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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꺼 Dec 29. 2023

내 마음대로 뽑은 국내 4대 선사시대 여행지

한국의 가볼 만한 선사시대 유적지


국내를 여행하다 보면 종종 지역의 선사시대 유적지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경주나 공주 같은 역사 도시와는 다르게 선사시대 유적지는 좀처럼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지식이 깊지 않은 데다가, 시각적인 재미를 주는 유적지(건축물, 왕릉, 탑 등)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가봤던 선사시대 유적지 중에도 좋았던 곳들은 분명 있었다. 공통적으로 규모가 커서 역사적 가치가 높거나(=유명하거나), 관광지화가 잘되어 볼거리가 많은 곳들이었다. 아니면 ‘그 옛날에 어떻게 이걸 만들었지?‘ 싶은 불가사의함이 있는 경우였다.


그래서 여행지를 리스트업도 할 겸, 이참에 나만의 기준에 따라 국내의 대표적인 선사시대 여행지를 뽑아보았다. 물론 마음대로 뽑았기 때문에 100% 주관적이다.



선정과정


첫 단추부터 난관에 부딪친다. 과연 어떤 유적이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혹은 유명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정할 수 없었다. 마침 나무위키에 ‘한반도의 선사 유적’이라는 항목이 있길래 이 항목을 따르기로 한다. 나무위키에는 범위가 한반도이기 때문에 북한의 유적지도 섞여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 갈 수 있는 유적지만 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선사시대 유적 분포


 - 구석기 : 연천 전곡리 유적 (경기 연천), 두루봉동굴 유적_흥수아이 (충북 청주), 대전 둔산 선사유적지

 - 신석기 : 서울 암사동 유적, 울산 반구천 일대 암각화, 대전 둔산 선사 유적지

 - 청동기 : 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 유적 (전남/인천), 대구 진천동 입석, 사월동지석묘군 (대구), 속초 조양동 유적 (강원 속초), 대전 둔산 선사유적지

 - 초기철기 : 광주 신창동 유적

* 대전 둔산 선사유적지는 구석기부터 청동기 유적을 망라한다.


다음 단계로는 네이버 지도에서 각 유적지의 블로그 리뷰가 몇 개 있는지를 확인해 보았다. 적어도 리뷰수가 대중성의 척도는 될 것이기 때문이다. 확인해 보니 리뷰가 유의미하게 많은 곳은 4군데 정도로 추려졌다.


그런데 검색을 하다가 참조할만한 다른 레퍼런스를 찾았다. 문화유산채널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큰별쌤 최태성의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문화재‘라는 영상을 통해 선사시대 유적지를 소개하였는데, 직접 추린 4곳과 정확히 일치했다.


최태성의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문화재_선사시대 (상)​

최태성의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문화재_선사시대 (하)


이 정도면 선정 기준이 어느 정도 일리는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에 자신감을 갖고 4곳의 선사시대 유적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참고를 위해 유적지마다 네이버 리뷰 수도 함께 기재하였다.


대표 유적지

1. 연천 전곡리 유적 (경기) : 리뷰 약 1,050개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


경기 동북부 연천군에 위치한 전곡리 유적은 역사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선사유적지 중 하나이다. 왜 이렇게 유명한가 했더니 주먹도끼가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곳이라고 한다. 전곡리 유적은 1977년에 고고학 전공자인 주한미군 상병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이 발견으로 인해 기존의 통념이 완전히 뒤집혔다고 한다.


이때부터 연천군에서는 전곡리 유적지를 관광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적지는 공원화 수준을 넘어 테마파크에 가깝게 꾸며 놓았고, 박물관구석기 축제까지 활성화시키며 지자체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5월 초에 열리는 구석기 축제는 국내의 지역 축제 전체를 놓고 봐도 인기가 상위권인 곳이라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게다가 최근 1호선이 연천까지 연장되어 접근성도 더 좋아져서 앞으로 여행객들이 더욱 몰릴 가능성이 높다.


2. 서울 암사동 유적 : 리뷰 약 1,100개


서울 암사동 유적


암사동 유적 역시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곳이다. 암사동 유적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에 네 차례의 홍수로 인해 땅에 묻혀 있던 신석기 유적이 대규모로 발굴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암사동 유적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 강동구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점이다. 현재도 8호선 종점인 암사역에서 걸어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24년에 8호선 연장이 완공되면 아예 유적지 앞에 ’ 선사역‘이 새로 개통될 예정이다.


서울에 위치한 만큼 부지는 전곡리 유적만큼 넓지는 않다. 하지만 발굴 현장을 보존해 놓은 유구보호각박물관을 갖추고 있고, 유적을 테마로 한 문화축제도 해마다 개최하여 내실이 있는 편이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다.


3. 울산 반구천 일대 암각화 : 리뷰 약 590개


반구대 암각화


울산 암각화는 앞선 두 유적과 궤를 달리한다. 수도권이 아닌 영남 지방에 위치해 있는 것도 그렇고, 땅에서 출토된 유적이 아닌 바위에 그러진 암각화라는 점도 다르다.


신석기시대의 생활상을 반영하고 있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국보 285호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잠정 등재되어 있으며 정식 등재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있기도 하다. 특히 바위에 고래에 대한 그림이 새겨져 있어 울산 지역이 오래전부터 고래잡이를 해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반구대 암각화는 어떻게 여행을 할까? 사실 암각화라고 하니 미술관처럼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강 건너편에서 망원경으로 암각화를 봐야 한다고 한다. 유적지 입구에서 20분 정도 걸어가야 암각화가 나오기 때문에 유적을 찾아 트래킹을 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문화해설사를 동행한 투어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다만 울산 시내에서 유적지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은 여행에 제약이 된다. 그렇지만 고속철도가 지나가는 울산역과는 은근히 거리가 가까워, 철도여행을 하기에는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다.


4. 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 유적 : 리뷰 약 1,960개


화순 고인돌 유적


마지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정식 등재된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 유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고인돌 유적지를 묶은 것인데, 고창과 화순은 전라남도, 강화는 인천광역시 소속이다. 위의 리뷰 수는 세 곳을 모두 합산한 것인데 지역별로는 다음과 같다.


 - 고창 고인돌 유적 : 약 900개

 - 화순 고인돌 유적 : 약 430개

 - 강화 고인돌 유적 : 약 630개


고인돌 유적은 지역마다 성격이 다른 부분이 있다. 고창 고인돌 유적은 공원화가 잘 되어 있는 반면, 강화 고인돌 유적은 섬 곳곳에 고인돌이 산재되어 있어 어느 정도 발품을 팔아야 한다. 따라서 박물관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둘러봐야 하는지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소개한 여행지 중에서는 가장 답사의 성격이 강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소개한 여행지 중에서 필자는 화순 고인돌 유적만 가본 상황이다. 당시에 내일로 투어로 간 것이라 꽤나 고생했음에도 바닥에 펼쳐진 고인돌이 인상 깊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앞으로는 소개한 선사 유적지들을 다 둘러보는 게 작은 목표로 삼아, 주변지역에 여행할 때마다 틈틈이 방문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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