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주재원 일기 14

관세협정, 그리고 자국산업보호

by 만두

얼마 전 뉴스가 있었다.

트럼프 형님이 주도하는 상호관세 협정에 대해 인도네시아가 미국과 타결했다는 것이었다.

그 뉴스를 보고 든 생각은 '미국에 시장 전체 개방한다고? 어?? 얘네가 웬일로?'라는 생각이었다.


협정 내용을 보면 미국이 인도네시아 수출품에 19%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인도네시아는 미국 수입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전혀 매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놀라운 일이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산업 보호에 진심이거든.

그래서 생각보다 많은 항목에서 관세를 물리고 있고, 외국에서 물건을 들여오기가 쉽지 않다.


가장 가까이는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기 위해 들고 오는 전자기기, 휴대폰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3달 이상 지내고 현지 망을 사용하려면 입국 시 세금을 내야 한다.

그게 새 것이든 중고든 상관없이 말이다.


공항에서 1차로 돈을 뜯기고 정신이 없을 때 이삿짐에 대한 2차 세금을 뜯는다.

이삿짐 박스 하나하나 다 뜯어보고 새 것이다 싶으면 예외 없이 통관 시 세금을 부과한다.

SNI라는 제품 인증제도가 있는데, 말이 인증제도이지 수입 규제에 가깝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거나

일정 부분 이상을 인도네시아산 부품을 써야 한다.


물론 자동차도 마찬가지고, 화장품도 엄격하게 관리한다.

개인해외직구를 위한 면세한도는 고작 3달러로, 그 이상이면 무조건 세금을 내야 한다.

좀 친다던 아이허브도 예외 없이 차단당한 국가가 인도네시아다.

그렇다고 자국산 물건 품질이 좋으냐... 그건 또 모르겠고...


그러다 보니 해외에서 수입된 물건들 대부분이 한국과 동등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한국보다 비싸다. 화장품, 식재료, 자동차 등등 말이다.

벤츠 C클래스 오너만 해도 한국에선 숨 쉬듯 볼 수 있지만,

여기선 "오, 좀 사나 보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된다.

관세와 각종 규제 때문에 수입품 가격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이다.


7월 15일에 발표된 이번 협정으로 인도네시아는 시장을 미국에 전면 개방 했다.

실제로 나 같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비싸서 포기했던 직구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각종 비관세 장벽들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지...

아마존 직구할께 넘쳐나는 외노자로서는 이번 협정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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