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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꺼 Feb 09. 2022

파주의 노포를 찾아서 1_금촌 편


이제는 파주를 대표하는 동네하면 많은 사람들이 운정신도시를 떠올리지만, 정작 파주 토박이들은 시청이 위치한 금촌을 꼽는다. 나도 어렸을 적에 몇 안되는 문화공연을 보러갈 때나 여권을 만들러 갈 때마다 금촌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이처럼 금촌은 오랜 시간동안 파주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는데, 오래된 역사만큼 정겨운 노포들이 동네 구석구석 자리를 잡고 있다.


만약 파주 여행에서 파스타와 브런치 말고 색다른 미식을 원한다면 금촌의 노포들을 주목해보자. 힙한 을지로 만큼은 아니더라도 정겨운 음식에 소주 한 잔 기울이기에는 충분한 노포들이 여럿 있으니 말이다.



1. 우리집 갈비


파주에 한 번도 와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최근 2-3년간 경기북부 지역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병했다는 뉴스는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파주는 예부터 유독 돼지 농가가 많았던 지역이다. 자연히 돼지고기를 파는 가게들도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집 갈비는 파주의 내로라하는 고깃집 중에서도 가장 유명세가 있는 식당이다.


출처 : 맛상무 (Youtube)


우리집 갈비는 돼지갈비를 미리 재워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 때 양념을 끼얹어 내놓는다. 이럴 경우 필연적으로 돼지고기의 신선도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우리집 갈비에서는 매일 준비한 고기만큼만 팔고 다 떨어지면 바로 문을 닫는다. 이 때문에 주말에는 오픈시간부터 사람이 몰려 조금만 늦어도 허탕을 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우리집 갈비의 또 다른 특이점은 쌈채소로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고수’를 내놓는다는 점이다. 재밌게도 파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수를 먹는 식문화가 있었다. 그래서 파주에는 쌈채소로 고수를 내어주는 로컬 고깃집이 여럿있다. 그러니 고수를 혐오하더라도 체험하는 셈치고 갈비와 함께 고수쌈을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나도 고수 포비아가 있지만 고기쌈에 먹으면 나름 괜찮았다)


2. 보배집



보배집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백년가게로 선정한 공인된 노포다. 육개장을 파는 곳으로 1972년에 개업하여, 거의 50년이 넘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매스컴에도 맛집으로 소개되어 외지에서도 많이 찾아오는 식당이다.


보배집의 육개장은 고추기름을 잔뜩 넣어 진하게 끓이는 대구식 육개장과는 다르게, 양지와 사골육수를 베이스로 담백하게 끓인다. 그렇지만 의외로 칼칼하게 매운 맛이 인상적인데, 이는 계란, 파, 고사리, 당면 등의 고명들을 토렴(재료를 직접 끓이지 않고 국물로 익히는 방식)으로 익히기 때문이다고 한다. 술을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 적격인 메뉴이다.


방문 후기_보배집 : 국가가 허락한 육개장 노포


3. 큰손집



최근 아재감성의 순대국 노포들이 SNS를 통해 재조명되며, 순대국은 이제 진정한 한국인의 소울푸드의 반열에 올랐다. 오래된 동네에는 맛 좋은 순대국 노포가 한 군데씩은 있기 마련인데, 큰손집 역시 30여년 넘게 금촌 지역에서 순대국의 강자로 군림해 온 가게이다.


큰손집은 파주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이북식 순대를 선보인다. 사장님이 순대 만드는 법을 장단지역(현재의 군사분계지역) 출신의 어르신께 전수를 받았다고 한다. 큰손집의 이북식 순대는 고기와 야채가 주가 되는 고기순대로 모양새나 식감은 백암식 백순대와 흡사하다. 독특한 백순대와 함께 돼지부속이 다양하게 들어가서 저렴한 가격에도 제법 근사한 한 그릇의 정식을 내놓는다.


방문 후기_큰손집 : 이북식 백순대가 매력적인 금촌 노포


4. 언칼국수


출처 : 맛있는 녀석들


평일 저녁에도 거의 웨이팅이 있는 칼국수 가게로, 금촌에 산다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노포이다. 금촌 전통시장에서 가장 사람이 붐비는 가게이기도 하다.


메인메뉴는 얼큰 칼국수와 바지락 칼국수로 직접 빚어낸 수타면의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처음에는 유부와 김가루가 잔뜩 올려져 있어 우동인가 싶지만, 먹다보면 멸치 육수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얼큰 칼국수는 다데기를 그릇 한 쪽에 덜어주는 데, 각자 기호에 맞게 풀어서 먹으면 된다.  


5. 간이역 분식



간이역 분식은 오랜시간 금촌지역 학생들의 군것질거리를 책임져 온 떡볶이 가게이다. 학교 앞에서 먹던 달콤한 국물 떡볶이와 비슷하나, 매콤한 맛도 강해 어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특히나 양념을 잘 흡수하는 밀떡을 사용하기 때문에 끓이면 끓일수록 매콤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한편 간이역분식에서는 떡볶이 말고도 순대/튀김 등의 분식류는 물론, 설렁탕, 갈비탕 등 식사 매뉴도 함께 판다. 김밥천국처럼 주문서에 원하는 메뉴를 체크하면 음식을 가져다 주는 방식이다. 간단하게 끼니를 떼우고자 한다면 간이역 분식을 추천할 만하다.


방문 후기_간이역 분식 : 구 터미널 근처의 추억의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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