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각 역과 동네마다의 여행 포인트 정리
파주 토박이에 경의선 통근 경력 10년차 시점에서 바라본 경의선 부근의 여행 포인트를 소개하려고 한다. 경의선 전철의 종점인 문산역을 중심으로 소개를 하기 때문에 일부 지역은 누락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정보단 일산 신도시가 더 크지만, 운정이 처음 접하게 되는 신도시이므로 운정을 더 자세히 소개하는 식이다.
또한 역세권이 핵심 키워드이기 때문에 뚜벅이 여행자의 입장에서 여행지를 소개한다. 파주(운정)나 고양(일산)에 처음 정착하게 된 분들이나 이 지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전체적인 지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파주의 대표적인 구도심 중 하나 (인구는 5만 명 정도). 분단 이후 발전이 억제되긴 했지만 동네의 역사는 오래된 편이라 노포 및 특색 있는 먹거리가 많다. (드라마 무빙에서 김두식의 암호명이 바로 ‘문산’이다) 수원화성과 더불어 경기도의 대표 여행지인 DMZ 여행지(임진각, 제3땅굴 등)가 인접해 있다. 인근 군부대의 버스들이 집결하는 곳이라 경기 서북부의 대표적인 군사도시이기도 함.
농업 및 공업지대가 대부분으로 외지의 여행자들은 방문할 일이 거의 없다.
파주시청이 위치한 파주의 전통적인 중심지로 인구는 약 8만 5천 명 정도 된다. 금촌역 일대는 중앙시장을 포함한 오래된 상권이 분포해 있는 반면, 금릉역은 로데오 거리를 두고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둘러 쌓여있는 주거지이다. 금촌역 일대에도 노포가 많다. (블루리본 식당 중에 로컬한 메뉴는 대부분 문산과 금촌에 집중되어 있는 편) 파주에선 버스 교통의 중심지라 경의선이 지나지 않는 동네로 이동이 용이한 편이다.
경기 서북부 지역에 세워진 2기 신도시로 파주에서는 가장 큰 동네이다. (인구는 26만 명 정도) 운정역은 인근에 상권이 없어 외지인의 왕래가 거의 없는 편이고, 오히려 최근에 신설된 야당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었다. 신도시답게 카페 거리(일명 야로수길)도 있고, 서울에서 인기 있는 가게들의 분점도 비교적 빠르게 생겨나는 편이다.
현지인들에겐 서울의 도시 문명을 소개하는 관문 같은 도시이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선 일부러 찾아올만한 유인은 없는 편이다. 굳이 찾자면 부대시설을 갖춘 신식 숙소가 많고, 인근의 운정호수공원과 상권이 있어 숙박하기에는 여러모로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행정상으론 1기 신도시인 일산 지역에 속해있으나 핵심 교통인 3호선 전철이 지나지 않는 지역이라 일산 신도시의 배후지 느낌이 강한 동네이다. 아파트 단지 위주로 여행자가 방문할 일은 거의 없다.
일산역부터 인구 59만 명의 일산 신도시(일산동구, 일산서구 합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다만 일산 신도시는 중심지는 3호선이 지나고, 경의선은 도시의 외곽을 지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의선 주변에 핵심 상권은 없는 편이다. (파주 사람의 입장에선 일산 신도시보다는 더 이동하여 홍대를 가는 편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일산역의 가장 큰 볼거리로는 2번 출구에 인접한 ‘일산시장’이다. 역사가 오래된 5일장임에도 주변의 아파트 단지들이 많아 언제나 사람이 많은 편이다.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먹거리와 더불어 가성비 좋은 맛집이 은근히 많다. 경의선이 지나는 재래시장 중에서는 규모나 편의성 측면에서 가장 가 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선로를 기준으로 일산신도시 방향으로는 분위기 있는 식당과 카페가 밀집한 밤가시 마을 (밤리단길)이 있고, 뒤쪽 방향으로는 유원지 스타일로 큰 규모의 식당이 모여있는 애니골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야당의 야로수길보다는 밤리단길의 분위기가 훨씬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야로수길은 빌라와 식당, 카페로만 이루어진 느낌이라면 밤리단길은 학교나 마트 등 생활 시설까지 어우러져 로컬의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많아 승하차하는 사람이 많은 역이지만 여행자들에겐 별다른 볼거리가 없다.
일산 신도시가 끝나고 덕양구가 시작되는 브릿지 같은 구간이다. 대곡역에서 경의선, 3호선이 교차한다.
일산 신도시가 생기기 이전에는 고양시의 중심지이던 구도심이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고양시의 로컬한 식당들과 노포가 다수 존재한다. 고양시의 대표 트레킹 코스인 행주산성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한편 행신역발 KTX가 운행하고 있어 가끔 고속철도를 타기 위해 들르기도 한다.
이름 그대로 한국 항공대가 있는 지역이다. 여행자가 방문할 일은 거의 없다.
서울로 들어가는 초입이자 경의선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대형 업무지구(상암)이다. 하지만 파주, 고양시민의 입장에선 업무 목적이 아니라면 은근히 방문할 일이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늘공원은 자차 없이는 접근이 힘들기 때문에 상암 월드컵경기장 정도를 방문할 때 들르게 되는 곳이다. 다만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 6호선, 공항철도로 환승을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파주, 고양시민의 입장에선 본격적인 서울이 시작되는 지역이다. 야당의 신도시 상권보다 상위 호환이며 (홍대 앞), 밤가시 마을의 로컬 분위기의 상권보다도 상위 호환의 느낌이다 (연남동). 홍대입구 일대는 서울에서도 대표적인 상권이기 때문에 웬만한 용무는 여기까지 나오면 해결된다. 홍대에서 더 들어가야 하는 경우는 3가지 정도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서울의 레트로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을지로를 가는 경우, 두 번째는 유니크한 외국 식당이 밀집되어 있는 이태원에 가는 경우, 마지막은 서울에서 가장 비싼 상권인 강남에 가는 경우이다.
한편 여행지로서의 홍대/연남동의 특징은 트렌디한 외국음식을 취급하는 식당이 눈에 띄게 많다는 점과 도시재생의 1번지 답게 아기자기한 동네가 많다는 점이다. 두 가지는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도 이 일대가 괜찮은 부분이다.
앞서 소개한 경의선의 여행 포인트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문산역 : 파주 로컬맛집, DMZ 여행지
금촌역, 금릉역 : 파주 로컬맛집, 파주 버스교통 중심지
운정역, 야당역 : 신도시 상권 (숙소, 대형상권, 호수공원)
일산역 : 일산 재래시장
풍산역 : 밤리단길 (로컬)
능곡역, 행신역, 강매역 : 고양 로컬맛집, 행주산성, 행신 KTX역
수색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 월드컵경기장, 서울로의 철도교통 분기점
가좌역, 홍대입구역 : 서울 대표상권, 트렌디한 외국 음식점, 로컬한 동네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