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이야기
주의 : 정지화면 아님.
주의 : 볼륨 크게 올려도 됨. 소리 거의 안 남.
순자 씨는 게으르기로 유명하다. 내가 집안에 있을 땐 마당으로 탈출도 시도하고 창문 밖을 내다보고 떼를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자는 데 쓴다. 아내의 목격담에 따르면 어느 날은 24시간 같이 있었는데 하루 종일 잠만 잤다고 한다.
오늘 낮에 손님방에 사는 혜민 씨가 ‘소행성 카톡방’으로 순자 사진을 보내왔다. 아니,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이었는데 움직임이 너무 없어서 사진인 줄로만 알았다. 아침에 혜민 씨 방으로 오더니(아침이면 마당과 툇마루를 딛고 건너가 문을 열라 성화를 해서 혜민 씨는 매일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문을 열어줘야 한다) 꼼짝도 안 하고 저러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무위도식 순자는 무위자연을 설파한 장자와 이름만 비슷하고 어느 날 깨어보니 벌레였다던 카프카의 그레고르 잠자와는 잠자는 성향이 비슷하다. 아마도 2017년 이후 순자는 계속 ‘잠자’로 살아왔던 것 같다. 저렇게 게을러서 어디다 쓰냐고 혀를 끌끌 차면서도 나늠 사실 순자가 부럽다. 순자 너 윈. 부러운 인생, 아니 묘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