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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an 03. 2023

어어, 하다가 8회까지 보고 말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어젯밤 공중파 채널을 돌리다 너무 볼 게 없어서 넷플릭스를 틀었더니 아내가 "요즘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화제야."라고 말했다. 그렇게 '학교폭력 피해자의 치밀한 복수극'인 《더 글로리》를 보기 시작했다. 송혜교의 어릴 적 모습으로 《기생충》에 나왔던 정지소가 열연하고 있었다. 김은숙 작가의 시나리오는 구성이 너무 좋고 대사도 찰진데(18 금이라 욕도 많이 나온다. 모두 적절하고 절묘하다) 비해 배우들의 연기가 안쓰럽다. 특히 송혜교의 대사는 다른 연기파 배우가 했으면 소름이 쪽쪽 끼칠 문장들이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스타 기용 때문에 다른 걸 포기한 기분이 들었고 연출은 오프닝 장면에 들인 세심함에 비하면 갈수록 기계적이었다. 그나마 예쁘게 화장을 하지 않은 송혜교의 얼굴이 역설적으로 대스타의 풍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송혜교보다는 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연기한 정지소, 임지연의 어린 시절을 맡은 신예은의 연기가 돋보였다. 그러다가 염혜란이 나오니 좀 숨이 쉬어졌다. 어쨌든 드라마는 재미가 있어서 어어, 하다가 8회까지 다 보고 말았다. 새벽에 잤다. 새해 들어 첫 리뷰인데 마냥 좋다고만 하진 못하겠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트위터에선 아역과 성인 배우들의 싱크로율이 화제였고 공개 이틀 만에 전 세계 5위라는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역시 김은숙 작가다. 대박 콘텐츠가 하나 나왔다. 시즌 2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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