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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꺼 Jun 07. 2021

1.5일 연차내고 사막을 여행하는 계획

야간열차 타고 중국 텅거리 사막(騰格里沙漠) 여행하기

중국에서 코로나가 발발하는 바람에 계획했던 여행 계획이 모두 물거품 되었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글로나마 써보는 여행 계획


개요

텅거리 사막

평범한 한국의 직장인이 주말 동안 사막을 여행하는 방법이 있을까? 한국의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나 일본의 돗토리 해안사구가 있긴 하다. 하지만 해안 사구는 낙타를 타고, 뜨거운 일몰과 함께하는 광활한 느낌은 없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사막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중국 서부지역까지는 가야한다. 


계획한 사막여행은 주말을 포함한 총 3박 4일의 여행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텅거리 사막에 갔다가, 사막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야간열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꽤나 고된 일정이다. 일정이 고된 이유는 결국 비용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도시에 일주일 이상 머무르는 느긋한 여행을 선호하지만, 주말 도깨비 여행이라면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긴다. (애초에 돈을 들일거면 일주일 이상 휴가를 써서 더 좋은곳으로 가는 게 낫다)


결국 이 여행의 핵심은 '야간열차'이다. 우선 항공편이 비교적 저렴한 중국 동부도시 (베이징, 상하이, 대련, 칭다오 등)에서 밤에 출발하여, 여행적으로 가볼만한 곳에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열차를 찾아보았다. 물론 열차의 출발지(베이징)와 도착지(텅거리 사막)가 모두 여행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절대적인 전제하에 여행지를 선택했다. 그 다음에는 3박4일이라는 한정된 시간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동선을 계획했다. 


야간열차로 2일을 보내야 하므로 잠자리가 예민한 사람에게는 매우 힘든 여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기차여행을 선호한다면 주말 동안 멋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 (다행이도 나는 잠자리에 매우 둔감한 편이다) 


1. 베이징 항공편

 텅거리 사막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3박 4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야간열차에서 1박, 사막에서 1박, 다시 야간열차에서 1박을 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발하는 날은 오후 반차를 쓰고, 주말 2일 외에 하루의 연차를 더 써야한다(최소 1.5일)


 베이징은 밤 11시쯤 출발하는 밤 비행편도 있기 때문에(코로나 이전 기준), 정상 퇴근 후에 베이징으로 넘어가 바로 야간열차를 타는 일정도 고려해보았다(3일 일정). 하지만 텅거리 사막으로 넘어가는 야간열차가 밤 8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20:00 정시 출발) 시간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첫째날은 최소한 반차를 써야하는 결론이 나온다. 만약 종일 연차를 쓴다면 더 여유있는 일정이 가능하다. 


1) 첫째날 반차인 경우

1일차 오후 비행기 탑승(한국 → 베이징)

1일차 야간열차 탑승(베이징 → 텅거리 사막)

2일차 아침 텅거리 사막 도착


2) 첫째날 연차(종일)인 경우

1일차 오전 비행기 탑승(한국 → 베이징)

1일차 야간열차 탑승(베이징 → 텅거리 사막)

2일차 아침 텅거리 사막 도착


3) 첫째날 연차(종일)인 경우

0일차 야간 비행기 탑승(한국 → 베이징)

0일차 베이징 숙박

1일차 야간열차 탑승(베이징 → 텅거리 사막)

2일차 아침 텅거리 사막 도착


2. 1일차 베이징 여행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은 동북쪽 외곽에 위치해 있고, 베이징 기차역은 중남부에 위치해 있다. 베이징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다면 짐을 들고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동 동선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베이징 중앙부에서 동쪽 방향으로 여행 코스를 짜는 편이 좋다.


[베이징 권역별 주요 여행지]

서북부 - 이화원, 원명원, 중관춘 등 (청나라 황실 정원 및 중국 명문대학 위치)

중앙부 - 자금성, 경산공원, 천안문, 천단, 전문대가, 난뤄구샹 등 (베이징 주요 역사유적 밀집)

동북부 - 798 예술단지, 싼리툰, 용화궁, 우다오잉 후통 (예술단지, 번화가 위주)


서북부 여행지를 제외한 중앙 및 동북부 여행지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동선상 우수하고 힙한 여행지가 많은 동북부 지역을 선호하지만, 베이징 여행이 처음이라면 중앙부의 네임드 여행지를 여행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다만, 자금성처럼 많이 걸어야 하는 여행지는 이후 일정을 고려하여 체력에 자신없다면 일정에 넣지 않는 편이 좋다.


베이징 후통

대도시 여행은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취향에 맞춰 여행을 짜면 된다. 참고를 위해 내가 짰던 여행일정을 간략히 소개한다. (2일 연차로 새벽 비행편 기준)


[베이징 여행 계획]

1일차 01:00 베이징 서우두 공항 도착

1일차 01:30 24시간 딤섬집인 찐띵쉬엔(金鼎軒)에서 간단히 야식 (or 싼리툰三里屯 여행)

1일차 02:30 게스트하우스 숙박 (체크아웃 시간까지 충분히 휴식하기)

1일차 11:00 베이징 요리 먹기 : 베이징 빠오두(老北京爆肚, 천엽 샤브샤브) 

1일차 오후 날씨가 좋다면 경산공원에서 자금성 내려다보기 or 전통거리인 베이징 후통 구경하기

1일차 17:30 베이징 덕 or 훠궈 먹기


3. 야간열차 

베이징에서 텅거리 사막까지 가는 열차는 2대가 있다.


