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두님 Nov 02. 2019

#40.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정인성의 '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꽤 유명한 공간, 책바. 술과 책을 결합한 책바 운영자 정인성님의 책.


언젠가부터 현실과 타협하게되면서 놓게 된 낭만, 일에 대한 열정. 그러한 내용이 전반적으로 담겨져 있어 일주일 동안 책을 읽었던 출근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잘 골라 반영한 책바 운영 이야기가 꽤 흥미로웠다. 책바 조만간 가봐야지, 라고 생각했던 결심을 더 앞당겨지게 만든 책이었다.


책이라는 연결고리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을 참 좋아하고 애정한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책과 술의 조합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미 경험했던 바 있기에 더욱 마음이 갔다. 독서모임 틈새 사람들끼리 술을 마시면서도 끝없이 책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대단하기도, 기분이 더 업되기도, 서로의 의견을 더욱 거침없이 말하는 그 분위기에 취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틈새의 그러한 분위기가 바뀌어버려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책과 술이 무조건 어울리지 않는 조건이라고, 말이 되냐고 단정짓는 것은, 무엇이든 경험해보지 않고 생각해버리는 것은 참 어리석은 행동이다.


부럽기도, 쉽지 않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실행력이 참 멋있었다. 그게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어느 새인가부터 그저 가늘고 길게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내가 조금은 슬퍼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문득, 치열하게 끊임없이 토론했던 그때의 틈새 사람들이 아주 많이 보고 싶어졌고,

책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읽고 싶어졌다.




내 욕구로 추동된 일을 시작하고 차츰 완성해나가는 과정, 그래서 나름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내 삶의 주체가 바로 나라는 자신감을 선물해줍니다. / 일상기술연구소, 제현주&금정연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개인주의를 저는 건강한 개인주의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건강한 개인주의란 타인의 삶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독립적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때의 즐거움은 소비에 의존하지 않는 즐거움이여야 합니다. / 김영하, 말하다



외로움과 서러움, 이 감정도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 떨쳐내야 하는 부정적이기만 한 감정이 아니다. 결국 내가 품어야 하는 내 모습이다.



특히 마지막 문장이 참 와닿았는데,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나타나 매년 계획 세우기를 포기하던 나와 같은 생각을 지닌 작가의 말이었다. 계획 세우기보다는 좀더 나를 알아가는 시간에 더 집중해보는 것으로.


더더욱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솔직하게 선택할 수 있으려면 자신을 잘 알고 스스로 단단해져야 한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652919


매거진의 이전글 #39. 역사에 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떠나는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