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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Aug 03. 2016

#24. 여행지 야경 Best of Best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는 바로 야경 구경! 혼자 다닐때는 쉽게 다니기 어렵지만, 민박집에서 동행을 만나거나 동행자가 있을 경우에는 꼭 야경 구경을 빼놓을 수가 없다. 여행을 다녔던 곳 중에 야경이 정말 Best였던 곳 몇곳을 소개해보려 한다.



싱가폴 플라이어에서 내려다본 싱가폴 야경

여행지에 가서 촌스럽게 무슨 대관람차, 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난 대관람차를 좋아한다. 고소공포증이 그렇게나 심해서 안에서 요지부동으로 서있긴 하지만, 그 도시를 전반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특히 대관람차를 타기 좋은 때는 해가 막 지기 시작하는 노을 지는 때에 타기 시작해서 야경까지 보고 내려오는 시점인데, 싱가폴 플라이어는 그런 의미에서 타이밍이 참 좋았다. 같이 탄 중국인 가족 중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바람에 고소공포증이 더해져서 가운데 의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나를 일으켜 세웠던 싱가폴의 야경들. 정말 멋있었고 덕분에 엉거주춤 일어서서 셔터를 누르게 만들어준 싱가폴의 풍경. 조금은 촌스러울지 몰라도 싱가폴에 가게 된다면 플라이어를 한번쯤, 야경 볼겸 해서 타볼 것을 추천한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낮만큼 아름다운 곳

파리에서 머물 때, 중심이었던 루브르 박물관을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마주할 일이 많았다. 그중 가장 루브르 박물관에게 반했던 시기는 바로 밤. 미술관을 구경하고 딱 나왔는데 해가 저물기 시작했고, 낮과 밤이 오묘하게 교차하던 그 시각에 바라봤던 루브르 박물관과 그 주변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안보고 갔으면 정말 아쉬웠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추위도 잊고 한참 이곳을 서성이게 만들었던 풍경. 루브르 박물관을 갈 일이 있다면, 해가 질때쯤 나오는 코스를 짜보자. 해가 오묘하게 지는 순간에 만나는 루브르 박물관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우니!



훗카이도 오타루의 신비로운 야경

훗카이도 오타루는 여러 뮤직비디오나 영화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 오타루 운하를 보고 그 근처의 거리를 둘러보면, 어둑해지면서 빛을 발하는 불빛과 야경, 그리고 쌓인 눈이 어우러져 신비한 느낌을 자아낸다. 뜨근한 국물이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 '러브레터'의 잔잔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 참고로 어둑해지면서 '와 벌써 저녁이야?'하고 시계를 봤는데 오후 네시라서 너무 당황했다. 거의 야밤같은 분위기였는데.. 겨울엔 일찍 어둑해지니 오타루 운하만 보고 지나갈 것이 아니라, 이 거리도 쭉 둘러보면 좋을테니 어둑어둑해질 때 한번 들려볼 것.



야경, 하면 역시 경주의 안압지

경주라는 장소를 굉장히 좋아한다. 고즈넉하고 왠지 모를 평온함이 느껴지기 때문에, 종종 여행을 가게 되는 곳. 그리고 안압지는 저녁이 되면 꼭 야경을 보러 간다. 야경을 보러 갈 때마다 사람이 들끓지만, 그래도 그마저도 좋은 이곳. 예쁜 불빛, 그리고 그 불빛과 어우러지는 고풍적인 느낌, 나무들, 무엇보다 그 아래 물에 비치는 안압지의 풍경은 정말 최고이다. 한바퀴 쭉 둘러보면 작은 산책길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좋은 산책길이 되니, 경주에 가게 된다면 특히 꼭 밤에는 이곳 안압지에 야경을 보러갈 것을 강추한다.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야경을 맞이할 수 있는 몇 곳 안되는 곳 중 하나라 자부할 수 있다.



유럽에서의 야경은 이곳이 으뜸,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어부의 요새

사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야경을 보러 갈때 날이 너무 추웠어서 '야경은 무슨, 집에 얼른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컸다. 민박집에서 단체로 택시를 콜해서 올라간 어부의 요새 근방이었는데, 발이 얼것 같은 느낌에 동유럽의 겨울을 한껏 느끼게 했었다. 그러나 그곳에 올라서서 본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정말 '와-'싶었다. 유럽에서 본 야경 중 최고였던 부다페스트. 왜 사람들이 이곳 야경을 보기 위해 오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 마주친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마치 금빛같은 느낌이었다. 낮의 느낌도 참 좋았던 부다페스트였는데 야경 또한 정말 최고였던. 생각보다 처음 마주한 허름한 기차역에 반해 전반적으로 좋았던 부다페스트. 가게 된다면 꼭 야경투어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낮에 본 느낌과 또 다른 느낌, 로마의 콜로세움 야경

로마는 별로 기억에 좋지 않은 도시였다. 낮에 기분좋게 혼자 다니다가 이상하게 말을 걸며 접근했던 아랍계열의 아저씨부터 해서 너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소매치기에 전전긍긍했던 곳. 그래서 정말 맛있는 길거리 음식 먹을 때 외에는 항상 마음을 졸이고 좋지 않은 기억이 많았던 곳이었는데, 저녁때 민박집 동행들과 함께 만난 야경은 정말 멋있었다. 콜로세움을 처음 낮에 봤을 때도 참 웅장하고 멋지다, 싶었는데 밤에 야경으로 만난 콜로세움은 또다른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리고 구석구석 마주한 로마의 야경들은, 불빛과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도시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로마는 개인적으로 혼자 다니기에는 살짝 무서운 곳이라 생각한다. 특히 한인민박이 몰려있는 떼르미니 역 근처는 어둑한 골목은 정말 으슥하다. 그러니, 야경 투어를 하게 된다면 단체나 여러명이 함께 몰려다닐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지는 말자. 포기하기에 로마 야경은 너무 매혹적이니 말이다.



