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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 and Mar 13. 2020

출입 제한 국가: 한국

출입 제한 국가의 국민으로 해외에서 살기

지난 주 수요일부터 한국은 싱가포르에서 이란, 이탈리아와 함께 출입 제한 국가로 지정되었다. 

수요일에 이 정책을 발표했지만 소급 적용하여 발표일로부터 14일 이전에 한국, 이란, 이탈리아에 다녀온 사람까지도 자가 격리 대상으로 지정이 되었다. 

그날 이후로 사람들은 한국 상황에 대해서 너무너무 많이많이 묻는다. 이제는 짜증이 날 정도... 어떤 사람들은 걱정을 가장하여 싱가포르의 정책 자랑을 은근히 늘어놓기도 한다. 내가 보기엔 한국이 훨씬 더 잘 하고 있는데... 아무튼 대학교에 있으니 수업에 갈 때에도 학생들이 신경 쓰이고 (얼마 전에 우리 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학생들도 내가 이번 학기 내내 여기 있었다는 걸 알면서 뭔가 꺼림직해 한다. 사실, 동남아시아는 확진자 수가 한국에 비하면 엄청나게 적기는 하지만 이 숫자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단 테스트 키트라는 게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워낙 인구도 많고 평소에도 죽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토바이 사고로, 간단하 병으로, 싸움 나서... 등등),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는 이런 병으로 노인들 좀 죽는다고 해서 크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어젯밤에도 총리가 짧은 국민 담화를 발표했는데, 거기에서 '신천지'가 언급되었다. 요지는 종교 집단 모임, 행사가 요주의 바이러스 번식처이기 때문에 무슬림 모스크들도 행사를 모두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다. 싱가포르에서도 교회 행사에서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번져나갔다. 게다가 신천지가 한국에서 갑자기 상황이 악화된 주요 원인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싱가포르 내부의 종교 행사들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다. 오늘은 스페인, 프랑스 등등도 제한 국가에 추가되었다. 


원래 이맘 때면 여름 휴가 계획하며 싼 비행기표 찾아보고 여행지 맛집, 구경거리, 할 일 계획 세우면서 하루하루 즐거움을 느꼈는데, 올해는 다 글렀다. 난 원래 사람들 많은 데 갈 일도 없고, 종교 활동도 하지 않으니 바이러스가 내 생활에 영향을 줄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내 인생에 상당한 타격을 주는구나.

싱가포르인들이 은근히 한국이랑 비교하는 것도 듣기 싫고, 얼른 여름이 되어서 어디라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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