Z179 열차 베이징北京(20:00) → (인촨银川 통과) → 중웨이中卫(07:01) 


총 11시간을 타야하는 열차로 시간대가 매우 좋다. 열차시간이 너무 긴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동거리를 생각하면 짧은 시간에 굉장히 멀리가는 열차이다 (중국의 일부 야간열차는 수요에 맞춰 일부러 천천히 가는 경우도 많다) 


알고보면 쾌속열차

또한 도착지인 텅거리 사막은 닝샤 후이족 자치구(宁夏回族)에 위치해 있고, 이 지역의 중심지인 인촨(银川)이라는 도시이다. 하지만 텅거리 사막은 은허의 다음역인 중웨이中卫 시에 위치해 있으므로 가는 기차에서는 아예 중웨이中卫역으로 가는 편이 좋다.


기차여행 관련해서는 중국의 기차역은 입구에서 짐검사 및 표검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약 30분 소요) 기차역에는 1시간 전에 도착하는 편이 여러모로 마음이 편하다. 또한 야간열차는 22시에 일괄 소등이 되므로 탑승 후 약 2시간의 시간 동안 놀기 위해서 간단한 주전부리 등을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짐검사 후의 기차역에서 구매) 나는 보통 맥주와 간단하게 과자 등을 사먹는 편이다


4. 2일차 중웨이 여행

 이 때부터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역을 나오는 순간부터 각종 호객꾼들이 외국인한테 바가지를 씌워먹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바가지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안전한 방법은 '사전 준비'다. 보통 중웨이 여행은 택시를 섭외하여 투어를 다니는데, 여러 여행기를 읽어보면 추천하는 기사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도 좋다. 


나 역시 아직 여행을 가본적은 없기 때문에 여러 여행기를 읽으면서 정보만 모은 상태였는데, 택시 기사들이 추천해주는 여행 코스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주요 여행지역]

텅거리 사막

샤파두 사막

텅후 초원

황하강


사막은 텅거리 사막과 샤파두 사막 중에서 1곳을 선택하면 된다. 텅거리 사막이 보다 관광지화가 더 되어 리조트 같은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사막 외의 일정을 한 군데 더 추가하자면 초원보다는 황화강이 낫다고 생각한다. 초원은 베이징에서 내몽고 쪽으로 올라가도 되므로(추후 소개),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누런 물빛의 황허강을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사막에서 하루를 보낼지도 결정을 해야한다. 사막 내 리조트의 경우 시설 대비 가격이 높기 때문인데, 나는 시간에 안쫓기고 여유있게 사막의 일출/일몰과 야간의 별구경을 하고 싶기 때문에 사막 내 리조트에서 하루를 보낼 것 같다. 


5. 3일차 인촨 여행

3일차에 아침 일출까지 보고 난 다음에는 인촨으로 다시 돌아간다. 중웨이 지역을 더 여행을 하다가 중웨이에서 베이징 가는 열차를 타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큰 도시인 인촨도 구경을 해보고 싶기 때문에 이동을 한다. 중웨이와 인촨은 인접도시이고 고속열차로 1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차 시간도 1시간에 1~2대 꼴로 있기 때문에 일정에 맞춰 여유있게 이동이 가능하다. 


인촨이라는 도시를 잠깐 설명하자면, 이 도시는 닝샤후이자치구의 주도로 후이족이라는 이슬람교 소수민족들이 주로 사는 지역이다. 또한 역사책에서 한번쯤 들어보았을만한 서하라는 제국의 근거지였던 지역이다. 하지만 다른 대도시에 비해 여행지로써의 임팩트는 떨어지는 편이며(개인적 생각), 이슬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서하 왕릉


[인촨 주요 여행지]

서하왕릉(인촨 외곽 위치) :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불림

남훈문 : 천안문을 본따 만든 아담한 성문

남관 청진대사 : 이슬람 사원

승천사탑&해보탑 : 1050년에 세워진 고탑(소실 후 1860년에 재건됨)

중화 회향 문화원 : 회족 문화 소개


내 여행 일정은 우선 서하왕릉을 관람한 뒤에는 시간에 따라 유동적으로 여행지를 선택할 예정이었다. 딱히 꼭 가봐야한다는 여행지는 없어서 작은 이슬람 사원이나 시장을 구경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한가지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있는데, 바로 따판지(大盘鸡)이다. 우루무치 지역의 닭볶음탕 요리인데, 인촨도 비슷한 문화권이기 때문에 따판지는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 따판지 소개 글 : 신장위그루 족의 닭볶음탕 


6. 다시 야간열차, 그리고 귀국

출발과 마찬가지로 돌아오는 기차도 딱 1대가 존재한다


Z275열차 인촨银川(20:52) → 베이징(08:34)


베이징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열차는 여러대가 있기 때문에 시간대와 가격에 맞춰 끊으면 될 것이다. 베이징에서의 남은 시간은 처음 도착했을 때와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여행 막바지이고 일정이 고되었기 때문에 회복 위주로 일정을 짜는 편이 좋다. 


특히 중국은 마사지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여행의 마무리는 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오후에 마사지를 받고, 오후 5시에 이른 만찬을 먹은 뒤에 6시 반까지 공항에 도착하여 8시 반 비행기를 타고 귀국을 하는 일정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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