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후회를 찾아서> 프로젝트 수업 ep.2
어느새 11월 중순이 되었고 최고의 후회를 찾아서 프로젝트 수업이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외부 강연자 특강에 누구를 초청하면 좋을까 생각했을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은 <정체성의 심리학> 저자이자 고려대학교 심리학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박선웅 교수님이었다. 후회 에세이를 통해서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수업의 목표와 너무나 잘 맞는 정체성 주제로 연구해오신 분이기에 반드시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10여 년 전 둘 다 학생 신분으로 참석한 학회에서 우연히 만나 반갑게 얘기를 나눈 인연이다. 몇 년 뒤 교수가 되어 우연히 만난 학회에서도 힘이 되는 조언을 해주신 감사한 분인데, 또다시 몇 년이 지난 이번에는 처음으로 우연이 아닌 만남의 기회를 만들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박 교수님께 수업의 취지를 설명드렸더니, 역시나 <서사정체성: 내 인생의 이야기를 찾아서>라는 멋진 제목으로 강연을 준비해 주셨다. 학기 중이고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강연을 해주신 박선웅 교수님 덕분에 프로젝트 수업의 시작이 순조로웠다. 여기 특강의 골자를 소개한다.
자신의 인생사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서사정체성(narrative identity)이라는 개념이 있다. 나의 어떤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해이자, 내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과 그에 대한 잠정적 답이라 할 수 있다. 정체성이 있는 삶이란 "내게 주어진 영역"과 "내가 만들어가는 영역" 간 교집합을 늘리는 것이다. 즉,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삶의 방향에 대한 결단을 내리는 과정이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서사정체성을 형성하게 되면 자기에게 중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게 되고, 자연스레 삶의 우선순위가 정해지게 된다.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삶은 혼돈 그 자체이기 때문에 삶의 이정표와도 같은 정체성을 찾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과업일 수밖에 없다.
"목적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 몽테뉴
Storytelling: Rewrite your story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체성이란 것을 찾을 수 있을까? 강연자는 자신의 인생이야기, 즉 서사적 기억들을 의미 있게 엮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사건들은 이미 일어난 것이고 바꿀 수 없는 것이지만, 그 경험에 대한 해석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언제든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스토리텔링은 현재까지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이야기도 전혀 다르게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그리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말해주는 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정체성의 심리학>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