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 and Aug 01. 2020

팬데믹 시대에 대학 생활 잘 하는 법

싱가포르에서는 새 학기 시작하는 8월에는 신입생들이 입학한다. (싱가포르는 초등에서 고등학교까지는 1월-12월이 한 학년이고, 대학교는 8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가 한 학년으로 돌아가는 조금 요상한 교육 시스템을 가졌다.) 아무튼, 올해 신입생들은 온라인으로 입학하고, 친구나 교수님 만날 기회도 없이 그저 온라인으로 주구장창 공부만 해대야 하는 상황이니, 학교에서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나는 신입생 학습 가이드 라인, 오리엔테이션, 수업 공간 디자인 등 각종 논의와 가이드 라인 만들기에 참여를 하면서, 오히려 온라인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에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되었다. 어쨌거나 상황상 싱가포르에 있는 모든 대학교는 모두 온라인으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학생들이 최대한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플랫폼 마련과 지원금 확보와 자료 제공에 방학 3개월의 시간을 꼬박 바치고 있다 (어차피 휴가도 못 가니...).


[온라인 오리엔테이션: 싱가포르 국립대, 난양공대, 싱가포르 경영대]


그 동안 대학의 다양한 부처와 학생들과 다양한 논의를 통해 내가 깨달은 팬데믹 시대에 대학 생활을 잘 하는 법에 대해서 기록해 보려고 한다.


1. 대학 생활이 전과 같을 수 없다

일단, 대학 생활이 팬데믹 전과 같을 수는 없다. 오리엔테이션, 친구들과 커피 마시고 점심 먹는 간단한 활동조차 이루어지지 못한다. 전과 동일한 활동(술 마시기, 같이 운동하기, 학식에서 밥 먹기 등)을 통해 학교 생활을 하기 보다는 다른 종류의 활동을 개발해 내 보자. 여기에서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같이 게임을 한다거나 한다 (https://gartic.io/).


2. 거침없이 묻고 요구해라

사실 교사가 학생들을 모니터하는 데에 많은 제약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묻고, 도움이나 자료를 요청하지 않으면 배움의 기회를 놓칠 수 있으니 꼭 선배, 친구, 선생님에게 질문을 충분히 하도록 한다. 나만 모르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은 금물!! 


3. 인간 관계를 만드는데 의식적으로 노력해라

사실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신입생들이 대학에서 친구도 사귀고 사회 생활도 하면서 교실 밖에서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교실에서 어디 교수하고만 대화하는가? 내가 수업하고 있을 때 학생들끼리 소곤대는 것은, 심할 땐 거슬리는 일이만 사실 동료간 대화를 통해 학생들은 학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할 때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기 어려우니 수업 외의 시간에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보자.


4. 내 공부는 내가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있는 학교는 온라인 교육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말 너무나 많은 시간, 노력,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짧게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무료로 모바일 디바이스를 대여하거나, 와이파이 동글 제공, 교사들에게 태블릿 판 제공, 온라인 수업 가이드 제공 등등의 노력을 하고 있고, 길게는 도서관 공간 디자인 변경, VR 시스템 구축, 교실 디자인 변경, 통합전공 개설 등 장기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이런 것들은 모두 보조적인 장치일 뿐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공부가 진행되는 상황을 모니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5. 대학만이 길은 아니다

사실, 학교에 있으면서 이런 생각은 점점 강해진다. 대학은 꼭 가야하는 길이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까지 어떻게든 입학 점수 받기에 성공해서 대학에 들어온 후 너무 힘들게 공부하는 것을 많이 본다. 실제로 공부를 즐기지도 않고 자기가 소화할 수 없는 분야를 선택한 학생들은 정말 4년을 괴롭게 보내며 돈 낭비, 시간 낭비, 자존감 상실하게 되는 것을 많이 본다. 그럴 때에는 과감하게 다른 길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자.


6. 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꿈이 아니다

회사원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막연한 '회사에 취직하기'가 꿈이 될 수 있을까? 꿈은 좀 더 구체적으로 꿔야 한다. '의류업계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기', '외식업계의 supply 분야에서 일하기' 등등 좀 더 구체적으로 꿈을 꾸는 것이 좋다. 심지어는 '(일에 쏟는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단순업무를 할 수 있는 직종에 종사하기'도 나쁜 꿈이 아니다. 목표가 명확하니까... 그래야 공부할 맛이 난다. 나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알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분명히 알고 가자.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세상에 살고 있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보다 불확실성을 안고 있을 때가 더 어려운 법! 하지만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8월에 개학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엘리트 교육 in 싱가포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