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기분

농담을 가려서 합시다

by 편성준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욕실에 다녀오거나 마루에서 뭔가 하면서 아내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묻곤 한다. 아내는 대부분 "괜찮아."라고 대답하지만 가끔은 "오늘은 기분이 좀 별로야."라고 할 때도 있다. 그럼 나는 그녀의 기분이 나아질 수 있도록 싱거운 농담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너무 싱거운 농담을 하면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고 센 조크를 던지면 화를 부른다.

오늘 아침엔 종로2가에 있는 명휘원에 가서 잠깐 급식 봉사를 하고 돌아와 샤워를 한 뒤 욕실 청소를 간단히 하면서 "여보, 혹시 기분이 안 좋으면 날 좀 때려도 돼."라고 농담을 했는데 아내가 웃으면서 "이리 와!"라고 하길래 못 들은 척하고 마루로 내뺐다. 아내가 자느라고 그 농담을 잊어버려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괜히 한 대 맞을 뻔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갑자기, 최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