런던아이에서 내려서 우연히 마주친 런던의 야경

런던아이에 올라 한참을 런던에서 만날 수 있는 노을과 풍경을 잔뜩 감탄을 자아내며 구경하고 내려왔는데, 마침 해가 지고 있었다. 어둑해질 무렵 마주한 런던의 야경에 또다시 탄성을 자아냈던 기억이 떠오른다. 특히 크리스마스때쯤이라 런던아이 아래쪽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었는데, 그 화려한 빛과 느낌이 야경과 참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설레이는 기분에 혼자 그곳을 거닐며 핫도그도 사먹고 맥주도 마셨었는데. 런던아이는 꼭 해가 질때 타서, 해가 진직후에 내릴 것을 권장한다. 그러하면 정말 예쁜 런던 풍경과 더불어, 해가 막 지는 런던의 모습까지 마주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야경은 역시 낭만가득한 프라하의 까를교, 프라하성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명한 프라하는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2006년 월드컵때 독일을 방문하면서 프라하에 대해서 남았던 기억은, '야경이 정말 예쁘다'였다. 그러다가 근 10년만에 찾은 프라하는 역시나 야경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낭만적이었다. 아마 유럽을 다니며 야경을 보며 이렇게 안도감이 느껴졌던 도시는 프라하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이 나의 성능이 낮은 카메라와 아이폰에 담기에는 너무 부족했고,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함께 동행했던 동생의 dslr에 담긴 사진으로 대신해야했다. 그러나 눈으로만 담기에도 너무나 예뻤던 이곳. 프라하에 간다면 꼭 까를교를 건너가 프라하성까지 산책로를 따라 가보길 바란다. 너무나 예쁘고 낭만적인, 프라하의 풍경을 눈에 가득 담을 수 있을 것이니.



한국인에게 익숙한, 일본의 명동같은 오사카 도톤보리

일본의 오사카를 참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동시에 자아내기 때문일 것이다. 오사카 방문만 해도 4번 정도 되는데 오사카 여행 중에 꼭 가는 곳은 도톤보리. 한국인들에게 한국의 명동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곳이라 한국 관광객들을 어마어마하게 만날 수 있다. 이곳을 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맛있는 먹거리들이 잔뜩 즐비해 있기 때문인데, 이곳의 야경 또한 참 근사하다. 도톤보리를 가로지르는 천 양 옆으로 늘어져 있는 등의 야경뿐만 아니라, 온갖 현란한 간판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저만치에서 바라보는 야경 또한 참 예쁘다. 예전엔 이렇게까지 붐비지 않았는데 요즘같은 성수기에 가게 되면 관광객이 너무 많아 일본같지 않은 느낌이 강한 오사카의 도톤보리. 그래도 가게 된다면, 이곳의 야경도 볼만 하니 한번 구경해볼 것을 권한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인, 싱가폴의 클락키 야경

싱가폴에 도착하자마자 저녁을 먹기 위해 간 곳은 바로 싱가폴의 클락키였다. 별 기대없이 간 곳이었는데 어둑어둑해지면서 이곳저곳 불빛을 뿜어내며 예쁜 야경을 발하는 클락키의 모습에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여기저기 퍼져있는 맛집들과 펍 분위기에 한참을 압도당했던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먹었던, 유명한 칠리크랩 '점보'맛집은 정말 강추할 정도로 맛있다! 현지에 계시던 지인 분 덕에 예약도 말끔하게 하고 가서 대기없이 먹을 수 있었던 곳. 이곳의 예쁜 야경을 보며 야외에서 먹을 수 있으니 꼭 가보시길.



야경은 뭐니뭐니해도 파리의 에펠탑

사실 내게 야경은 뭐니뭐니해도 에펠탑의 야경이 최고였다. 사이요궁에 딱 내리자마자 보인 에펠탑에 '아, 정말 유럽에 왔구나'하는 생각과 '드디어 봤다, 에펠탑을' 이라는 만감이 교차했던 에펠탑. 그리고 파리에 머물렀던 약 5일간을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에 들리곤 했다. 아침, 오후, 저녁으로 마주했던 에펠탑. 그리고 시간대별로 변화하며 빛을 뿜어대던 에펠탑의 야경도 너무 멋있어 영상으로 남겨두었다. 얼마전에 파리를 잠시 들렸을 때는 주변이 공사중이라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곳이 마음에 남는다. 에펠탑의 야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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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우아'하면서 보는 야경이 내겐 별 감흥이 없을 수 있꼬, 남에겐 별 감흥이 없던 야경이 내겐 감동으로 남을 때가 있다. 여행하면서 마주했던 야경들 중, 내가 손꼽을 만큼 베스트오브 베스트였던 기억을 모아 공유해보았다. 아마도 그 순간이 더욱 찬란하고 아름답게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당시 나의 즐겁고 들뜬 기분과 함께한 사람들과의 순간들과 그러한 것들이 한몫 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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