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하는 결혼기념일 이벤트
저희 부부는 뒤늦게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한 지 일 년 되는 날 아침, 해마다 할 수 있는 이벤트가 뭐 없을까 생각하다가 결혼기념일 아침 눈 뜨자마자 침대에서 사진을 찍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 이후로 매년 그걸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여행지에서든 집에서든 일어나자마자 사진을 찍었습니다. 결혼식 전날이 제 생일이라 대부분 술이 덜 깬 상태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어제는 아내의 친구인 양희 작가가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대가 조국》 시사회에 다녀왔는데 옆방에 사는 혜민 씨가 도미니카공화국과 과테말라로 삼 주간 출장을 갔다 돌아오며 공항에서 글렌피딕을 한 병 사 왔지 뭡니까. 할 수 없이 두 시 반까지 마시고 또 이렇게 퉁퉁 부은 얼굴로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저는 티셔츠도 돌려 입고 잤군요). 저희들의 베드신 테러는 오늘 하루뿐입니다. 그러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내일부터는 착하게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