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바이벌 가이드
어떤 노인이 찾아와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해.
“하나는 영원히 서울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신에 100억 받기, 다른 하나는 영원히 서울에 들어가지 못하는 대신에 10억 받기입니다.”
자, 당신의 선택은?
김동식의 소설 《밸런스 게임》중에서 단편〈서울 안에서 100억? 서울 밖에서 10억?〉의 내용이야. 언젠가부터 유행하는 ‘밸런스 게임’은 선택하기 애매한 상황에서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 게임의 묘미지. 처음에는 부먹 대 찍먹을 선택하는 질문 정도였는데 똥맛 카레와 카레맛 똥 사이에서 우리를 고민하게 하고, 월 이백 받는 백수와 월 오백 버는 직장인 중에서 고르는 질문은 누가 돈 주겠다는 사람도 없는데 괜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니까. 고민을 하다가 이걸 왜 고민하고 있는지 빵 터지는 게임이지.
스스로 서울 체질이라고 생각해? 과연 그럴까. 한국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한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가 처한 시스템에 적응해 보려고 전전긍긍하면서 사니까 결국 대부분이 서울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야 말지. 억지스럽게 맞춰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포착하지 못할 뿐이고.
내가 볼 때는 서울 체질인지 나누는 것은 ‘지루함’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안정감 속에서 오는 충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지. 그렇다면 현재 나고 자란 곳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어. 반면에 객관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새로움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성향이라면?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더 맞을 거야.
지루하다는 건 마음의 문제지. 어떤 욕구나 욕망들이 사라지면 왠지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고 식물처럼 살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는 순간 소리칠 거야. “아! 지루해!” 너는 어느 쪽일까.
“고향은 달리 말해 ‘서로 아는 곳’입니다. 저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도 아는 곳이죠. 운명을 규정짓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캐나다 한인작가 반수연 한겨레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