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들은 난리다.
몇 년 전에는 과제를 AI를 사용해서 내는 것에 대한 단순하고 직관적인 우려가 주요한 논쟁거리였다면, 지금은 AI 시대에 어떤 교육을 해야 하고 어떤 인재상을 제시해야 하는 지로 논점이 옮겨갔다. 며칠 전, 우리 대학에서 학부 과정에 대해 동료들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모든 시험을 교실 내 지필고사로 바꾸겠다는 의견부터 적극적으로 AI를 수용하고 나아가 AI 사용에 대한 윤리적 부분,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활용법, 인간지능과의 공존에 대한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를 포함하여), 굉장히 긴 스펙트럼 안에서 논의가 진행되었다.
최근 송길영 박사의 [시대예보] 시리즈 중 경량문명에 대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걱정보다 매우 흥분이 되었고 나의 가능성, 조직의 여러 자원에 기대지 않고도 내가 개인적으로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너무나 신나게 느껴졌다.
(약간의 음모론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AI가 인간을 침범하고 지배할 거란 우려, 심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언론 등은 어찌 보면 오히려 이미 닥친 현실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AI로 더 이상 조직에 기대지 않고도 개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문이 열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한글 창제 시 세종대왕이 맞닥뜨려야 했던 각종 반발을 생각해 보자. 얼마 안 되는 권력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지식, 책을 통한 진보를 일반 백성들도 쉽게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두려움이 어쩌면 그들의 반발에 불을 지폈을지도... 물론 새로운 기술, 문명, 문화가 우리 사회에서 시작될 때에는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사람을 믿는다. 결국 AI를 인류의 유익을 위해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 믿는다. 이미 여기저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열띤 토론만 봐도 그동안 우리가 진보하고 진화해 온 것처럼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