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먹을 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하는 그대에게
친구와 일본 도쿄로 6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먹고 싶었던 음식을 모두 먹기에는 부족했다. (심지어 연휴 기간이라 문을 닫은 식당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정규 식사에 편성되지 못한 음식들은 편의점으로 대체하였는데, 결국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편의점을 다니게 되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편의점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최고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생각했던 음식 몇 가지를 추천하려고 한다.
타마고 산도는 식빵 사이에 마요네즈로 간을 한 달걀말이가 들어가는 일본식 샌드위치를 말한다. 3, 4년 전부터 유튜브를 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일본 편의점에서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타마고 산도는 맛 자체도 훌륭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재료나 조리법이 복잡하지 않아 편의점에서도 충분한 퀄리티를 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시도해볼만한 일본식 샌드위치에는 타마고 산도와 가츠 산도(돈카츠 샌드위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츠 산도는 튀김이 들어가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먹는 것과 식당에서 먹는 것의 차이가 있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식당에서 샌드위치를 먹는다면 타마고 산도보다는 가츠 산도가 괜찮다. 대신에 타마고 산도는 편의점으로 양보하자.
야끼소바를 편의점 음식으로 추천하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야끼라는 단어가 ‘볶는다‘는 의미인데, 아무래도 편의점에서는 제대로 된 불맛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야끼소바를 편의점 메뉴로 추천하는 데에는 야끼소바로 한 끼를 채우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기 때문이다. 술안주 느낌이라 점심으로 먹기에는 부담스럽고, 저녁으로 먹기에는 임팩트가 부족하다. 마치 일본 여행의 계륵과도 같달까. 그래서 필자는 보통 술이 아쉬울 때 숙소에서 마무리로 야끼소바를 캔맥주와 함께 먹는 편이다.
편의점에서 야끼소바를 먹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조리된 상태의 야끼소바를 먹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스턴트 라면을 구매하는 것이다. 전자는 따뜻하게 먹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후자는 볶는 맛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숙소에 따라 커피포트나 전자레인지 보유 유무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대부분의 일본 숙소에는 커피포트와 공용 전자레인지를 구비하고 있다)
최근 위스키 열풍과 함께 한국에서도 엄청 뜨고 있는 하이볼. 일본 여행에서도 자연스레 손이 가게 되는 주종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선 식당에서 주문했던 하이볼은 대부분 밍밍한 맛이었다. (내 입맛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걸지도 모른다) 하이볼은 매장마다 위스키의 양에 따라 농도의 편차가 컸던 반면에 맥주나 사케는 비교적 균일한 퀄리티가 유지되었다.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식당에서는 맥주나 사케를 마시고, 하이볼은 편의점에서 위스키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게 되었다.
특히 일본의 편의점은 선토리나 닛카 등의 위스키를 저렴하게 소량으로 판매하고 있어 직접 타 먹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하이볼 잔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내 입맛에 맞는 진득한 하이볼을 마실 수 있으니 감안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아예 캔입 상태의 하이볼도 판매하고 있어 선택지는 다양하다 (이제는 한국의 편의점에서도 파는 상황이다)
비록 감자칩은 서양에서 넘어온 음식이긴 하지만, 일본 역시 감자가 친숙한 식재료라 엄청나게 다양한 감자칩을 만나 볼 수 있다. 지방마다 지역색이 강한 일본답게 동네마다 특산품을 활용하여 만드는 한정판 감자칩이 있을 정도이다. 일본에서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해당 지역의 감자칩을 먹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이기도 하다.
감자칩은 위스키, 맥주 등 어느 주종과도 잘 어울리는 메뉴라서, 편의점에서 사온 술과 부담없이 먹기에도 좋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와규맛 감자칩을 먹어 보았는데 세상 느끼한 맛인데도 맥주랑 궁합이 좋아서 게눈 감추듯이 해치워버렸던 기억이 있다.
일본 사람들은 단 디저트를 영단어 Sweet를 그대로 차용하여 ‘스위츠’라고 부른다. 스시만큼이나 디저트는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인데, 편의점에서 파는 스위츠들도 퀄리티가 높은 편이다.
도쿄 하라주쿠에서 유명하다는 크라페, 말차 가게에서 파는 말차 케이크 등 먹킷리스트에 오르는 디저트가 몇 가지 존재하는데, 막상 여행을 하다보면 일정에 따라 가게에서 먹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편의점이 훌륭한 대안이 된다.
편의점에서 파는 스위츠들은 가성비도 좋다. 평소 단 음식을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유명하다니깐 먹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편의점에서 파는 디저트가 오히려 만족도가 더 높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