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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Apr 26. 2023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스토리텔링을 마주하는 기쁨

연극 《키스》리뷰


키스라는 제목 말고는 김세환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 그리고  ‘반전이 있는 연극’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갔다. 사실은 인스타그램 등으로 연극 정보를 더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뻔한 제목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해 그냥 이번에는 그 연극팀의 의도에 순순히 점령당해보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대 이상으로 놀랍고 전복적인 상상력과 만났는데, 이는 마치 영화 《그을린 사랑》이나 《식스 센스》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 특히 ‘식스 센스’를 거론한 것은  같은 대사라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들릴 수 있다는 ‘복기’의 놀라운 시연 때문이었다. 또한 개인적이 이야기가 시대적 아픔과 어떤 식으로 조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극이기도 했다. 원작은 기발하고 자신만만했으며 연출은 사려 깊으면서도 '허당끼'가 있었다. 무엇보다 신나는 건 배우들이 그런 각본과 연출의 의도를 너무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앞부분의 코믹 연기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뒤로 가면서 진지해지는 표정의 변화는 무서울 정도였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집으로 오면서 리플렛을 살펴보며 말했다. "예술감독이 고선웅이네." 역시. 김세환 만세. 정원조 김유림 이다해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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