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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ul 03. 2016

#13. 여행지에서 엽서 보내기

여행을 가면 각자 나만의 추억으로 남기는 것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나라별 스타벅스 컵을 모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을 모으기도 하고, 엽서를 모으기도 한다. 나는 여행을 가게 되면 해당 지역의 뱃지를 사서 모으기 시작했고, 예전부터는 여행지가 바뀔때마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지인들에게 엽서를 보내는 것으로 추억을 대신했다. 그 나라 고유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엽서와 우표를 모을 수도 있고, 한국에 돌아갔을 때 그 여행지에서의 내 기분을 다시 떠올려보면서 마음을 다잡기에도 좋고, 또 지인들에게 서프라이즈 선물 겸 해서 못다한 마음을 전하기에도 정말 좋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여행지에서 엽서를 보냈던 추억들 중 기억에 남았던 기억과 엽서들에 대해 공유를 해보고자 한다.


하늘과 맞닿은 스위스 쉴트호른에서 보낸 엽서

스위스 쉴트호른의 따뜻한 햇빛아래 한시간동안 360도를 돌던 레스토랑 안에서 파르페를 한참 먹고 나와 생각난김에 옆에 있는 가게에서 엽서를 한장 샀다. 여행을 다니며 만났던 수많은 여행지와 왠지 다른 느낌. 높은 산 위에서 보내는 엽서라니, 라는 왠지 모를 설레임에 스위스의 푸르른 언덕과 케이블카, 산이 그려져 있는 엽서를 골랐다. 작성 후에 저렇게 귀엽게 생긴 우체통에 넣으면 끝- 도착하는데에는 2주가량 걸렸던 것 같다. 스위스에서 보낸 엽서는 여행 내내 나를 걱정해주던 지원언니에게 보냈던, 푸르름을 가득담은 엽서였다.


세상의 끝, 호카곶에서 소중한 친구에게 보내는 엽서

유럽 대륙의 끝이라 더더욱 의미가 있다는 호카곶- 그곳에서 한참 노을을 담기 전, 옆에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면 엽서를 보낼 수 있다고 해서 들렸다. 기억에 금액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저렴했고, 엽서들도 너무 예뻐 어떤걸로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겨우 고른 엽서. 당시 이렇게 아름다운 선물을 준 호카곶에서 위안을 주고 싶은 친구를 꼽아 엽서를 보냈다. 엽서를 산 후에 작성하고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금액과 내면 한국에 보낼 수 있다. Korea를 써야하나 South Korea를 써야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옆사람이 쓴 엽서 주소를 슬쩍 곁눈질로 컨닝해서 보낸 엽서. 노을지는 호카곶의 모습이 담긴 엽서가 매우 마음에 든다고 했던 친구의 기뻐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트램이 예뻤던 리스본에서 보내는 엽서

포르투에 대한 주변의 선호도가 전반적으로 높았던 지라 별 기대하지 않았던 리스본. 그러나 개인적으로 포르투보다도 리스본에 대한 추억이 더욱 많이 남고 너무 예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었다. 포르투갈을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비록 그로 인해 내 부츠가 망가져 버려야만 했지만 예뻤던 돌길, 그리고 그 사이를 삐그덕 거리며 오가던 트램들. 그 모습이 담긴 예쁜 엽서를 찾겠노라고 여러 상점을 뒤지다가 겨우 발견한 마음에 드는 엽서. 당시 유럽에 대한 로망이 그닥 없다는 친구에게 이 엽서를 보내며, 꼭 다음에는 유럽에 와보라고 권장하는 엽서를 보냈었다. 여전히 그립고 그리운 리스본, 그리고 트램.


오스트리아 빈 에서 보내는 엽서, 그리고 훈데르트바서의 센스있는 우표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누군가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훈데르트 바서의 건축물 들이었다. 다른 곳들도 너무나 좋았던 빈이었지만, 그중에서도 사람도 한적하고 너무 예뻤던 이 건축물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그 와중에 방문을 기념하고 싶어 고르고 골라 득템한 귀여운 우표. 그만의 스타일이 담긴 우표였어서 세트로 구매하고 싶었지만 너무나 비싼 금액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마음을 다잡고 나에게 보낼 엽서에 한장, 지인에게 보낼 엽서에 한장을 구입하였다. 너무 귀엽고 센스있는 그림에 개인소장을 안할 수가 없던 우표. 빈에 들릴 일이 있다면 구입할 것을 강력 추천한다.


귀여우면서도 19금 느낌(?), 잘츠부르크의 귀여운 우표

예상치 못한 우표였다. 우체국에 가서 international stamp를 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 우표를 받는 순간 '어머!' 싶으면서도 득템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19금 느낌이 나면서도 귀여운 우표라니. 지인에게 붙일 우표로 산 거였는데 도무지 개인소장 없이 보내기엔 아쉬워서 나에게 보낼 엽서에 붙인 후, 다음날 다시 우체국에 가서 다른 우표를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낭만적인 여신 느낌이 났던, 체코의 프라하 우표

해외 여행을 가서 엽서를 부치게 되면 늘 우체국에 가서 직접 부치고 말았기에 우표를 직접 처음으로 샀던 것은 체코의 프라하에서가 처음이었다. 무심코 우체국에서 구입했는데 생각외로 너무 예쁜 우표를 건네주셔서, '아 여행할 때마다 꼭 우표를 사야겠다.'라는 생각을 처음 만들어준 프라하의 우표. 시계탑이 상징인 점을 이용하여 고급스러운 여신 느낌을 잘 살렸던 이 우표덕에 여행지에서 엽서를 부치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그랬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우표이다.



눈에 담은 모습을 그대로 담아 보낸 엽서

포르투는 정말 낭만적인 곳이었다. 그곳에서 보이는 동루이스 다리가 보이는 뷰를 담은 엽서를 사고 싶었고, 생각보다 예쁜 엽서가 없었다. 길 곳곳을 돌아다니며 보이는 기념품 가게를 섭렵하며 보이는 비슷한 디자인과 사진의 엽서를 보며 아쉬워하던 찰나에 발견한 엽서. 내가 동루이스 다리를 보며 느꼈던 감동이 그대로 담긴 엽서였다. 사실 노을이 좀더 담겼으면 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만족하니까! 라는 생각에 구입했고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나중에 꼭 한번 남편과 와보라며 추천하는 엽서를 보냈다. 그때 그 엽서에, 나의 두근거리는 설레임이 함께 담겼길 바라며.


**

여행지에서 누구나 추억남기기는 다른 형식으로 진행된다. 나처럼 엽서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들은 같은 포즈로 다른 공간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특정 기념품을 모으기도 한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은, 어떤 추억을 남기고 계시나요? 그 추억을 떠올려보며, 여행에서의 즐거운 기억도 함께 떠올리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하는 바램을 담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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