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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님 Sep 09. 2018

#25.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해서

이성규의 '사라진 독자를 찾아서'

나에게 '저널리즘'이란 단어는 조금 생소했다. 이전에 회사 사람들과 언론의 제대로 된 역할은 어떤 것일까? 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만 해도, 나는 일반 대중들이 모르는 사실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 그것이 뉴스가 해야할 일이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라진 독자를 찾아서'를 읽고 나니, 나의 생각이 조금은 단편적이고 짧았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 내용이 쉽지만은 않아서 술술 읽히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게 조금 낯설고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언론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던 고마운 책이었다.




발전에 따른 언론사의 변화 시도


책에서는 기술의 발전, 그리고 독자들의 변화로 인해 언론사가 가져야 할 방향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대량 맞춤 사회에 따른 대중매체의 의미 변화 또한 이에 한 몫을 하게 된다. 대중이라는 단어 자체가 대량 생산이 확립되면서 기존의 긍정적 의미가 없어지고 수량적 의미로 가치가 떨어져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따라 언론사는 어떻게 역할을 가져야 할까. 저자는 스토리텔링의 반영, 새로운 기술이나 하드웨어의 발전과의 결합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뉴스에 스토리텔링을 반영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인 것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사용자들의 몰입을 극대화하기에 스토리텔링이 가장 적합하다는 사실은 나 또한 알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이 사용자들의 생각을 편향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으로 언급되는 새로운 기술과의 결합을 읽으면서, 얼마 전 중앙일보에서 만든 News10과 네이버에서 만든 Disco라는 앱이 떠올랐다. News10은 그날의 주요 뉴스를 10개 추려 사용자에게 보여줌으로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음성으로 읽기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최근 기술과 결합하여 즐거움을 더해주었으나, 한편으로는 편집된 뉴스만을 보여줌으로써 모든 소식이 아니라 추려진 소식만을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의 Disco 앱은 내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를 기반으로 관련 뉴스 소식들을 전달해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앱이다. News10처럼 최근 소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용자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 있어 다르게 접근하고 더 관련성이 높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러한 뉴스 제공업체나 언론사의 시도는 다양하게 보이고 있다. 아마도 이전에 이러한 제공을 통해 기존에 언론사가 갖고 있는 공정성이나 객관성을 잃는 다는 것, 그것이 어떠한 행동을 유도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조심스러웠던 예전의 모습에서 조금씩 탈피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좋은 언론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여전히 책을 덮으면서도, 나는 좋은 언론사의 제대로 된 역할이 무엇일까, 에 대한 답변을 얻지는 못했다. 특히 책에서는 해외 사례가 꽤 많이 담겨져 있는데,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환경과 민족성이기 때문에 과연 해외 사례를 국내에 반영하기에 어려움이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 공유 경제라든가,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머뭇거리는 우리나라의 사례들을 들여다봐도 이러한 점들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 등의 사례를 들여다보면서, 많은 시행착오 끝에 좋은 결과를 도출해나간 점 등은 조금은 오래되고 보수적인 우리나라 언론사에 빗대어 보았을 때, 시도 자체만으로도 좋은 접근이었다는 사실에 한번쯤 들여다보고 시도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키의 경쟁 상대는 닌텐도'라는 말 처럼, 언론사의 경쟁상대를 더이상 언론사로만 좁게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가 급변화하는 시대에서, 그러한 접근은 언론사가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다만 그렇다면 꼭 장사하는 미디어가 되어야 할까? 라는 의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언론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콘텐츠를 적절하게 결합시켜, 수용자가  뉴스를 잘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뉴스가 옳은지 아닌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결국 수용자의 몫이고, 그것을 뺏어버린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접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8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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