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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서영 Nov 17. 2017

'동물 권리 선언' 리뷰

동물 보호 관련 책 리뷰 시리즈

동물 권리 선언 

저자: 마크 베코프


이 책을 내가 처음 만난 것은 7-8년 전으로 동물보호단체 소속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던 때이다. 그때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진가를 알아본 것은 영국에서 동물복지를 공부하던 때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크 베코프의 다른 책이 학과 추천 도서에 있는 것을 보고 더욱더 이 책의 저자를 신뢰하게 되었고 더불어 이 책 또한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인 마크 베코프는 동물의 사회적 의사소통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미국의 생물학자이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동물행동과학자 중의 한 명이다. 그는 공존이라는 것은 동물이 인간 사회에 맞출 뿐 아니라, 인간 역시 동물을 위해 맞추고 양보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일축하면서 왜 동물이 그들의 권리를 마땅히 누릴 자격이 있는지 6가지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1.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불어 산다

모든 생명체는 그들이 존재하는 사실 자체만으로 존중 어린 배려를 받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동물이 고통을 느끼는지 우리와 소통이 가능한지 여러 기준을 들이밀면서 그들이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지 따져본다. 하지만 동물들이 생각하고 느끼는지, 그리고 그들이 무엇을 아는지는 논외의 대상이며 이런 기준에 상관없이 모든 개체는 존재 이유만으로 타고난 내재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2. 모든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

흔히 동물이 말을 못 하기 때문에 그들이 감정이 없거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오해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 말이지만 농장동물이나 실험동물에서는 아직도 그들의 고통과 감정을 무시한 처사가 아무 거리낌 없이 통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3. 모든 동물은 온정적이며 온정 받을 자격이 있다.

이 책에서는 심리학자인 캐롤린 잭-왁슬러의 연구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녀의 연구에서 가족 구성원이 울거나 슬픔이나 고통을 연기하자, 그 집의 어린이보다 오히려 반려견이 주인 근처를 서성이거나 슬쩍 건드리거나 아니면 고통을 표현하는 이의 무릎에 머리를 부드럽게 파고들면서 걱정하는 마음을 더 많이 드러내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렇게 동물은 온정적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도 온정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4.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경시로 이어진다

반려동물과 교감을 나눈 사람이라면 다른 동물에게도 배려적인 태도로 대하게 된다.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우리와 접하지 않는 농장동물, 실험동물 등이 처한 환경에는 무관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단절이 경시로 이어지는 경우다.


5.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저자는 내가 언제나 생각하는 물음을 이 책에서 던져주고 있다. 바로 다음 질문들이다.

애당초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공장형 농장과 같은 생각을 들고 나올 수가 있었으며, 그로 인해 야기되는 엄청난 고통에 대해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고 계속 내버려둘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동물들에게 물과 음식도 제공하지 않고 어떻게 우리 속에 가두고 머리에 나사못을 박고 격리시키고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도 모자라 질병에 노출시키고 해로운 약품을 투여해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을까? 동물원과 서커스는 동물들을 어떻게 그렇게 학대할 수 있으며 관중들은 이 슬픈 광경을 보며 어떻게 즐거워할 수가 있을까?



6, 온정은 살아 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

그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은 온정의 발자국을 넓혀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로 확장하자는 것이다. 동물을 위하는 것이 인간을 덜 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이 책의 주된 메시지 중 하나는 온정이 온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우리가 동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면 우리의 삶도 나아질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리뷰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리뷰 글을 살펴보았다. 이 책은 다소 동물 권리(Animal Right)에 속하는 입장이어서 동물보호에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급진적으로 비치거나 더러는 불편하게 다가갈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던 나에게는 전혀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책은 채식에 대해 논의하기는 하나 결국 필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지구에 사는 인간 이외의 생명체에게도 좀 더 온정적인 관심과 시선을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모두가 배려받는 사회가 과연 실현 불가능한 일일까? 미래에도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을 누리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환경과 동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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