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의 「여름의 빌라」 리뷰
내일모레 '독하다 토요일' 행사를 앞두고 백수린의 소설집 『여름의 빌라』를 읽는데 표제작이 너무 좋습니다. 저는 이 소설을 도서관에서 본 계간지에서 제일 먼저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 너무 좋았죠. 그리고 책을 사서 한 번 더 읽었는데 그때는 건성으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 다시 정독을 해보니 정말 좋군요. '백수린은 읽고 나면 잔향이 남는 작가'라고 황종연 평론가가 그랬다고 하는데 이건 잔향 정도가 아니라 꽤 알싸한 인생의 비밀 맛이 남습니다. 「시간의 궤적」에서 잃어버렸던 반지와 소나기에 얽힌 마지막 장면도 좋지만 「여름의 빌라」에서 누군가의 죽음과 연결된 소녀의 천진한 웃음은 참 잊기 힘든 감동이군요.
좋은 단편입니다. 그러니 제 말을 믿으시고 넷플릭스 끈 뒤 이 소설을 읽으세요. 술 약속 미루고 이 책을 읽으세요. 가끔은 그래도 됩니다. 물론 소설 읽느라 약속 미루자는 말 하면 안 됩니다. 그럼 당장 재수 없단 소리 들어요. 그냥 몰래 읽으세요. 재밌는 이야기 하나 더 인생에 쟁인다는 생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