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향하는 길은 평면이 아니라 입체다
대부분의 사람은 고정관념 안에서 살아간다. 각 개인의 독특한 생각보다는 사회적으로 다수가 요구하는 특정 사고의 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는 통념의 늪에 발목이 잡히는 순간 진실에 접근할 가능성이 매우 좁아진다는 점이다.
진실로 향하는 길은 평면이 아니라 입체다. 특히 정치, 경제, 문화 등이 얽힌 사회적 현상이라면 입체의 복잡성은 더욱 증가한다. 하나의 사건은 여러 상황은 물론이고 직간접으로 연결된 여러 주제가 맞물리면서 나타난다. 당연히 다양한 이해관계도 작용한다. 그러므로 전체 실상을 이해하고 대처하려면 앞면, 옆면, 뒷면뿐 아니라 아랫면까지 살펴야 한다.
사회적 현상은 수학이나 과학실험처럼 단 하나의 답이나 단선적인 인과관계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실이 '경향적'인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혹은 여러 측면을 포괄하지만 특정한 조건 아래서는 그 가운데 어느 한 측면이 두드러진 역할을 한다. 또한 시대의 변화와 함께 주요한 측면이 변화하는 역동성을 지니기도 한다.
하지만 고정관념은 한 면만 비추는 평평한 거울이나 그림처럼 우리의 시선을 협소하게 제한한다. 워낙 강력해서 보는 각도마저 고정시킨다. 먼저 고정관념은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관념이어서 성장과정 속에 스며있고 사회까지 연장되어 오랫시간 누적된 관성을 지닌다.
이 책은 한국사회에서 흔히 접하는 사회 각 분야 고정관념 중에서 분야별로 전형적인 항목 50가지를 선택했다. 상식으로 여겨지는 시각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다른 사각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대조하는 방식이다. 관점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관련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논증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하여 단지 책에 소개된 항목을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고정관념을 접했을때 스스로 의심하고 사고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