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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Oct 17. 2017

#36. 뉴욕에서 보다.

한국에서도 뮤지컬을 좋아하는 편인 내게, 뉴욕에서의 몇 가지 목표 중 하나는 뮤지컬을 보는 것이었다. 여건이 된다면 로터리로 싸게 몇 편을 더 보는 것이 목표였지만, 아주 운이 없게도 한번도 당첨되지 않아 결국 당일 예매로 2번, 한국에서 미리 예매해간 것으로 1번 해서 총 3편을 보았다. 아쉬운 일정이었지만, 세 편을 본 것만 해도 꽤 좋은 경험이 되었다.


1. 킨키부츠 (Kinky Boots)

로터리가 꽤 쉽게 될 거라고 했던 킨키부츠 마저도 한번도 로터리 당첨이 되지 않았다. 아쉬워 하던 찰나에 여행 첫 날 날씨가 꾸물꾸물하고 비가 오락가락해서 뮤지컬을 볼까 싶어 tkts에 가서 당일 표를 구매했다. 꽤 좋은 오케스트라석 자리 표를 5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기대를 엄청했던 것에 비해 아쉬움이 사실 컸다. 무대가 국내보다 완전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면서 화려한 부분이 있었고, 무엇보다 시차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로 보아 반은 졸면서 보았다. 그래도 꽤 가까운 자리에서, 화려한 부츠를 신은 남자 배우들의 화려한 춤을 볼 수 있었던 것만큼은 꽤 괜찮은 볼거리가 되었다.



2.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

국내에서 예매해서 갔던 오페라의 유령. 한국에서 팬텀을 보고 완전 반하기도 했고, 런던에서 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담아 예매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는 3층이어서 거의 기울어지기 직전의 머나먼 자리. 다소 아쉬움이 강했고 다음부터는 절대 3층은 예매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 경험이었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이루어졌던 MAJESTIC 공연장. 화려한 네온사인을 저녁 공연 때 마주하니 역시 뉴욕의 화려함이 드러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페라의 유령은 기대에 비해서 살짝 아쉬움이 있었다. 무대도 국내가 더 화려하고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듣고 싶었던, 주인공이 여 주인공을 지하로 안내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넘버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꼭 듣고 싶었던 곡이어서 그랬던 것인지, 소름이 돋았던 것인지, 다른 무대에 비해 잔잔한 화려함에 반해서인지. 전체적으로 아쉬움은 있었어도 그 넘버를 들은 것만으로도 전부가 되었던 오페라의 유령.




3. Sleep no more

뉴욕에 있는 친구들이 꼭, 이것만은 보고 가라고 추천했던 공연, sleep no more.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기반으로 스토리가 짜여진 뮤지컬로, 뮤지컬로 보기보단 퍼포먼스로 보는 것이 더 나을 듯한 공연. 호텔 한 건물의 100개가 넘는 방을 무대로 삼아 배우 여러 명이 여러 방을 오가며 춤을 추고 연기를 한다. 3시간 가량 관객들은 가면을 쓰고 원하는 배우를 따라다니며 공연을 관람하는데, 이 배우를 따라다니다가 저 배우를 따라다니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비록 스토리가 전부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 어디에서도 경험해볼 수 없는 경험을 했던 공연. 분위기는 조금 오묘하기도 하고 노래가 무섭기도 해서 무서운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옆에 모르는 여자분 팔을 덥썩 잡고 말았다(-_-) 게다가 사람들이 배우가 움직일 때마다 우르르 따라 뛰어가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세 공연 중 손꼽을만큼 가장 재미있었던 신선했던 공연. 


https://mckittrickhotel.com/sleep-no-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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