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째 목요일 낮엔 서울스테이지11을 주목하자!
작년과 올해 안톤 체홉의 '벚꽃동산'을 여러 번 보았다. 대학로 안똔체홉극장에서 할 때도 보았고 국립극장에 올린 작품도 보았다. 체홉의 이름을 떼고 아예 '연꽃정원'으로 번안된 작품도 흥미로웠다. 어제는 서울연극센터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낭독공연으로 보았다.
부새롬 연출에 김은성 작가의 윤색이었다. 배우들이 무대애 올라와 보면대 위에 극본을 올려놓고 읽는 형식이었는데 등장인물이 나올 땐 서서 대사를 하고 대사가 없을 땐 뒤쪽 의자에 앉아 있었다. 여러 번 보기도 했지만 이번엔 대사에만 집중하니 이전에 못 보던 극의 여러 모양새와 구조가 한눈에 들어와 좋았다.
배우들은 평상복이었지만 극 중 캐릭터를 연상하는 의상을 입고 나와 열연을 펼쳤다. 라네프스까야 역의 황영희 배우는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렸고 연기도 정말 좋았다. 강기중, 김보나, 김유민, 이대연, 허진원 등 딱 한 사람만 빼고 전부 좋았다. 그 한 사람이 누군지는 말 못 한다. 공연이 끝나고 로비에서 김보나 배우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는 예매를 못했는데 아내를 따라가서 사정을 했더니 들여보내 주었다. 무료공연이지만 만석이었다. 놓쳤다고 아쉬워 마시라. 또 한다. 관심을 가지고 자주 찾아보면 된다(서울스테이지11은 서울문화재단이 11개 창작공간에서 매월 첫째 목요일 낮에 무료 공연을 선보이는 좋은 프로그램이다).