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에 참가한다는 것
이번이 세 번째 철인 이종 대회 참가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두 번과 비교해서 두 가지 이유로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거리를 두 배로 늘린 것이다. 수영 400m+달리기 2.5km 에서 수영 800m+달리기 5km으로 늘려 참가했다. 또 하나의 특별한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Virtual race로 진행된 경기 때문에 각자 자기 기록을 상세히 사진이나 앱으로 기록을 해야 하는 추가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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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늘어난 거리는 나름의 도전이라는 의미가 있기는 했지만 부담이 되기도 했다. 일단 학교 내의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기온이 섭씨 30도 정도 되는 날씨에 뛰어야 하기 때문에 수영 후에 정말 몸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느낌으로 뛰어야 한다. 2.5km 정도야 곧 도착한다는 마음으로 꾹 참고 뛰었지만 5km는 오르막길이 여러 번 나오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이 있었다. 대회 준비를 위해 달리기 연습은 항상 크로스컨트리, 트랙 대신 오르막을 많이 선택했지만 날씨는 out of my control. 연습 시간은 보통 아침 6시라서 해가 뜨기 전이고 바람도 꽤 솔솔 불어서 24도 정도에 해가 없지만, 실전은 30도에 작열하는 태양 아래 뛰어야 했다. 따라서 마음속으로 내가 내린 결론은 그냥 기록을 포기하고 완주에 의미를 두기로!!
경기 기록에 관한 부분은 다행히 남편이 함께 경기 내내 함께 해 주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니 가장 좋은 것은?
1. 내가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은 만큼, 원하는 때에 먹을 수 있다.
2. 대회 날짜, 기록에 얽매이지 않고 운동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다시 한번 느꼈다. 어떤 목표를 두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뭐든지 목표라는 건 ultimate, 궁극적으로 내가 도달하고 싶고, 의미를 찾고 싶은 데에서 찾아야지, 어떤 경기나 누군가를 이기는 것에 두었다가는 즐길 수 없게 된다는 것을.
경기가 끝난 바로 다음 날 아침에도 변함없이 다시 조깅하고 돌아온 나를 보며 남편 왈,
정말 대~단 하십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