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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서영 Nov 19. 2017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 사용 후기

동물 복지의 모든 것

나는 예전부터 피부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고가의 화장품을 구매하지는 않았다. 가장 고가의 화장품은 시슬리 에센스 로션과 에스티로더의 립스틱 정도이다. 그 외에는 보통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였다.


하지만 동물과 환경에 관심이 생기면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화장품만 사용한지는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5년 정도는 된 것 같다. 내가 애정 하는 제품들과 이별을 고하기엔 처음에는 다소 겁이 났지만 지금까지 피부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으며, 오히려 자연 추출물만을 사용한 제품을 쓰다 보니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영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마크인 “Cruelty free”제품과 “Vegan” 그리고 토끼 마크(Leaping bunny)가 그려져 있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브랜드는 동물보호단체인 카라의 착한 회사 리스트를 참고하였다. 여기서는 내가 직접 써본제품들만 소개하고자 한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도 종류가 다양하다. 동물실험 자체만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쓰는 회사와 동물실험이 필수인 중국에 납품하는 회사, 이 모든 것들을 하지 않는 회사로 나누어진다.

                                    

                                                                           

나는 예전에는 바디샵, 러쉬, 비욘드 제품을 주로 사용하였다. 특히 바디샵에서 나오는 인조 모조 털로 만든 브러시는 추천할 만하다. 요즘에는 브러시 이외에는 바디샵에서 구매하지 않고 있다. 러쉬와 비욘드 제품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들이 더러 있어서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비욘드의 클렌징 제품과 러쉬의 팩 제품들은 사용하고 있다.


내가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은 “아로마티카”라는 국내 브랜드 제품이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납품하지 않으며 “Vegan” 마크를 획득한 회사이다. “Vegan”은 동물 유래 원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또한 멸종위기의 식물에서 유래한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 인증마크이다. 기초 화장품 라인과 바디제품을 쓰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게 애용 중이다.   

                                 

내가 사용중인 아로마티카 화장품들. 아직까지 만족하며 사용중이다.


동물과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은 이것 이외에도 많은 것이 있다. 되도록이면 채식을 하고 로컬푸드를 먹으며,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이면지를 활용하고, 인조가죽을 사용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경제적으로도 확실히 이득을 볼 수 있는 일들이다. 특히 인조가죽 사용과 모피 (라쿤털, 오리털, 거위털 포함)의 사용 자제는 많은 부분에서 경제적이다. 이 모든 것을 제외하면 고가 메이커 브랜드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은 거의 없다.


나의 오빠 결혼식을 맞이해서 처음으로 명품 브랜드에서 가방을 구입하기 위해 찾아간 적이 있다. 제품마다 장갑을 끼고 고이 다루면서 이 제품은 전부 송아지의 가죽으로 만들었다는 둥, 백 퍼센트 악어가죽이라는 둥 이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하는 매장 직원을 보면서 속이 매스꺼워지는 걸 느꼈다.  그 가방들이 전부 어린 송아지와 악어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직감했다. 나는 이제 럭셔리한 삶과는 영원히 안녕이구나 하고 말이다.


오빠 결혼식날 찍은 사진. 결국 결혼식장에 엄마 처녀 시절에 입던 옷과 가방을 들고 갔다.


이러니 돈을 쓰고 싶어도 돈을 쓸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동물과 환경도 보호하며 나의 돈도 절약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화장품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명품 화장품들은 동물실험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살 수 있는 제품이 그리 많지 않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만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국내 제품을 사용하면 수입하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많은 자원을 절약할 수 있어 이것 또한 환경에 도움이 된다.

                                                                                                              

버나드 그르지멕은 “진정으로 밍크 털을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밍크 자신이다.”라고 했다.


어떤 소비를 할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다. 하지만 나의 선택으로 고통받는 동물과 파괴되는 환경을 계속 간과하고 있다는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작은 일이라도 좋다. 동물과 환경을 위한 일은 봉사를 하지 않아도 기부를 하지 않아도 나의 소비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그러니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수히 많이 있다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작게나마 소비 패턴의 변화부터 추구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또 다른 의미에서 속이 꽉 찬 소비를 즐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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