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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조식 문화 가이드 2부

다양한 조식 공간과 지역별 특징

by 만꺼

이 포스팅은 ‘말레이시아 조식 문화 가이드 1부’에서 이어집니다.



앞선 포스팅에서는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조식 메뉴 7가지를 소개하였다. 이번 2부에서는 여행자 입장에서 어떻게하면 말레이시아의 다채로운 조식을 만족스럽게 먹어볼 수 있을지를 소개한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조식을 파는 공간들과 지역별 특징, 식사 팁 등을 중심으로 정리해보았다.


우선, 여행자가 접할 수 있는 조식을 파는 공간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1) 호텔 조식 뷔페, (2) 코피띠암(로컬 카페), (3) 호커센터, (4)마막이다. 이 네 가지는 가격대와 접근성, 종류, 분위기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호텔 조식은 대부분 다양한 민족의 대표 메뉴를 고르게 갖춘 뷔페 형식으로 운영된다. 나시 르막, 로띠 찬나이, 카야 토스트 같은 현지식은 물론, 시리얼, 베이컨, 달걀 등 서양식 Breakfast도 함께 제공된다. 장점은 청결하고 안정적인 맛이지만, 단점은 로컬 특유의 활기나 거리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조미료나 향신료의 강도가 조절되어 있어, 말레이시아 음식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한 ‘입문용’으로 적합하다.


로컬 코피띠암

반면, 코피띠암은 훨씬 친숙한 공간이다. 코피띠암은 말레이시아식 전통 카페로, 화교 문화에 뿌리를 둔 공간이다. ‘코피(Kopi)’는 커피, ‘띠암(Tiam)’은 중국어로 가게를 의미한다. 주로 화교들이 운영하며, 카야 토스트와 반숙 계란, 연유 커피 같은 간단한 조식이 주를 이룬다. 현대화된 체인점도 많지만, 골목 구석구석 자리잡은 로컬 코피띠암에서는 레트로한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대체로 실내 공간은 비교적 조용하고, 냉방이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 혼자 식사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체인점이라면 Old Town White Coffee, Toast Box, Killiney Kopitiam 등이 있다.


호커센터다양한 포장마차형 가판들이 한 공간에 모인 푸드코트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의 대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각 포장마차마다 전문 메뉴가 정해져 있어, 원하는 조식을 조합해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시 르막, 카야 토스트, 미고랭 같은 메뉴들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은 마막 식당이다. (지역에 따라 워룽이라고도 부른다) 인도계 무슬림이 운영하는 24시간 식당으로, 말레이시아 서민 식문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로띠 찬나이, 떼 타릭, 미 고랭 마막 등을 기본으로, 메뉴 구성이 가장 폭넓고 가격도 저렴하다. 플라스틱 테이블과 스테인리스 스툴이 길거리나 천막 아래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전형적인 마막의 풍경이다. 밤 늦은 시간까지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호커센터

지역별로도 조식 문화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다양한 민족이 밀집된 도시답게 거의 모든 조식 메뉴를 골고루 접할 수 있다. 반면, 조호르바루나 멜라카 같은 남부 도시는 중국계 비중이 높아 코피띠암 문화가 강하고, 카야 토스트나 죽, 딤섬류의 선택지가 풍부하다. 북부의 페낭은 미식으로 유명한 도시답게 호커센터의 완성도가 높고, 미 고랭·나시 르막·쿠이의 품질도 평균 이상이다. 반면 사바나 사라왁 같은 동말레이시아 지역은 현지 소수민족의 식문화가 반영된 독특한 조식 메뉴가 존재하며, 호커센터보다는 전통 시장이나 가정식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과 지방 소도시의 차이도 확연하다. 쿠알라룸푸르(KL), 조호르바루(JB), 페낭(Penang)과 같은 대도시는 체인형 카페나 고급 호텔이 많아 선택지가 풍부하다. 반면, 이포(Ipoh), 믈라카(Melaka), 코타바루(Kota Bharu) 같은 중소도시나 시골 마을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가 강세를 보인다. 특히 바닷가 마을에서는 생선죽이나 생선 커리를 곁들인 로컬 메뉴를 더 자주 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조식을 즐길 때 몇 가지 팁이 있다. 첫째, 커피를 주문할 때는 당도 조절이 가능하다. 말레이시아의 커피는 기본적으로 설탕과 연유가 듬뿍 들어가기 때문에, 단맛이 부담스러울 경우 "꾸랑 마니스(kurang manis)"라고 말하면 된다.


마막

둘째, 현지 마막, 호커센터의 위생 상태가 걱정된다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에선 카페에서 끼니를 떼운다고 하면 브런치 정도를 생각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카페에서 식사를 함께 제공하는 게 보편적인 문화다. OldTown White Coffee, Killiney Kopitiam, Toast Box 등의 프랜차이즈은 청결도와 맛의 안정성 면에서 장점이 있다.


셋째, 말레이시아도 배달 앱(Foodpanda, GrabFood 등)의 활용이 보편화 되어 있다. 숙소 밖으로 나가기 귀찮거나, 이른 새벽 항공편을 타야 할 경우에 호커센터나 마막의 조식을 미리 포장해 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조식은 다민족 국가를 여행할 때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평소에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라도 이 곳에서 만큼은 신경써서 끼니를 챙겨보길 권한다.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 내 멋대로 작성하는 말레이시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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