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책 : 최예선 작가의 『모던의 시대 우리 집』
오늘 열리는 '소금책'은 아내인 윤혜자가 기획하고 섭외와 프로그램 구성까지 모두 맡았지만 최종 점검은 고양이 순자가 한다. 저녁에 최예선 작가와 내가 앉을 툇마루에 작은 소반과 책을 놓아두었더니 순자가 냉큼 올라앉아 참견을 한다.
순자 : 오늘 몇 명이나 와?
성준 : 총 열여덟 분이 오시고 초대가수 루가 기타 세션 한 명 데려오고...
순자 : 많네.
성준 : 다음 달 북토크 하실 파우저 교수님도 오시고. 소행성 식구 세 명까지.
순자 : 마당에 다 앉을 수 있을까?
성준 : 모자라면 좀 끼어 앉으면 되지. 이 모임은 '정다운' 자리가 목표니까.
순자 : 음식이나 음료는?
성준 : 와인과 스낵거리를 준비했고 광장시장 박가네서 김밥과 빈대떡 좀 맞췄어.
순자 : 와인은 화이트만?
성준 : (한숨을 내쉬며) 화이트하고 레드. 니가 마실 것도 아니잖아?
순자 : 아니, 그냥.
순자 : 최예선 작가님을 어떻게 모셨어? 그분 책 읽어보니 대단한 분이던데.
성준 : (숨을 몰아쉬며) 그분이 내 책을 읽어보고 감복해서 허락하신 거야.
순자 : 웃기시네.
성준 : 사실은 윤혜자가 섭외한 거야.
성준 : 그럼 그렇지. 넌 아줌마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지.
성준 : 언제까지 아줌마한테는 존댓말하고 나한테는 반말할래?
순자 " 츄르는 없나?
성준 : 고양이는 초대 명단에 없거든?
순자 : 내가 존댓말 쓰면 츄르 줄래?
성준 : 아니.
순자 : 이래서 내가 계속 반말을 하는 거야.
성준 : 꼭 이기려고 들어. 고양이 주제에.
순자 : 마당이나 쓸어. 골목에 담배꽁초 있더라.
소금책 첫째 날이라 좀 설레는 게 사실이다. 소금책은 '소행성에서 금요일에 열리는 책에 대한 수다 모임' 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한옥 마당에서 저녁에 열리는 행사이므로 소수 정예가 원칙이고 오늘은 그 첫 번째 날로 최예선 작가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눈다. 앞으로도 모임을 확장하는 것보다는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보다 은밀하고 단단한 모임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오늘 오신 분들 중 전화번호를 남기고 가신 분들에게는 다음 소금책 공지 때 참가 우선권을 드릴 생각이다. 순자가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행사가 될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