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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un 23. 2019

#37. 나는 어떠한 태도로 나의 삶을 대하고 있는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지인의 추천으로 킵해두었던 책이었는데, 마침 독서모임에서 읽어도 괜찮겠다 싶어서 발제로 추천하여 기회를 빌어 읽게 된 책.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당시 프랑스의 시대상이 마음 아팠고, 한편으로는 어린 아이라 더 순수하게 편견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참 좋았던 책이었다. 책은 직접 아이를 키우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아이를 도맡아 키우는 로자 아줌마, 그리고 그 중 한 아이로 나오는 주인공 모모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모는 열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나이 또래보다 더욱 성숙한 시각을 갖고 있다. 매번 자기 앞에 일어난 사건들을 깊게 생각하고 그를 바탕으로 자기 앞에 놓여진 삶에 대해 생각하는 태도를 지닌다.


아직 위험한 나이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의심 없이 환영받는 법이다. 
나는 달걀을 집어 호주머니에 넣었다. 주인 여자가 나왔고,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더 잘 끌 수 있도록 그녀가 내 뺨을 한대 올려붙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저 나이에 저러한 생각을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모모가 아이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 대목이 뜨문뜨문 있었는데 본인보다 어린 아이를 바라보는 부분이라던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부분에서 그러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언급한 대목은 마음이 정말 아팠던 대목이었는데, 그렇게 또래에 비해 성숙해보였던 모모는 결국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했던 아이임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그러한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급 나이가 들어가는 로자 아줌마를 책임져야 하고 함께 지내던 아이들보다 한두살 많았던 놓여진 환경 때문이라 생각하니 참 안타까웠다. 모모의 이러한 생각이 가장 잘 들어나는 것은 자신의 친부에게 듣고 나서 자신의 명확한 나이를 알고 나서, 책 중간중간에 언급하는 그의 '네 살을 더 먹었다.'라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네 살을 더 먹었다는 것을 알게 된 모모는 더 큰 책임감과 함께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 가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모모가 아이다우면서도 참 생각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소수자인 사람들을 편견없이 대하는 부분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모모가 살고 있는 건물에는 로자 아줌마 외에도 사회에서 조금은 벗어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데, 모모는 그 사람들을 편견없이 대하고 서로를 도우면서 사는 모습이 잘 드러난다. 아이의 편견없는 시각으로 그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나는 색안경을 꼈던 내 자신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이 이 부분이었는데, 어린 모모의 생각이 이렇게까지 닿았다는 것이 참 기특하기도 했고 소름돋기도 했다. 나는, 어쩌면 부정적인 말들만 내뱉으면서 그것들을 믿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반성, 책 제목처럼 각자 앞의 생을 참 열심이도 살아내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데 나는 남들과 같지 않은 내 생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던져주었던 고마운 책이 되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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