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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 and Jul 27. 2021

정통 영어? 스탠다드 잉글리쉬?

"한국 사람들은 싱가포르 사람한테 영어를 배우면 나쁘다고 생각하나요?"
"한국에서는 백인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나요?"


가끔 듣는 싱가포르 학생들의 질문이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해외에서 이 정도로 한국인 메리트를 누리며 살 수 있는 나라는 아마 전 세계에 몇 안 되지 않을까 싶다. 택시 기사든, 식당 종업원이든, 서비스 업종에 있는 사람들은 '안녕하세요?' 정도는 말할 수 있는 것 같고, 젊은 층들은 한국 음식 먹고 한국 문화를 아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그래서 대학생들 중에는 한국에 교환학생, 썸머 스쿨 등으로 가거나, 졸업 후에 한국으로 유학을 가고 취업하는 것을 꿈으로 삼는 학생들이 많다. 그렇게 한국에 가서 지내다가 마음에 들면 장기적으로 한국에 머무를 방법을 찾아 보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영어 강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 강사의 기회를 찾아 본 학생들은 대부분 실망만 느끼게 되는데, 모두 다 예측할 수 있듯이 국적과 인종 때문에 싱가포르인에게는 영어 강사 기회를 주지 않는 한국 사교육의 현실 때문이다.



내가 중국에서 배낭 여행을 할 때 만난 한 미국 남자에게 들은 말이다.

"난 미국에서 백수로 지내다가 80달러 들고 중국에 왔는데, 중국 사람들이 나한테 영어 가르쳐 달라며 숙소도 제공해 주고, 식사도 제공해 주고 월급도 주더라고. 난 여기서 계속 살려고..."

미국에선 뭐 했냐고 하니까 고등학교 나와서 배달 알바하다가 힘들어서 그냥 놀았다고 한다. 특별히 영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거나 영어 교육을 전공하지 않았다.


에서 알고 지내던 친구의 아들이 한국에 영어 강사로 온다고 하며 나에게 자기 아들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아들은 영어 교육을 전공했는지 물어 보니, 6주간의 코스를 마치고 나니 한국 학원에 바로 취직이 됐다고 한다. 영국에서 대학을 나오기는 했지만 엔지니어였다.


 뭔가를 배울  좋은 선생님을 찾는  당연지사! 하지만 집에서 영어를 말하고 백인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영어 (소위 스탠다드 잉글리쉬) 쓰는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   런던을 포함하여 다른 지역에 가면  지역 악센트 때문에 말을  알아 듣는 경우도 많았고, 처음 아일랜드랑 호주에 서는 초기에 악센트가  사람을 만나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말하는  알았다. 사회언어학을 연구할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 중에서도 변이(variation) 코딩해 보면 수십 가지의 발음과 문법 표현들을 확인할  있다. (친구랑 이야기할    30분만 녹음해 보시라! 그리고 말한 것을  적어 보면 비문법적인 문장이 얼마나 많은지 쉽게   있다!)

따라서 영어를 집에서 사용한다 해도 문법적으로  맞는 문장을 구사한다는 보장이 없고 단어 선택이랑 문단 구성이 유려한 지도   없다.  중요한 문제는 자기가 아무리 영어를  한다고 해도 그걸  가르칠  있는지는  다른 능력! 이것은 100% 교육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뒷받침 되지 않는한 얻을  없는 실력이다.


요즘 언어 교육, 다중 언어 학회에  보면 '모국어 (native)', 또는 '스탠다드 영어' 등의 단어를 쓰는  완전 촌스러운 일이다. 대부분 생에 최초 언어라는 개념으로  1언어 (first language)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세계 영어 (World English)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영어는 이제 전세계 공용어로 쓰이는 만큼  나라의 언어,  영국의 영어, 미국의 영어, 호주의 영어라는 국한된 개념이 의미가 희미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영어의 발음이나 문법 규칙의 유연성 (acceptability)개개인의 차이가 너무 크다. 결국 아주 좁은 개념의 스탠다드 잉글리쉬를 굳이 정의한다면 Queen's English (영국 왕실 영어)라고 해야 하나? (실제로는 RP라고 불리는 발음이 있다)

이에 기반하면, 한국어 악센트가 있는 영어 또한 '영어를 잘 못해서 발음 후진 한국 사람의 영어'가 아닌 그저 World English 중의 하나로 보면 어떨까? 그저 아는 말을 자신있게 해 보자. 한국에서 중학교 영어 교과서만 열심히 공부해도 해외에서 사는 데에는 지장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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