누군가는 손에 쥐고 웃고 있는데, 나는 늘 창문 밖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 같았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때 목소리가 달라지고, 평범한 거리도 그 사람의 발자국 하나로 시가 되는 순간, 그런 기적 같은 장면을 나도 살아보고 싶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렘을 갖고 싶었다. 버스가 멈출 때마다 창문을 들여다보고, 사소한 연락 하나에도 온종일 마음이 흔들리는 그 어리석음조차도 겪고 싶었다.
그렇게 사랑을 시작했다. 사랑은 세상이 어두워도 곁에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숨결이 따뜻해졌고, 함께 걷는 길 위에서 시간마저 멈춘 듯 느껴졌다. 나는 그 순간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붙잡았다.
하지만 서툴게 시작했기 때문이었을까. 어설프게 붙잡은 사랑을 나는 끝내 놓치고 말았다. 사랑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처럼 잡으려 할수록 더 빠르게 흘러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사랑하고 싶다. 너와 웃었던 밤들을 떠올리며,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내 편이었던 것 같아 여전히 가슴 한구석이 저린다.
너는 가끔이라도 나를 추억할까. 불현듯 스치는 노래 한 구절에, 우리가 함께 지나온 계절이 너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적은 없었을까. 아무 일 없던 듯 살아가는 너의 하루 속에서도 내가 작은 그림자 하나쯤으로 남아 있지는 않을까.
나의 사랑은 실패로 끝나 두려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너와의 사랑을 꿈꾼다. 쓰러지더라도, 상처투성이가 되더라도. 사랑이란 언젠가 사라질 불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 불꽃을 다시 쥐고 싶다.
나도 사랑하고 싶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다시 한 번, 너와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