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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Dec 25. 2017

#44. 뉴욕에서 읽다.

뉴욕 여행에서 목표는 뮤지컬이기도 했지만, 서점 탐방이기도 했다. 책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서점 분위기를 좋아하기도 해서, 여행가면 꼭 들려보고 싶었던 곳들을 리스트로 뽑아 챙겨갔다. 뉴욕 여행 중 일정이 워낙 많아 많은 곳을 들리지는 못했지만 들렸던 곳들에 대해 추억을 공유해본다.



Amazon books


아마존 북스는 팀에서 IT관련 트렌드 이야기할 때 꼭 가고 싶던 곳 중 하나 였는데,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책 뿐만 아니라 킨들이나 에코 등 아마존 IT기기들을 자연스럽게 엮어서 판매하는 공간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어서, 서점 이라기보다는 아마존 복합공간인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특히 아마존 북스는 대부분 리뷰가 함께 붙어 있어 추천 받기에 좋았다. 국내에서는 베스트 셀러 위주로 배치 되어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아마존은 스테디 셀러나 리뷰, 추천 순 등으로 배치 되어 있어 색달랐다. 최근에 국내 독립서점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배치된 것을 본 기억이 떠올라, 국내도 아마 비슷한 형태로 변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리뷰가 함께 붙어있는 아마존 북스


아마존 북스는 가격이 붙어있지 않은 점이 특이했다. 책을 들고 근처 바코드 기기에 갖다 대면 금액이 표시되는 형태였는데, 오프라인에서의 사용자가 관심있어 하는 책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온라인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행태를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온라인에 워낙 익숙한 국내에서는 너무 불편한 기능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나중에 적용된 후에 얼마나 잘 적용되어 어떻게 활용했는지 후기를 들어봤으면 싶었다.


아마존 북스를 둘러보고 나오면서 책 분류에 한번 더 미소가 지어졌었는데, 그것은 바로 남다른 분류법 때문이었다. 닌텐도 캐릭터 인형 분류법에 '닌텐도 캐릭터 세계를 탐험해라!'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 외에도 책이나 카테고리를 분류하는 타이틀이 국내에서 보는 '인문', '경영'같은 일반적인 타이틀이 아니라서 접근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 간다면, 한번은 색다른 서점 경험을 해보기에 좋은 곳이니 꼭 들려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캐릭터 세계를 경험하라!




STRAND BOOK STORE

뉴욕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들리는 서점 중 한 곳인 스트랜드 서점. 국내에서 보는 대형서점과 사뭇 다른 분위기에 입이 떡 벌어졌던 곳. 게다가 디자인 관련 용품들도 많이 판매하고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머물었던 곳이었다.


스트랜드 서점은 고서점 같았다. 책꽂이에 꽂혀있던 책들은 마치 해리포터 도서관에 나오는 책들 같았고, 그래서 더 외국에 온 느낌이 물씬 들었다. 아쉽게도 책들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짧은 영어 실력 덕에, 책을 제대로 구경하기엔 어려움이 따랐다.


카테고리 별 아이콘이 그려져 있는 스트랜드 서점
스트랜드 서점에서 구매한 귀여운 책갈피


책 분류법이 아마존 북스만큼 특이하진 않았지만, 분류에 따라 귀여운 아이콘이 그려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알록달록하게 배치되어 있던 책들도 예뻤고, 저렇게 방치되어 있는 사다리도 낯설지 않은 조화에 눈길이 갔다. 이전에 리스본에서 들렸던, 해리포터 도서관 배경이 되었던 도서관이 생각났던 분위기. 천정의 파이프나 옛날 선풍기, 오래된 분류법, 책장을 쭉 둘러보니 그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더 이곳을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 좀더 머물었다면, 하루 이틀이고 들렸을 법한 이 곳. 뉴욕에서 가장 좋았던 서점 중 한 곳으로 손꼽을만 했다.




MCNALLY - JACKSON

처음에 일정이 있던 곳이 아니었던 MCNALLY JACKSON 책방. 대표님께서 페이스북에 올리는 뉴욕 여행기를 보시더니 리플로 추천할만한 블로그를 알려주셔서 그곳에서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서점이었다. 이미 이 근처를 여행했던 지라 또 가는 것에 대해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무리해서 들렸던 곳이었다.


서점은 이전에 들렸던 아마존 북스와 스트랜드 서점만큼 매력적이지도, 기억에 남을만큼 특이하지도 않았다. 그저 사람이 꽤 많이 있었고, 각자 책에 몰두하고 있었고, 내부에 함께 있는 카페가 붐볐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근방에 서점 외에도 같은 브랜드의 문구사가 있다고 해서 들렸는데, 그곳이 너무 좋았다. 인생 펜도 득템한 곳!


들어선 순간 입이 딱 벌어졌는데, 벽 한면을 빼곡하게 채운 펜들 때문이었다. 펜을 미리 써보고 구매할 수 있었는데 너무나 많은 종류의 펜들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직도 이 곳을 지키시던 점원 어르신이 곱게 포장해주시던 고운 손이 기억에 남아, 이곳에 대한 기억이 더 좋게 남는 듯 싶다. 이곳에서 만난 인생 펜은 국내에 돌아와서도 잘 쓰고 있고, 내년에도 추가 구매하여 쓸 예정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그곳 현지의 분위기를 반영한 서점들 분위기에 한껏 취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서점 자체의 분위기보다도 그곳에서 책에 집중하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에 더 매료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책은, 그러한 힘이 충분히 있으니까. 다음 여행지도 어디가 되었든 간에 꼭 서점을 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날이 조금 풀리면 국내 작은 동네 서점들도 투어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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