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통찰-촘스키와의 대화
< 드니로베르.베로니카 자라쇼비치 인터뷰 | 강주헌 옮김 | 시대의 창(간) | 2002.11 >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촘스키는 생성문법이론으로 유명한 언어학자지만 일찍부터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펴기 시작하면서 행동하는 지식인이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로 불린다. 그는 '지식인의 책무'라는 기고에서_지식인은 정부의 거짓말을 세상에 알려야 하며 ,정부의 명분과 동기 이면에 감추어진 의도를 파악하고 비판해야 한다_고 역설했다.
꾸준한 저작활동을 통해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신랄하게 규탄했으며, 중남미나 아프리카.아시아를 어떻게 정치.경제적으로 식민지화 했는지 보여주며 "도덕이란 총구로부터 나온다"는 미국의 오만한 역사의식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미국은 이라크,북한, 쿠바 등을 '불량국가'로 분류하지만 오히려 국제 질서 위에 군림하면서 국제규범을 무시하는 미국이야말로 국제사회의 불량국가라는 것이다.
9.11 테러사건 이후 진솔한 미국의 반성을 촉구한 지식인으로 유명해진 촘스키는 배타적 애국주의로 치닫는 미국의 주류 언론과 지식인을 비판하면서 미국정부와 언론의 선전공세 뒤에 가려진 진실과 국제관계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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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 명의 탁월한 인터뷰어가 두 시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40여년에 걸친 촘스키의 작업과 통찰이 집약된 대화록_따라서 한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은 힘들다._ 으로 아래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 지식인의 역할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진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다,
- 진실로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다. 자기와 맞지 않는 반대편의 주장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_초강대국, 거대한 다국적기업들, 금융기관과 국제기관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거대한 네트워크를 조성하여 경제활동을 지배하고 있다. 공급자 위주로 재편된 자본주의시장에서 신자유주의는 시민의 권한을 민간기업에 양도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 자본주의는 없다._적어도 순수한 시장경제의 의미에서 자본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용과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거대한 공공 분야와 전체주의적 성격을 띤 거대한 민간 분야가 양분하고 잇는 경제현실에 우리가 살고 있을 뿐이다. 대중의 각성과 경계 이외에 현 사회의 미래를 보장해 줄 것은 없다.
- 보이지 않는 세력이 경제를 지배한다._외국에 투자되는 자본은 대부분이 경영지배권의 확보를 위한 돈이다. 공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기관을 민간기업이나 다국적기업에 넘기려는 속임수일 뿐이다. 이런 민영화는 대체로 부패한 정부에서 주로 시행된다.
- 거대기업이 권력의 중심이다._세계화는 결코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분명한 목표를 지향해서 정치적으로 고안된 현상이다.
- 현실의 민주주의는 가짜다._대중은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데 전념할 것이고,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 같은 피상적인 것에 열중하게 될 것이다. 모든 단계의 정책결정에서 '참여자'가 아니라 '구경꾼'에 머물게 될 것이다.
- 언론과 지식인은 '조작된 동의'의 배달부다.
- 나는 미국이 지난 세월 무슨 짓을 저질럿는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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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을 전후해서 2001년 발간된 내용이라 세월이 흐른감이 있지만 그의 핵심 생각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많다..
최근 나라안에서 일어난_세월호 참사부터 검사장 사건, 군부대 폭행사건까지_ 일련의 사건들의 전개과정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정치, 언론, 지식인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 또 국민들이 주인된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 더욱 답답한 마음뿐이다.
촘스키가 말한_ 지배구조와 계급구조는 어떤 형태를 띠더라도 의혹의 대상으로 삼아 그 정당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 이 세상에 스스로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_양식있는 희망사회를 행동하는 지성과 깨인 대중들이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