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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Jul 28. 2018

#22. 스타트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면, YC처럼

'Why, YC'를 읽고

꽤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스타트업계의 하버드인 에어비앤비와 드롭박스가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미국 Y Combinator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 사실 처음에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YC는 처음 접하는 이야기였고 스타트업계에 종사하지도 않는 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흥미가 더해졌던 이유는 YC가 스타트업에게 던진 질문들이 나에게도 생각거리를 함께 던져줬기 때문이다.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내가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서비스를 만들면 좋을지, 그리고 좋은 팀이란 어떤 팀인지, 어떤 고민을 담아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질 수 있어 책을 덮으면서는 'Why, YC'라는 제목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 Combinator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스타트업을 뽑아 지원해주는 곳이다. 인터뷰를 통해 YC의 일원으로 합격하게 되면, 약 3개월 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들은 서로 도우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 책은 YC에 참여했던 국내 스타트업인 시어스랩, 샌드버드, 미소, 브레이브모바일, 심플 해빗, 미미박스. 총 6개의 스타트업 대표의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는데,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해외 진출을 앞둔 스타트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그 누구도 YC에서는 지시하지 않는다

YC의 갸쟝 특이한 점이라 생각들었던 것은, 투스데이 디너나 그룹 오피스 아워 등 가끔 진행되는 정규 프로그램 외에 특별하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이었다. YC는 정규 프로그램을 최소화하고 창업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부분이 국내와 가장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이었는데, 이는 국내와 해외 교육 시스템에서도 종종 느끼던 바였다. 국내는 정규 교육 프로그램이나 시스템화되어 똑같이 배우고 나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해외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게 만드는 조금은 방임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러한 문화 때문인지, YC는 창업자들이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딱 주기보다는 네트워크를 최대한 지원해주고 스스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아마도 이러한 접근은 3개월 간의 YC가 끝난 이후에도 스타트업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마련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미미박스의 하형석 대표는 YC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지는 않지만, '이번주에 정말 중요한 우선순위대로 일하고 있나요?'라고 매주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큰 생각거리를 준다고 했다. 말 그대로 자기 깨우침을 통해 성장을 독려하는, 가장 어려운 임무를 YC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일하는 일원도 서비스의 일부다.

YC는 서비스 자체만이 아니라, 팀 구성이나 운영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보였다. 책에서 언급된 '좋은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는 사람. 스스로 책임을 갖고 팀원들에게 그 책임감을 넘겨줘서 이 사람이 나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문구가 참 와 닿았다.
심플 해빗의 김윤하 대표는 성장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 피드백을 자유롭게 주고받아야 하고, 성장을 모두 경험하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있으나, 열심히 일했고, 좋은 팀원을 만났고, 함께 좋은 미션을 위해 일했다고 생각한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좋은 팀에 대한 정의를 찾고 있던 내게 기억에 참 많이 남는 말이었다.


YC는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사용자'를 중심으로 할 것을 강조하고 서비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해당 서비스가 어떻게 사용자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구체적이지만 굉장히 본질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YC에 소속되었던 스타트업들이 매출을 최우선으로 두며 서비스를 개선해나갔다면, 아마 지금의 성공으로 이어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언급된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모두 작은 고민에서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믿을 수 있는 가사도우미가 있다면, 바쁜 직장인들이 틈틈이 명상할 수 있다면. 그들은 작은 고민을 해결하고자 실천으로 옮겼다. 그러나 그들은 사용자를 우선으로 두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고 반영하며 사용자의 일상으로 스며들기 위해 개선해나갔다. YC를 졸업한 후에도 스타트업들이 그 점을 잊지 않고 서비스의 본질을 잊지 말라고, YC는 그 질문을 계속 던졌던 것일지도 모른다. 


YC에 소속되었던 스타트업들이 얻은 것은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서로 도와가며 상생하는 방법, 조직 내에서 잘 협력하는 방법, 서비스의 본질을 흐리지 않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 그들은 그 방법들을 어떻게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와 생각하는 방법을 가장 큰 자산으로 얻었을 것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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