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다 Feb 19. 2021

거 나도 좀 해봅시다

클럽하우스


새로운 형태의 SNS가 생길 때마다 사람들은 낯설어 하다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배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처음 다모임, 세이클럽,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 그리고 요즘 각광받고 있는 '클럽 하우스'까지 그렇다. 아직 클럽하우스는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SNS는 아니지만 다른 플랫폼이 새로 생겼을 때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초대장'이 필요한데, 클럽 하우스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만이 지인을 초대할 수 있고, 그 초대장은 1인당 2장씩밖에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솔직히 뭐 얼마나 그렇게 대단하다고 이렇게까지 신비로운 느낌을 가장해 폐쇄적인 접근을 하도록 만들었는지 얄궂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번 클럽 하우스에 대해 조사를 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클럽하우스뿐만 아니라 페이스북등 여러 형태의 SNS가 처음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BBC News Korea 기사 참조>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6121716?at_custom3=BBC+News+Korea&at_custom1=%5Bpost+type%5D&at_custom2=facebook_page&at_medium=custom7&at_custom4=DED759D8-7262-11EB-8A73-1E8D96E8478F&at_campaign=64&fbclid=IwAR1QYpN6gUGFRuwOK7DFA4HuAx0SYym88nRAMkvoZKFBm0PipdLMahdgD5w


클럽하우스 앱의 특징을 보며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일회성'이었다. 호주에 있는 친구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이 '스냅챗'인데, 이는 말 그대로 자신의 상태를 'Snap' 즉 찰나를 기록하여 특정 친구에게 보내거나, 자신의 스토리에 올려서 상대방이 채팅을 확인하는 즉시 휘발된다. 그리고 자신의 스토리에는 24시간 동안만 저장을 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지인들이 자신의 추억을 피드에 박제하기보다는 스토리에 잠깐 동안 올려서 누가 나의 스토리를 궁금해했는지 확인 후 24시간 뒤에는 자신만 간직할 수 있는 기능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 생각이 든다.  클럽하우스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음성 채팅이며 마이크를 건네받은 사람에게만 발언권이 주어진다고 한다. 공식 석상에서 들을 수 없었던 유명인이나 작가님들의 작품세계나 일상에서 얻어지는 철학을 엿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솔깃했다. 그리고 만일 발언권을 가지게 된다면 굳이 서울이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상대방이 있는 곳을 찾아가지 않아도 방구석에서 떡 진 머리로 그들과 토론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녹음이 금지되어 있고, 채팅이 종료되고 나면 다시 한 번 더 들어볼 수 있는 기능은 없다고 한다. SNS나 블로그를 추억을 백업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내게 '일회성'이라는 큰 특징을 가진 플랫폼이 왜 매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불킥을 방지하기 위해서? 혹시라도 지금의 관점이 몇 년 뒤 자신의 관점과 매우 다를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다만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되는 타 플랫폼과는 달리 클럽하우스는 본명과 연락처, 이메일 주소 그리고 직업이 무엇이고 관심사가 무엇인지 자신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오픈해야 하는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덕분에 타인을 모함하거나 비난하는 일은 적지 않을까 싶은 희망을 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을 해치려 드는 사람은 언제나 있겠지. 그리고 얼마든지 사칭이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가면 본 공연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앵콜을 부르거나 공식적인 행사가 모두 끝났을 때 촬영이 가능한데, 그때는 촬영을 하느라 노래에 집중이 덜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좋은 순간을 담고 싶은 욕망의 희망을 아예 차단시켜주는 주최 측의 규칙에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 그런 뜻이 있구나. 집중하며 즐긴 공연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피드에 언제든지 다시 와서 볼 수 있도록 박제해놓은 사진과 글들은 누군가에게 보여줄 것을 의식하여 조금씩은 꾸미거나 과장된 마음을 담기도 한다. 진실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행복한 감정을 조금 더 부풀려 행복하게 담는 등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한다. 그것에 대한 해소를 '일회성'이 아마 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보다 더 짧은 글로 순간의 감정을 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서 타인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게 될지 피드에 올리는 글보다 고민을 더 많이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을 꾸미는데 신경을 덜 쓰게 되지 않을까. 피드보다는 사라지는 스토리에 더 가벼운 마음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은 확실하다. 이것은 상대방이 나의 발언으로 어떤 마음을 품게 될지에 대한 배려심과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음성으로 진행되는 쌍방향의 일회성 플랫폼은 비대면 시대에 어색하면서도 적절한 기능을 갖추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초대장이 없어서 앱을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상용화되어 접근이 쉬워지면 그때의 감상을 또 글로 남겨보겠다. 

 '일회성'에 대한 의문은 아직 시원하게 답을 내릴 만큼 풀리진 않았다. 지인들에게도 한 번 물어봐야겠다. 억지로 쥐어짜낸 일회성의 장점을 쓰고 찝찝한 기분이 든다. 요조님은 또 책 이야기를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셨던데, 정말 듣고 싶다구요. !!!!! 


매거진의 이전글 쫄지마 쫄지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