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가의 캘리
마지막 순간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그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하자.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어제는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올해부터 두 사람의 생일을 결혼기념일로 퉁치고 각자의 생일엔 아무 행사도 선물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작년부터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그래도 마음이 그렇지 않았는지 생일 당일이 되자 저는 구포국수라는 술집으로 아내를 불러낸 뒤 동네 꽃집에 주문한 장미 다발을 찾아가지고 와 아내에게 주면서 같이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니 올해야말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첫 해인 셈입니다.
책상 앞에 앉아 이것저것 쓰고 읽고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고마워, 사랑해, 미안해 같은 평범한 말들이겠지. 그렇다면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하면 되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땐 아내가 없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그래서 올해 생일엔 선물 아닌 선물로 이런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그런데 아내가 하루 종일 아파서 결국 말로 전하진 못했습니다.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