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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Mar 30. 2023

좀작살나무

창경궁으로 꽃구경 간 날 이야기


점심때 아내를 충신동의 양지식당에 만나 함께 과식을 하고 창경궁으로 꽃구경을 갔다. 한복을 차려입은 한국인과 외국인들이 살구꽃 벚꽃 흩어지는 꽃길 속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좀작살나무라는 나무도 있었다. 세상에, 좀작살이라니. 이름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성준) 좀작살나무, 이름이 좀 이상하군.

혜자) 편성준도 이상해.

성준) 에이, 그래도 좀작살나무가 더 이상하지.

혜자) 아냐. 둘 다 똑같이 이상해!

성준)......


아내는 기어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꽃길에서 토론을 벌일 수도 없고 해서 좀작살나무와 나 둘 다 이상한 걸로 결론을 냈다.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는 선현의 말씀을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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