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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l 24. 2023

앉아서 계속 수다 떨고 싶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

《미션 임파서블 7 : 데드 레코닝》 인상비평

토요일 아침에 《미션 임파서블 7 : 데드 레코닝》1편을 보았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컨셉은 언제나 매력적이지만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1편 이후 이렇게 훌륭한 프랜차이즈가 될 줄은 몰랐다. 아마도 그건 탐 크루즈라는 셀럽의 남다른 의지와 노력 덕분이었을 것이다. 거기다 이번엔 《유주얼 서스펜트》 각본에 빛나는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있다.


나는 요즘 극장 가는 데 게을러져서 중간 몇 편을 건너뛰기도 했는데  이번엔 미션 임파서블을 꼭 봐야지 하고 복습 삼아 건너뛰었던 영화 중 하나인 '고스트 프로토콜'을 다운받아 보기도 했다. 여기서 제러미 레너가 탐 크루즈에게 "그렇게 항상 계획이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탐이 "그럴 리가. 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하는 거지."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번 시리즈의 부제 'Dead reckoning(추측항법)’이 바로 그런 뜻이다. 즉 항해 용어 데드 레코닝은 '마지막으로 아는 자신의 위치 만을 기준으로 항로를 선택한다'는 뜻이다. 이선 헌트(에단 헌트라고 해야 하나?)는 항상 불가능한 임무 앞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육체적 능력을 동시패션으로 요구받는 처지이니 이 항해 용어가 딱인 것이다.


1부만으로도 두 시간이 훨씬 넘는 러닝 타임은 조금 지루하게 설명이 이어지는 앞부분을 벌충하기 위해 뒷부분 액션이 굉창한 스케일로 설계되어 있다.  맥쿼리 감독은 “2부작으로 갈 거면 스케일이 장대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시리즈의 나머지 전체를 통째로 집어삼킬 수준의 작품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에 동의한 탐 크루즈는 스턴트도 없이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대단한 배우다.


영화에 대한 글을 좀 더 조곤조곤 써보려고 했지만 페이스북 담벼락을 조금 검색해 보니 이미 좋은 리뷰가 너무 많고 또 얼룩소에 이기원 작가가 시나리오 작가의 입장에서 쓴 긴 분석 글까지 있으니 나는 그냥 건너뛸 생각이다. 이 영화는 글로 쓰는 것 말고 영화 좋아하는 사람과  맥주 마시며 계속 수다나 떨면 딱 좋겠다. 그런데 나는 우리 동네에 있는 아리랑씨네센터에서 토요일 조조로 사천 원 주고 봤는데 IMAX로 본 이 영화 찐팬들이 나를 그 술자리에 붙여주기나 할지 모르겠다. 끝나기 전에 용산 가서 큰 화면으로 한 번 더 봐야 하나. 아, 요즘 용산에 가면 해병대 할아버지들이 길거리에서 전단지 나눠 주고 해서 정말 가기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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