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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Feb 13. 2018

#8. 정상인 사람들에게 제거되지 않기 위한 발버둥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을 읽고.

책 흡입력이 너무 커서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 책, 편의점 인간. 책을 덮으면서 어찌나 마음이 짠하던지,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주인공들에 대한 내 마음은 안타까움이 더 컸다. 책에서는 조금 다른 범주의 주인공들을 비정상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그들은 남들과 비슷비슷한 편의점 인간이 됨으로써 세계의 정상적인 부품이 되었다 느끼게 된다.


그때 나는 비로소 세계의 부품이 될 수 있었다.
세계의 정상적인 부품으로서의 내가
바로 이날 확실히 탄생한 것이다.
아침이 되면 또 나는 점원이 되어
세계의 톱니바퀴가 될 수 있다.
그것만이 나를 정상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그렇게 버티던 주인공이 정상적인 사람이 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을 차차 베껴가면서였다. 그들이 주변 사람들을 베껴가고 비슷해질수록, 사람들은 그들을 환영하고 같은 무리로 대했다. 이는 차별점 없이 비슷하게 변해가는 현대인들, 그리고 세계가 정해놓은 '정상'이라는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는 책 제목인 '편의점 인간'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전염하면서
인간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나이가 찼는데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취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섣불리 ‘비’정상인으로 취급해버리고 훈계를 두고 선을 그어버린다. 정상이라 말할 수 있는 기준이 사실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정상 세계는 대단히 강제적이라서 이물질은 조용히 삭제된다.
정통을 따르지않는 인간은 처리된다.
고치지 않으면 정상인 사람들에게 삭제된다.


다른 사람과 동일한 '정상인'이 되기 위해 주인공들이 선택한 방안들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마지막에 눈살이 찌푸려 졌다. 그러나, 오죽했으면 그러한 선택을 했을까 싶어 마음이 아팠다. 모두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우리는 쉽게 남을 그렇게 판단해버린다. 어쩌면, 책 속의 주인공처럼 본인도 남들과 같이 정상인인 것처럼 보이는 연극을 하고 있진 않은가 돌이켜 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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