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끝난 사랑도 여름의 불꽃처럼
사라져도 오래도록 마음을 데운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것은 어쩌면 볼품없는 잔해일지도 모른다. 마주 잡던 손길은 사라지고, 끝내 지켜내지 못한 약속들은 바람에 흩날려 버렸다. 우리가 나눴던 웃음은 계절처럼 지나갔고, 서로의 눈빛에 담기던 뜨거움도 이제는 희미해졌다.
그럼에도 나는 그날들을 아름다웠다고 기억하고 싶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심장이 뛰고, 밤하늘의 별조차 우리의 사랑을 축복해주는 듯 빛나던 순간. 서로의 체온이 세상을 이길 수 있을 것만 같던, 그 짧은 한철의 기적을 나는 잊지 못한다.
사랑은 흔히 끝난 뒤에는 실패로 불린다. 남겨진 것은 아픔, 오해, 그리고 멀어진 거리뿐이니까. 하지만 나는 다르게 믿고 싶다. 사랑은 사라져도 그 기억만큼은 빛을 잃지 않는다. 불꽃이 꺼진 자리에는 재가 남지만, 그 재조차 따뜻했던 열기를 증명한다.
우리는 결국 서로를 놓았다. 그렇지만 내 안의 여름은 여전히 너의 웃음으로 불타오른다. 볼품없어 보이는 잔해마저도, 내겐 살아 있었던 사랑의 흔적이자 다시는 오지 않을 계절의 선물이었다.
그러니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아름다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