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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 and Jun 01. 2020

23년째 같은 몸무게를 유지하는 방법

키 165, 몸무게 52

나는 지금 40대이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2kg내외에서 (임신시를 제외하고)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165cm에 52kg은 모델처럼 날씬한 몸은 아니지만 그냥 평범한 나같은 사람에게는 건강하고 쇼핑할 때 옷 고르기 쉬운 그런 편리한 몸이다.

내가 몸무게 유지에 아주 공을 들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23년이나 같은 몸무게를 유지해 왔다는 자부심이 있기도 하고 이젠 이 기록이 좀 아까운 마음에(?)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서 한 번 그 방법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나의 식단 핸디캡 극복

일단 나에게는 핸디캡이 있다. 바로 맥주, 아이스크림, 튀긴 음식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하겐다즈 한 통을 사면 혼자서 그 자리에서 다 먹는다. '다 먹는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만 먹어야지' 하면서도 멈출 수 없다는 것이 핸디캡! 그래서 아이스크림은 절대 나 혼자 있을 때 사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온 가족이 같이 있을 때만 아이스크림을 사면, (어쩔 수 없이) 나눠 먹기 때문에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

튀긴 음식의 경우는 그나마 컨트롤이 된다. 하지만 안 먹을 수는 없기 때문에 횟수를 제한하여 먹는다. 예를 들어 하루에 튀긴 음식은 한 번만 먹는다는 규칙을 정해놓고 먹고 있다. 

그리고 맥주. 맥주는 아이스크림과 튀긴 음식의 하이브리드 상황이다. 일단 어두워지면 '오늘은 맥주를 마시지 말아야지'라고 생각을 하다가다도 어느 순간 뭔가 읽거나 쓰다가 잘 안 풀려서 멈추지도 못 하고, 잠도 못 자게 되는 경우, 결국 맥주를 또 마시게 되는 out of control 의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맥주 또한 안 마실 수는 없기 때문에 일주일에 몇 번으로 정해 놓고 마시고 있다. (횟수는 자랑스럽게 밝힐 정도는 아닌 게 함정 ㅠㅠ)


어느 날 밤, 낮에 남은 반찬을 반주 삼아 갑자기 준비한 술상


운동과 야외 활동

대신 운동과 야외 활동에 대해서는 나름 꾸준한 생활 습관으로 잘 실천하는 편이다.

중학교 때 검도를 시작으로 이후 재즈댄스, 합기도, 마라톤, 수영에 걸쳐 생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활동량 자체가 많은 듯 하다. 출퇴근 시에도 많이 걷고, 주말이나 여행을 갈 때에도 항상 하이킹을 즐기고 있다.

철인이종대회에서, 그리고 공원에서 조깅 후


그래서 이런 생활 패턴을 가진 내가 몸무게를 유지하는 방법은,


1. 칼로리를 제한한다.

하루 칼로리를 현재에는 1200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하루에 쌀밥은 한 공기, 주 메뉴로 튀긴 음식 (예, 돈가스, 튀긴 만두, 닭튀김 등)은 하루에 한 번만, 과일을 적당히 먹고, 커피는 아메리카노 뜨거운 것만 마신다.

자기가 포기할 수 있는 것과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정해서 그 안에서 조절을 해야 오래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저녁은 거의 먹지 않고 (밥 3숟갈과 반찬 조금) 밤에 맥주를 마시되 안주를 먹지 않는다. 물론 치팅 데이가 가끔 있기는 하다. 활동량을 많은 주말 (아이들과 오래 하이킹하거나 수영을 오래 한 경우)에는 밤에도 튀긴 음식+맥주를 먹기도 한다.


2. 먹고 싶은 음식은 (칼로리 이내에서) 먹는다.

그래서 나는 먹고 싶은 음식을 참지는 않는다. 다만 양을 줄여 먹거나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먹고, 하루 칼로리도 1200안에서 해결한다. 예를 들어서 면을 먹고 싶으면 모밀이나, 냉면 (국물은 남기고)을 먹는 식으로 밀가루 면을 피해서 먹는다. 오래 칼로리 제한을 실천하려면 나의 행복을 너무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협상을 하는 것이 좋다.


3. 운동은 하루 일과라고 생각한다.

규칙적으로 하는 운동은 현재 일주일에 네 번이다. 이 중 세 번은 새벽에 혼자 밖에서 10km정도 뛰고, 한 번은 가족들과 같이 레저를 즐긴다. 예를 들면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아이들과 농구나 축구, 프리스비를 한다. 특히 새벽 조깅은 약간 나의 ritual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랫 동안 하다보니 안 하면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 살 찔까봐 불안하다기 보다는 심리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여 하루가 깔끔하게 시작하지 못했다는 느낌 때문에 불안한 것 같다. 


하지만 운동은, 절대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괴롭지 않은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선생님이 있고, 멋진 남자/여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수업같은 것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댄스, 요가, 수영, 클라이밍 등등 그룹으로 할 수 있고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있어서 뻘줌하지 않게 시작하는 것이 오래 운동할 수 있는 길이다.


4. 자기 전 스트레칭하기

자기 전에 아이들과 스트레칭을 한다. 숙면에도 도움이 되고 (맥주와 더불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대사률이 높아져서 몸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는 특히 저혈압이 있어서 스트레칭을 하면 확실히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요즘 많이 나온 유튜브 영상 같은 것을 보면서 10분 정도로 부담없이 하는 것이 좋다.


5. 여행시 칼로리 관리

출장이나 여행으로 집을 떠났을 때에는 아무래도 칼로리 제한이 좀 어려울 때가 많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많은 나라라면 특히 그렇다. 나는 출장을 갔을 때에도 가능하면 호텔 근처에서 조깅을 한다. 그 도시를 진심으로 즐길 수 있고 현지인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또 구석구석을 뛰면서 구경하면 정말 재미있다. 만약 날씨 때문에 여의치 않을 경우, 가끔 호텔 짐에서도 하는데 짐은 아무래도 재미는 좀 덜하지만 새로운 기구를 사용해 볼 수 있어서 좋다.


만약 여행이라면 하루 야외 활동 한 가지를 꼭 일정에 넣는다. 나는 주로 근처에 있는 산에서 하이킹을 하거나, 새로운 스포츠를 배워 보는 것을 좋아한다. 싱가포르에는 산이 없어서 산이 있는 나라에 가면 꼭 하이킹을 가 보려고 한다. 발리에 갔을 때에는 바투르 화산에, 대만 지아이에 갔을 때에는 아리산에 일출을 보러 등산했는데, 생각보다 아이들도 너무 잘 올라갔고 오래오래 우리의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었다. 또 아일랜드에 갔을 때에는 말을 타고 언덕을 트롯팅하는 코스에 참가했는데 정말 '폭풍의 언덕'에 나올 것 같은 언덕을 말을 타고 달리니 칼로리도 엄청 소모되고 덕분에 죄책감 없이 피쉬 앤 칩스를 저녁으로 원없이 먹었다. 

추억에도 남고, 또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좋은 핑계로 삼을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습관을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 하는 건강검진에서 2년 전부터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나오고 있다. 의사도 몸무게나 허리 둘레에 비해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은 의외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먹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나 보다. 아아, 운동량을 늘려야 하나? 음식을 더 이상 조절하는 것은 어려운데... 더 이상 몸매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하는 40대에는 또 어떤 방법을 시도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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