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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May 09. 2022

글 써서 남 주자!

배지영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배지영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게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가 다른 사람에게 글을 쓰라고 하는 이유도 같다. 세상에  쓰는 것만큼 재밌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아직 그걸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을 . 국문과를 나온 배지영은 호구지책으로 하던 '글쓰기 교실'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다. 영어나 수학처럼 점수 때문에 '논술' 배우러  호기심 없는 눈빛을  학생들을 보는  힘들어서다. 주먹을 펴야 새로운  잡을  있다고 했던가. 기적이 일어났다. ", 서점 상주작가  해볼래?"라는 말에 군산의 명물 '한길문고' 작가로 취직이 되었고 서점으로 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글쓰기 교실을 다시 열었다. 이번엔 쓰고 싶은 얘기, 자기 삶을 쓰는 에세이 교실이었다.

누가 에세이를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 했던가. 배지영이 내린 에세이의 정의는 이렇다. "한 번 쓰고 그냥 덮으면 일기, 독자를 생각하며 몇 번씩 읽어보고 고치면 에세이! 글을 읽고 난 뒤 나를 이루는 삶이 한 조각이 튀어나와 마음이 일렁이면, 슬프거나 억울한 이야기에 감읍할 수 있다면 에세이다." 나는 에세이를 이렇게 감동적으로 표현한 글을 읽어본 기억이 없다. 눈물이 날 뻔했다. 그는 말한다. 세상엔 웃으면서 쓰는 글이 있는가 하면 울면서 써야 하는 글이 있다고. 어떤 글이든 완성하는 기쁨을 느낀 사람은 글쓰기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맞는 말이다. 나도 마음에서 우러나 쓰는 글의 쾌감을 버릴 수 없어서 내일 납품해야 할 아르바이트 글은 제쳐두고 이 리뷰를 쓰고 있으니까.    


배지영 작가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그중 '아무것도 되지 않은 아이의 이야기'를 쓴 『소년의 레시피』가 가장 인세 수입이 좋다고 군산에 북 토크하러 갔던 내게 자랑삼아 말했다. 그런데 또 책을 낸 이유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서다. 이 책엔 글을 쓰는 재미와 글을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하는 사심이 가득하다. 말하자면 배지영의 이데올로기는 '배워서 남주자'가 아니라 '글 써서 남 주자'다. 맨 처음 글을 쓰게 된 이유도 감자 판 돈으로 가을배추를 사서 독거노인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서였으니, 참으로 한결같은 사람이다. 이 책의 부제는 '독자에서 에세이스트로'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들춰보라. 몇 장만 읽어봐도 글쓰기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 안달이 난 배지영 작가의 마음이 느껴질 테니까. 우리는 그냥 받기만 하면 된다. 그는 언제나 '써서 남 주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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